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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HBM4·10나노 6세대까지 쫓아와…만년 3등의 뒤집기 승부수

■글로벌 생산기지 늘려 韓 맹추격

뉴욕 메가팹 이어 대만·日·印 확장

HBM4E 등 이미 기술 격차 좁혀

향후 20년간 1000억弗 추가 투입

칩스법 등에업고 대규모 '물량전'

10년 내 점유율 40%로 1위 목표





마이크론이 대만 반도체 업체 PSMC의 ‘P5’ 공장(팹) 인수에 나서는 것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밀려 메모리반도체 ‘만년 3위’에 머물던 것을 뒤집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인공지능(AI)발(發) 메모리 대호황을 맞아 글로벌 각지에 생산 기지를 확대해 ‘물량 싸움’에 나선다는 의미다. 미국 기업인 동시에 세계 각지에 생산처를 둔 마이크론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를 발판으로 한국 메모리의 ‘30년 세계 1위’ 위상을 위협하는 모양새다.

마이크론은 이미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차세대 D램 공급·개발에서 한국 메모리 업계를 바짝 추격하거나 한발 앞선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2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현재 대만 타이중 팹에서 6세대 10나노급(1γ·1감마) D램을 양산하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세계 최초로 6세대 10나노급 D램 샘플을 공개하기도 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3위에 머물던 마이크론이 차세대 D램 개발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앞섰다는 의미여서 당시 업계에서 크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이크론은 일본 히로시마 팹에서도 연내 6세대 D램 생산을 시작하고 올 하반기 비트(bit) 용량 기준 총 D램 출하량 절반 이상을 6세대로 채운다는 목표 역시 내놓았다.

HBM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미 올해 HBM 제품이 모든 세대를 통틀어 ‘완판’됐음을 밝힌 바 있다. HBM의 재료가 되는 D램에서도 6세대 양산이 빠른 만큼 HBM4E 등 차세대 기술 경쟁력도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진다.

기술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와 격차를 좁힌 마이크론의 고민은 생산능력 부족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SK하이닉스 34%, 삼성전자 33%, 마이크론 26% 순이었다. HBM만 봐도 마이크론 점유율은 21%로 SK하이닉스(57%)와 삼성전자(22%)에 밀린다. 기술력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확보에도 생산량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다.

마이크론은 막대한 시설 투자로 대응 중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2월 실적 발표에서 2026년 회계연도(2025년 9월~2026년 8월) 총설비투자액을 200억 달러(약 29조 6000억 원)로 전망했다. 기존 예상치이던 180억 달러에서 20억 달러 늘려 잡은 것으로 전년보다 45%나 증가한 수치다.



올해 들어서는 생산능력 확보에 속도가 붙었다. 미국 반도체 리쇼어링 대표 주자 가운데 하나인 마이크론의 뉴욕팹은 이달 16일(현지 시간) 착공식을 가졌다. 마이크론은 향후 20년간 총 1000억 달러를 투자해 사실상 ‘전무’ 수준인 미국 내 첨단 메모리 생산량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현 마이크론 메모리 생산 60%가량을 도맡는 대만에서도 P5 팹 인수로 TSMC·폭스콘 등 반도체부터 완제품까지 전자제품 전반을 쏟아내는 대만과 연계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이 16일(현지 시간) 착공한 뉴욕 메가팹 조감도. 사진제공=마이크론


연내 굵직한 투자 계획도 남아 있다. 올해 5월에는 일본 히로시마에 1조 5000억 엔(약 14조 원)을 들인 HBM 전용 공장을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인도와 싱가포르 패키징 공장도 연내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미국 아이다호 공장도 이르면 연말 가동이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D램 용량 기준 출하량을 총 20%가량 늘리겠다고 밝혔다. 마이크론이 투자한 공장들이 본격 가동하는 2028년부터는 생산량 폭증이 예상된다. 마이크론은 2028년 글로벌 HBM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약 147조 원)를 넘어서고 이 시점까지 메모리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장기를 겨냥한 공격 투자로 10년 내 점유율 40%를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이크론은 미국 기업으로 관세·반도체지원법(칩스법) 등 정책적 지원을 받는 동시에 아시아 각지에 생산처를 보유했다는 이점을 활용 중이다. 미국 내 수요는 미국 내 생산량 증대로 대응해 관세 여파를 피하고 타지 생산분으로는 대만을 비롯한 아시아 각지의 ‘완제품’ 생산 기지와의 연계를 챙길 수 있는 덕이다. 실제 마이크론은 대만에 메모리 팹은 물론 패키징까지 마무리할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 TSMC 등 파운드리를 비롯해 폭스콘·위스트론 등 서버·전자제품 위탁생산(OEM) 업체, 미디어텍 등 칩셋 설계사와 긴밀한 연계를 가능하게 하는 지점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성능 맞춤형 메모리와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져 초기 설계 단계부터 칩셋 설계사, 파운드리, 메모리 업체 간 긴밀한 협력이 필수화됐다”며 “메모리 업계에서는 세계의 전자제품 공장인 대만은 물론 미국·일본·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에 설비를 둔 마이크론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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