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을 기다린 세계인의 축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50여 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 무대를 밟게 된 아이티 축구 대표팀은 자국 팬들의 응원 소리를 경기장에서 듣지 못할 전망이다.
아이티는 최근 미국 워싱턴DC의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브라질, 모로코, 스코틀랜드와 함께 C조에 포함됐다. 아이티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은 1974년 이후 52년 만으로 역대 두 번째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세바스티안 미뉴 아이티 대표팀 감독은 조 추첨식 이후 진행된 매체 인터뷰에서 “아이티 국민의 월드컵 본선 무대 관전 여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말해 관심을 모았다.
아이티는 올 6월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여행 금지 조치 대상 12개국 중 한 곳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미국과 국민의 국가 안보 및 국익을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이유로 발표된 행정명령에 기반, 아이티 국민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미 국토안보부 보고서에 따르면 B-1 또는 B-2 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아이티인의 비자만료 초과 체류는 31%, 학생 및 교환 방문자의 초과 체류는 25%에 이른다.
내년 6월 11일부터 7월 19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총 16개 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아이티는 3경기를 모두 미국에서 치른다. 보스턴, 필라델피아, 애틀랜타다.
로스앤젤레스와 시애틀에서 경기를 치르는 이란도 아이티와 같은 여행 금지 조치 대상 12개국 중 한 곳이다. 다만 행정명령에는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주요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코치·스태프와 직계 가족의 입국은 허용되는 예외 조항이 있어 대표팀의 월드컵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미뉴 감독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1회 FIFA 평화상 수상자라는 점을 언급하며 “아마도 그 정신을 이어가면 우리 팬들이 이곳에 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줄지도 모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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