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채점 결과 절대평가 과목인 ‘영어 영역’이 역대급으로 난도가 높았다. 1등급 비율이 3%대로 주저앉으면서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수험생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올해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어 1등급(원점수 90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 비율은 3.11%에 그쳤다. 영어가 절대평가로 바뀐 2018학년도 이래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던 2024학년도(4.71%)보다도 낮은 역대 최저 수치다. 지난해 수능 당시 영어 1등급 비율은 6.22%로 관련 수치가 정확히 반토막 났다. 영어 1등급 인원도 지난해 2만8587명에서 올해 1만5154명으로 대폭 줄었다.
이와 관련해 많은 수험생이 수시 수능 최저등급 기준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어 2등급 비율 또한 14.35%로 지난해(16.35%) 보다 낮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영어는 사상 최고 불수능으로 평가되며 영어가 수시는 물론 정시 모두에서 핵심 변수로 부상한 상황”이라며 “특히 정시에서 영어의 변수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중위권까지 합친 1∼3등급 누적 비율은 올해(43.76%)와 작년(43.94%)이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4등급까지의 누적 비율은 오히려 올해(68.29%)가 작년(65.56%)보다 높았다. 중위권이 그만큼 두터워진 셈이다.
국어 또한 대입 당락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점으로 작년 수능(139점) 대비 8점 올랐으며 매우 어려웠던 2024학년 시험 점수(150점)와 비교하면 3점 낮다. 표준점수란 원점수가 평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점수로 시험 난도가 높을 수록 표준점수는 높아진다. 그만큼 올해 수능 국어가 어려웠다는 뜻이다. 국어가 어렵게 출제되면서 표준점수 최고점 인원 또한 지난해 1055명에서 올해 261명으로 급감했다.
종로학원 측은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자 261명은 언어와매체 만점 학생으로 추정된다”며 “화법과작문에서 만점을 받더라도 표준점수 최고점인 147점보다는 낮게 형성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은 139점으로 지난해(140점) 보다 낮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해 국어와 수학의 표준점수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특히 대입 정시모집에 국어 성적이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입시업계 관계자는 “국어와 영어의 표준점수 최고점 격차가 8점에 달한다”며 “쉽게 말하면 수학 만점자는 국어 만점자를 이길 수 없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어 1등급 구간 내 점수 차가 최대 14점이나 발생해 상위권 경쟁에서 국어 변별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수능에서 국어 1등급 내 점수 차는 8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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