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바닥을 덮던 불법 전단지가 1년 새 40% 가까이 줄었다. 배포 아르바이트생만 쫓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경찰이 전단지를 찍어내는 인쇄소와 브로커 같은 ‘몸통’을 직접 타격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불법 전단지 제작·배포 생태계에 대한 집중 수사를 벌여 총 338명을 단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전단지 45만여 장을 압수하고 불법 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 1057건을 즉각 차단했다.
이번 단속의 핵심은 ‘공급망 차단’에 있었다. 서울청 풍속범죄수사팀은 단순 배포자 검거에 머물지 않고 추적 수사를 통해 인쇄업자와 중간 브로커 등 15명을 검거했다. 지난 9월에는 청량리역 일대 의약품 전단지 배포자를 추적해 제작 총책과 인쇄업자를 동시에 붙잡았다. 11월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제작을 알선한 브로커까지 단속하며 유통 고리를 끊어냈다.
효과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2025년 하반기 강남구청 관내 불법 전단지 수거량은 4만 1045장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6만 6423장)와 비교하면 38.2% 급감한 수치다. 길거리 미관 개선은 물론 환경미화원들의 업무 부담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서 압수된 물품들은 불법 전단지가 단순한 종이 뭉치가 아님을 보여준다. 경찰은 휴대폰 6대와 대포폰용 유심을 압수했다. 성기능 개선제 등 불법 의약품도 440통에 달했다. 불법 전단지 문제에 성매매·대부업·마약 등 범죄가 얽혀 있던 셈이다.
하지만 낮은 법정형으로 인한 ‘재범’ 문제는 여전한 숙제로 꼽힌다. 이번에 강남 일대에서 검거된 배포자들은 지난 2024년 대대적인 단속 당시 이미 검거됐던 인물들이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벌금형처럼 가벼운 처벌을 받은 뒤 다시 현장으로 복귀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전단지 관련 법정형이 높지 않아 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재발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성매매나 대부업·의약품 관련 불법행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단속 활동을 전개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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