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을 이용한 자기 인식 테스트는 이미 1969년에 행동 생물학자인 고든 갤럽이 침팬지들을 대상으로 최초로 시도했었다. 갤럽은 침팬지들이 거울에 익숙해지자, 침팬지들을 마취시킨 후 독성과 냄새가 없는 빨간색 페인트로 한쪽 눈썹 위에 점을 찍었다. 마취에서 깨어나 거울을 본 침팬지들은 그 빨간색 점을 만졌다. 이러한 행동은 침팬지가 자신의 모습을 인식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그 후 침팬지 뿐만 아니라 오랑우탄과 사람도 이 거울 테스트를 통과했다.
야생생물보존학회 과학자인 다이애나 레이스와 에모리 대학의 신경생물학자인 노리 마리노는 돌고래 2마리의 몸 여러 곳에 점을 찍었다. 마리노는 반드시 몸을 비틀어야 거울로 볼 수 있는 부위에 점을 찍고, 실험할 때마다 표시 부위를 바꾸었으며, 어떤 경우에는 물을 이용하여 가짜로 점을 찍기도 했다.
그런데 거울 앞으로 달려간 돌고래들은 자신의 몸을 비틀어 점이 찍힌 부위를 확인했던 것이다. 자기 인식 능력은 대뇌의 전두엽과 관련되어 있는데, 고등 동물일수록 전두엽이 발달되어 있지만, 돌고래는 그다지 발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이번 실험 결과 돌고래도 전두엽이 발달되어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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