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이 양국 간 문화 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당장 가능한 인적 교류부터 순차적으로 확대하면서 윤석열 정부 3년간 단절됐던 관계 복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곧장 ‘한한령(한류 제한 조치)’의 전면 해제로 이어지진 못했다.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는 한한령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만큼 양국 간 우호 증진을 통해 자연스럽게 문화 산업이 중국에 재진출할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5일 한중 정상회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양측 모두가 수용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점진적·단계적으로 문화·콘텐츠 교류를 확대해 나가자는 공감대 하에서 세부 사항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앞서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개막식 모두발언에서 “최근 양국의 청년층을 중심으로 상호 방문이 한층 활발해지고 있다”며 “서울 문화 탐방, K뷰티 체험은 중국 청년들에게 인기 높은 여행 코스가 됐다고 한다. 금요일 퇴근 후 상하이 여행은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유행이 됐다”고 소개한 바 있다. 이어 “이는 관광의 확대를 넘어 서로의 서비스와 문화를 가깝게 체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콘텐츠, 개인 공연, 문화 플랫폼 등 생활 서비스 전반에서 새로운 협력 가능성을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한중 상호 교류가 늘어나다 보면 결국에는 중국 내 우리의 문화·콘텐츠 유입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포럼에 앞서 열린 사전 간담회에서도 문화·콘텐츠 산업을 집중 부각했다. 이날 비즈니스 포럼에는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와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도 참석했다.
정부는 당장의 중국 내 우리 문화의 완전 개방보다는 양국 간 신뢰 회복부터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의 중일 관계 악화가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만큼 긴 호흡으로 접근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한령(해제)에 대해서는 약간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며 “신뢰의 첫 단추를 통해서 이게(신뢰가) 좀 두터워진다면 그런 것(한한령)들도 장기적으로 다 열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 정부에서 ‘한한령을 내린 적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는 상황에서 우리로서는 다른 방식으로 상황을 풀어야 한다”면서 “경제·민생·사회 교류 강화를 통해 양국 간의 악화된 국민 감정을 풀면서 중국 사람들이 우리의 고급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찾게 만드는 형태로 가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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