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 직원들의 노동조합 가입자 수가 넉 달 만에 아홉 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제도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영향이다. 이러한 증가세가 지속될 경우 다음 달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첫 단일 과반 노조가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삼성전자 초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전날 기준 초기업노조원 수는 5만 5268명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전체 임직원(12만 9524명)의 42.7%에 해당한다. 초기업노조에선 가입자 수 증가세를 고려하면 2월 중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초기업노조가 과반 노조 지위를 확보하면 법적으로 교섭 대표노조 자격을 얻어 단체교섭권과 근로조건 결정권 등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에는 2018년 처음 노조가 설립됐지만 복수 노조 체제가 유지되며 단일 과반 노조는 없었다.
초기업노조 가입자 수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기 시작한 지난해 하반기 집중됐다. 지난해 9월 초 6182명이었던 노조원 수는 10월 중순 2만 5800명대를 넘겼고 11월 4만 명대를 돌파했다. 넉달 만에 가입자 수가 8.9배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말일(5만 853명)과 비교해도 2주 만에 4400명 넘게 가입자 수가 늘었다.
사업부별로는 역대 최대 실적 달성의 주인공인 반도체 사업부(DS부문) 직원들의 가입률이 높았다. 전체 임직원(7만 5253명) 중 55.9%에 해당하는 4만 2096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전체 노조원 중 80%가 반도체 사업부 직원인 셈이다. 특히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2만 6084명 중 1만 5724명이 노조에 가입해 가입률 60.3%를 기록했다.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을 영위하는 DX부문 임직원의 경우 전체 4만 9562명 중 1만 1799명(23.8%)이 노조에 가입했다.
최대 쟁점은 삼성전자의 대표적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옛 PS) 지급 기준이다. 현재 삼성전자가 OPI를 지급하는 기준은 경제적 부가가치(EVA)다. 영업이익과 별도로 매년 회사가 집행하는 설비투자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내야 직원들이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 교섭에서 성과급 제도 중 하나인 초과이익분배금(PS)의 상한선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AI) 메모리 슈퍼사이클 상황에서 경쟁사와의 성과급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SK하이닉스에 떨어져 삼성전자에 왔다는 의미의 ‘하떨삼(하이닉스 떨어지면 삼성)’이라는 용어가 돌고 있다.
다만 이미 초기업노조가 참여한 임금교섭이 진행 중이라 초기업노조가 과반노조가 된다해도 단기간에 큰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전자동행노조 등 삼성전자 내 3개 노조가 꾸린 공동교섭단은 지난달부터 사측과 2026년 임금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노조 핵심 요구안을 OPI 지급 기준을 영업이익과 기타수익 합산 20%로 변경하고 상한선을 폐지하는 것으로, 지난 6일 4차 본교섭까지 진행했지만 큰 진전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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