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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 of prey

미 공군과 보잉사는 작년 10월 18일, 과거 일급 기밀 사항이었던 ‘버드 오브 프레이(Bird of Prey)’ 프로토타입 비행기를 최초로 공개했다(하지만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은 96∼99년 사이에 38회에 걸쳐 시험비행을 수행했다고 발표하면서 당시 시험비행을 수행했던 파일럿들도 모두 공개했다. 그러나 시험 비행을 수행한 장소와 비행기 설계자들에 관한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이 비행기의 최고 속도(시속 482.8km) 및 고도(6.1km)에 대해서는 밝혔으나 이 프로젝트의 목적에 관해 목격이 어려운, 즉 ‘스텔스’ 기술 시험용이었다는 것 이상의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드디어 이 ‘블랙 프로젝트’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그 모습만 공개했을 뿐 진짜 면모에 관해서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있다. 밝힌 것은 매우 미미했다. 이 ‘버드 오브 프레이’에 적용시킨 개별 기술들은 여전히 기밀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에 세인트루이스에 소재한 보잉사의 팬텀 웍스 설비 현장에서의 공개 내용 역시 비밀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이 비행기의 제작에 참여했던 제작자들에게도 입을 함구할 것이 요구됐다.

1급 기밀 개발 단계 기간 동안 검은색 비행기들로 알려졌었던 이 비행체들은 군사적으로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동시에 위험도가 높은 기술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보통 이 비행기들은 네바다주에 있는 미 공군의 기밀 비행시험 센터인 ‘Area 51’에서 그들의 행보를 계속했다. <스타트렉>에 나오는 동명(同名)의 우주선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날개의 ‘버드 오브 프레이’는 엔진 흡입구가 위쪽에 장착되어 있으며 크기가 일반적인 전투기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이 비행기가 2세대 스텔스 기술을 테스트하는 기초가 되었다(양산 계획은 없음).

98년 보잉사가 인수한 맥도널더글라스는 92년 버드 오브 프레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80년대에 맥도널더글라스는 스텔스 기술에서 뒤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전투기 분야에서는 보잉, 록히드 마틴, 노드롭과의 경쟁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록히드는 이미 77년 F-117 스텔스 전투기의 전신인 최초의 프로토타입 비행기 ‘해브 블루’를 시험 비행했다. 당시 록히드와 보잉에서는 2005년에 배치될 F/A-22 전투기를 합동 개발 중이었고, 노드롭에서는 B-2 폭격기를 제작하고 있었다. 맥도널더글라스는 펜타곤에서 계획중인 스텔스 기술의 중요성을 상대적으로 과소 평가했다. 그 결과 다시 한번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팬텀 웍스(Phantom Works)’라고 하는 단일 부서를 마련, 스텔스 및 기타 첨단 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맥도널더글라스는 ‘버드 오브 프레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 공군에게 스텔스 기술력 뿐 아니라 ‘팬텀 웍스’의 신속한 프로토타입 제작 능력을 과시하려 했다. 그러나 성능에 관해서는 고려하지 않았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세 명의 파일럿 가운데 하나인 조 펠록은 “버드 오브 프레이가 데이터 수집에 적당할 만큼만 비행할 수 있을 뿐 그다지 강력한 비행기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의 1차 목표는 시야에 잡히지 않으며 동시에 전자적으로 레이더와 같은 전자센서에 잡히지 않고 임무를 수행하는 ‘스텔스’ 기능의 구현에 있었다. 정면에서부터 낮게 자리잡은 조종석 유리 부분이 일반적으로 레이더에 잘 포착되는 엔진 흡입구를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으며, 앞부분과 날개 부위는 매우 파격적인 65도의 각도를 유지함으로써 다가오는 레이더 신호를 레이더 수신기로부터 멀리 반사시켜 보낸다. 측면에서는 동체와 예리하게 만나는 날개의 끝 부분이 기존의 꼬리날개보다 스텔스 효과를 더욱 강화시킨다.

80년대에 설계된 비행기들은 스텔스 기술로 물체의 크기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했으며 이론적 한계인 레이더반사면(RCS; Radar Cross Secton)이 대략 5.16㎠ 정도였다.

이것은 1.27cm 크기의 금속 구슬이나 작은 새, 혹은 커다란 곤충에 해당되는 크기로, 특정한 근거리 범위에서는 레이더에 포착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기술 논문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모기보다도 작은 0.0026㎠에 달하는 RCS가 보고되기도 했다. ‘버드 오브 프레이’의 목표도 대략 그 정도쯤 될 것이다.



그러나 스텔스 기능만을 위한 테스트였다면 굳이 하늘을 날지 않아도 무방했을 것이다. 지상에서도 얼마든지 스텔스 기능을 테스트할 수 있었을 테니 말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한 해답은 공개 행사에서 ‘특정 LO 기술’이라고 기밀 사항으로 명명된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흡입구 앞쪽에는 특히 밝은 색이 적용되어 있고 나머지는 여러 층위의 밝기로 구성된 회색조 계통의 표면 도장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흰색 패치는 비행기의 형체에 의해 생성되는 그림자를 최소화하는 보호색 효과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미 국방성 고위 관계자에 의해 확인된 사실은 ‘버드 오브 프레이’가 주간 비행시 스텔스 효과를 얻기 위해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미 공군은 현재의 스텔스 비행기 즉, F-117 전투기와 B-2 폭격기를 주간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주간에도 레이더를 따돌릴 수 있으나, 이 비행기들은 검은색으로 도색 되어 있기 때문에 지상 관측자 또는 적기에 의해 쉽게 판별된다. ‘버드 오브 프레이’ 엔지니어들이 비행체의 시각적 스텔스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이것을 시험비행 해봐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6km 상공의 환경은 지상과는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에 이를 지상에서 테스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기가 맑고 하늘이 어두울수록 비행기는 아래 쪽 공기의 먼지와 수증기에서 반사된 빛 때문에 밝게 빛이 날 것이다.

이 비행체가 시각적 스텔스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단서는 이외에도 더 찾아볼 수 있다. ‘버드 오브 프레이’를 테스트하기 1년 전, 95년에 시각적 스텔스 효과를 테스트하기 위해 특별히 고안된 비행기가 있었다. 공중 급유기인 KC-135를 개조한 것으로 감도가 높은 적외선 센서와 광학 센서를 탑재하고 처녀비행을 수행했다. 비슷한 시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프로토타입들이 ‘Area 51’에서 테스트 중임을 시사하는 보고서들이 제출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들의 다음 계획은 무엇일까? ‘버드 오브 프레이’의 몇몇 특성들은 현재 에드워드 공군 기지에서 비행 중인 보잉의 X-45A 무인 전투 비행기 프로토타입에 반영되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F/A-22의 테스트는 아직 일정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버드 오브 프레이’를 공개한 것은 록히드 마틴에게 미 공군이 다른 방식으로 주간 작전을 가능하게 하는 스텔스 비행 기술을 추진하고 있음을 알림으로써 일종의 경고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 록히드 마틴 역시 여러 경쟁업체들 중 하나일 뿐이라고 자극함으로써 F/A-22 프로젝트를 좀더 가속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또한 미 공군에서는 F/A-22 폭격기 변종인 FB-22를 대체하기 위한 울트라 스텔스 비행기를 보잉사에 제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발표 행사의 또 다른 목적으로 더 큰 비행기를 제작하려고 하는 의도를 실현하려고 한 것은 아닐까하고 추측해 본다. 즉, ‘해브 블루’가 처녀비행에 성공한 뒤 6년 후 F-117이 양산에 들어가면서 미 공군은 ‘버드 오브 프레이’ 기술을 적용해 몇몇 더 큰 전술 군용기를 제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했다. 이미 이러한 제작이 완료되었을까? 비행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울트라 스텔스 비행기는 없을까? 잠재적인 적군들은 이제 주간에도 대공 방어를 위해 마음놓을 수 없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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