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 6866명.
올해 1월부터 10월 말까지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전철을 타거나 내리기 위해 개찰구를 통과한 승객의 하루 평균 수치다. 지난해 10만 5634명에서 29.6%나 늘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개통 후 이용객 증가와 외국인 관광객 탑승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역을 이용해 통근하는 직장인 사이에는 “예전보다 더 번잡하다”는 말이 적잖게 나온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역시 지난해 15만 369명에서 올해 15만 1745명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홍대입구역 9번 출구는 주말은 물론 평일 저녁에도 몰려드는 인파로 아슬아슬한 장면이 종종 연출된다.
이처럼 주요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승객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안전사고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서울시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울시는 4일 시민의 안전과 편의 제고를 위해 대표적인 환승 역사 5곳의 혼잡도 개선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서울 지하철은 1974년 첫 운행을 시작한 뒤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1~8호선을 비롯해 서울메트로 9호선과 신분당선, 우이신설선·신림선 등 경전철까지 50년 넘게 확장을 거듭했다. 현재도 동북선·위례선 등이 개통을 앞두고 있다. 서울시는 2022년부터 출퇴근 시간 열차 운행을 늘리는 등 혼잡도 특별 관리 대책을 세워 열차 혼잡도를 평균 17%포인트 줄이는 등의 노력을 펼쳐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지하철은 이용객이 급증하면서 기존의 역사 시설로는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장 오래된 역사를 증축하거나 개축하기는 어려운 만큼 우선 승객 동선 개선 작업을 벌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가 개선 작업을 벌일 역사는 홍대입구역과 서울역, 잠실역, 강남역, 신도림역 등 5곳이다. 이곳은 승하차 또는 환승객이 많은 대표적인 역사로 꼽힌다. 시는 역사 내 대기공간(플랫폼), 보행로, 계단 등에서 일정 공간 안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등을 파악해 A부터 F까지 6단계의 서비스 수준 측정 지표를 세워놨다. 지표를 보면 보행로의 경우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상태가 A등급이라면 자신의 의지에 따라 걸을 수 없고 떠밀리는 상태는 F등급에 해당한다.
이런 지표에 따라 혼잡도를 평가한 결과 1호선 서울역의 환승 통로·승강장 서비스 수준은 E등급에 그쳤다. 2호선 강남역의 내부 계단은 E등급으로 측정됐으며, 2호선 잠실역은 승강장과 내부 계단이 각각 E등급으로 나타났다. 2호선 홍대입구역은 9번 출구의 서비스 수준이 교통이 마비되고 떠밀리는 상태인 F등급으로 측정됐다. 2호선 신도림역의 내부 계단 서비스 수준 역시 F등급이었다.
시는 승강장 내 이동에 불편을 주는 지장물 등이 있어 공간이 좁거나 승객들의 동선이 특정 통로로 몰려 밀집도가 커지는 구간을 대상으로 지장물 철거, 게이트 이설 등의 승객 동선 개선 작업을 내년까지 마칠 계획이다. 5개 환승 역사에 배치된 안전요원도 기존 30명에서 내년부터 총 48명으로 늘려 혼잡 시간대 시민 안전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홍대입구역은 대기공간 통로 쪽 게이트로 하차 승객이 몰리는 만큼 기존 게이트를 늘리고 대기공간에 게이트를 신설해 이용객 분산을 유도할 계획이다. 서울역은 5개 노선이 지나면서 환승 거리가 길고 복잡하므로 바닥과 기둥 등에 안내 표시를 개선하는 작업을 벌인다. 강남역과 신도림역은 공간이 좁은 원인이 되는 지장물을 철거하고 잠실역은 혼잡한 환승 통로 공간을 재배치한다.
역 건물 구조개선도 추진한다. 홍대입구역은 9번 출구의 이용객 분산을 위해 2029년까지 8번과 9번 출구 사이에 새 출구 설치를 추진한다. 서울역은 혼잡한 환승 통로 확장을 위한 설계에 나설 예정이다. 승강장 계단이 좁은 강남역은 대규모 재원 투자가 예상되는 만큼 사업 추진 타당성 조사를 우선 시행할 방침이다.
여장권 시 교통실장은 “서울이 수도권 연결망의 핵심 역할을 확고히 하면서도 동시에 수많은 수도권 지하철 이용객의 편의와 안전 증진을 위한 노력에도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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