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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양식품, 27개국서 상표권 분쟁"…韓 브랜드 피해 2년새 2.5배 급증

지난해 상표피해 건수 1만건 넘어

한류확산에 전산업 무단선점 표적

지재권 침해 규모 年 11조 달할듯

정부, 단속 등 대응수위 높이기로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김정수(맨왼쪽) 삼양식품 부회장이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양식품은 전 세계 88개국에 상표권을 등록했지만 27개국에서 분쟁 중입니다.”

불닭볶음면으로 글로벌 K푸드의 대표 주자가 된 삼양식품의 김정수 부회장은 이달 9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상표권 침해 현황을 밝혔다. K브랜드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한국 기업의 브랜드를 현지에서 먼저 등록하는 ‘상표 브로커’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CJ제일제당 역시 ‘비비고’를 앞세워 70개국에 진출했지만 현재 중국과 베트남 등에서 4건의 상표권 소송을 진행 중이다.



11일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 등 해외 7개국에서 무단 선점이 의심되는 한국 상표 피해 건수는 2023년 4045건에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1만 건을 넘어서며 2년 만에 2.5배 이상 급증했다. 피해를 본 국내 기업 수도 같은 기간 3622곳에서 7447곳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전 세계에서 K푸드와 K뷰티·K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면서 상표 선점과 도용을 노린 브로커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것이다. 해외 상표 브로커들은 실제 사용자가 아니라 먼저 등록한 쪽이 권리를 갖는 ‘선(先)출원주의’ 제도를 악용해 한국 브랜드 상표권을 먼저 출원한 뒤 기업이 진출하면 로열티나 소송으로 압박하고 있다.

문제는 상표권 분쟁이 법적 다툼으로 이어지는 사이 기업의 이익과 투자 여력이 직접적으로 잠식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표권을 되찾기 위한 소송, 로열티 요구 대응, 위조 상품 차단 등의 비용이 누적되면 피해 금액은 최소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에 달한다.





이 같은 피해는 특정 업종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국지식재산보호원에 따르면 상표권 무단 선점 피해 업종은 프랜차이즈(6492건), 전기·전자(6446건), 화장품(6409건), 의류(5751건), 식품(3355건) 순으로 많았다. K뷰티와 K패션·K푸드·전자제품까지 한류 인기가 확산된 거의 모든 산업이 무단 선점의 표적이 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응할 여력이 없는 중소·중견기업은 피해가 더 크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과 달리 해외 법무 인력과 장기 소송을 감당할 재원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은 상표권을 되찾지 못하고 아예 해당 국가 진출을 포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온라인 유통망을 통한 위조·도용 상품, 이른바 ‘짝퉁’ 또한 급증하고 있다. 온라인 위조 상품 차단 건수는 2023년 16만 1110건에서 2024년 19만 1971건, 2025년 21만 32건으로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에 유통되는 한국 기업 지식재산권 침해 위조 상품의 규모는 연간 97억 달러(약 11조 원)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응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먼저 한류 편승 상품 실태 조사를 통해 K브랜드 침해가 빈발하는 10개국을 중심으로 현지 권리 확보와 단속을 강화하고 해외 지식재산권 보호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국내외 위조 상품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정품 인증 체계를 구축한다. 인공지능(AI) 워터마크 등 위조 방지 기술을 적용하고 휴대폰 카메라로 K브랜드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 개발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서 “재외공관을 기업과 문화 진출의 교두보로 완전 재편한다”며 “인력부터 물리적 공간까지, 민간 및 공공·정부 기관이 각각 따로 움직이던 것을 한 공간으로 통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역시 “올해부터 해외 거점 재외공관 30곳을 지정해 위조 상품 등을 현지에서 점검 및 단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초기 수출 단계의 통관 문제부터 주요 기업 및 바이어와 협력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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