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입이 전년 대비 30%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전기차(EV)가 내수 시장을 장악하면서 높은 가격에도 인기를 유지해왔던 미국과 유럽산 고급차들이 밀려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연간 자동차 수입 규모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60만 대를 밑도는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를 인용해 2025년 1~11월 중국의 수입차 판매 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44만 7000대를 기록했다고 8일 보도했다. 이를 토대로 볼 때 지난해 연간 수입차 판매는 50만 대 안팎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수입 국가별로 보면 독일과 미국산 차량의 감소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독일은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판매 부진 여파로 전년 대비 46% 줄어든 약 9만 대에 머물렀다. 미국산 차량도 약 4만 대로 53% 급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 미·중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며 양국이 고율 관세를 주고받은 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수입차량은 고급차로서 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누려왔다. 하지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PHV)를 포함한 신에너지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이 같은 우위는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 승용차 판매에서 신에너지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5년 50%를 넘어섰다. 반면 수입 승용차의 약 80%는 여전히 가솔린 차량에 머물러 있다.
가격 문제도 수입차 부진을 가속화한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 전기차 출시를 지속하면서 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그 결과 가솔린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시장의 평균 가격도 하락시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경기 침체로 소비자의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차량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일 포르쉐의 중국 사업 담당 임원은 한 중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시장의 치열한 가격 경쟁은 비정상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은 신에너지차에 대한 탄탄한 내수 수요를 기반으로 생산을 늘리는 동시에 수출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5년 1~11월 중국의 자동차 생산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3100만 대에 달했으며 이 중 약 20%가 수출 물량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20% 늘어난 700만 대로 세계 최대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은 중국 업체들의 시장 확장을 경계하며 중국산 전기차를 사실상 수입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EU) 역시 2024년 10월부터 최대 45.3%의 관세를 적용하는 중이다. 이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헝가리, 터키 등지에서 해외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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