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 발전할 큰 사업은 단연 ‘정보의학’분야”라고 자신하는 마크로젠 서정선(48) 사장. 그는 지난 6월 미 셀레라사가 발표한 인간게놈 프로젝트(HGP) 결과발표를 “과학 500년사의 끝자락에 인간생명의 진화과정을 밝혀낸 쾌거”라며 그 의미를 평가했다.
맞춤의학 시대를 향하여
서 사장은 아주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중요한 변화로 ‘개인별 질병 예측’과 ‘신약개발’을 꼽는다. 개개인의 유전자 분석으로 질병원인의 발견과 함께 ‘맞춤의학’의 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그는 “대용량의 정보처리와 엄청난 재원이 소요되는 예측의학 시대는 그 특징과 방향을 잘 설정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벌써부터 과열기미를 보이고 있는 신약 개발분야에 대해서도 “정부가 균형을 가지고 계도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사장은 유전자 생체이식과 적중생쥐에 대한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마크로젠을 생명공학의 리더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그가 벌리는 사업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 생명공학의 핵심인 유전자 기능을 찾는 분야와 21세기 새로운 추세인 개인별 의학 및 예측의학 분야가 그것이다.
특히 그는 외국인에 비해 한국인 유전자는 결정적 역할을 하는 약 0.1%만이 다른 점을 간안, 한국인 게놈DB와 단일염기 다형성(SNP)이라는 변이DB를 구축, 한국인에 맞는 게놈DB를 갖춰나갈 예정이다.
현재 마크로젠의 수익사업인 DNA칩 분야는 인체 유전체 염기서열 중 의미가 있는 cDNA부분만을 확보해 고집적 칩과 진단용 칩을 각각 상업화할 계획이다. 서 사장은 “마크로젠의 경우 특허와 시장매력도를 고려, 외국의 고밀도 고가의 칩보다는 고밀도 저가의 정책으로 나가 진단용 칩시장을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로젠은 유전자 2,400개를 포함하고 있는 자사의 고집적 칩인 ‘Magic 2.4K’를 개발, 지난 5월부터 판매하고 있다. 진단용 칩 분야는 384개의 유전자로 구성된 칩 10종을 개발, 이를 사업화할 계획이다. 서 사장은 이외에도 한국인의 유전자 10만개를 서열분석하는 KOGEN 1000K를 추진해 한국의 모든 연구자들에게 공개할 복안도 가지고 있다. 또한 자사를“내년 하반기부터 CP, 즉 콘텐츠 제공업자로 키워 나가고 지난 14년간 보유해온 생쥐에 대한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연간 100개의 특허를 등록해 명실공히 아시아의 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마크로젠은 현재 유전자 생쥐와 관련된 특허를 미국과 일본에 각각 2개씩 보유하고 있다.
“발전의 밑거름은 열린 사고방식”
현재 서울의대 교수를 겸임하고 있는 서 사장은 84년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서 단백질 의약품을 생산하는‘NUDON’이라는 벤처를 창립해 사실상 우리 나라 최초의 벤처창업인이다. NUDON을 통해 그는 이 분야의 산업화에 대해 상당한 경험을 쌓았다고 한다. 서 사장은 미래가치를 현재로 끌어와 그 가능성을 인정받는 벤처가 꼭 필요한 것으로 전문성과 프로의식, 그리고 투명성을 꼽았다.
실험벤처협의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학내에서 ‘교수가 돈번다’는 부정적인 시각에 대해 “교수가 벤처를 한다는 것은 꼭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고 항변한다. 유전자 분야는 공익적 성격이 강한 이상, 교수가 벤처창업에 가장 ‘적임자’라는 것이다. 지난 3월 마크로젠의 대표이사로 정식 취임한 서 사장은 자신이 사회에 책임을 지겠다는 각오로 직접 대표이사를 맡았다고 했다. 실제로 서 사장은 지난 5월 모교인 서울대에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10만주(시가 100억원)를 학교 발전기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교수직으로서의 임무가 소홀하지 않은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오히려 현재 교수로서의 대외활동이 약 70∼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르치는 분야와의 연계성 때문에 오히려 CEO로서 활동하는데 더욱 좋다고 말하는 서 사장은 실험벤처의 사장이자 일하는 교수로서 하나의‘모델’이 돼가고 있다.
▶ 약력
52년 서울생
76년 서울대 의대졸업
80년 서울대 박사(생화학)
84년 미국 M.D.Anderson 암연구소 연구원
87년 미국 New York Academy of Sci. 정회원(현)
96년 서울대 의대교수(현)
97년 서울대학교 의학연구원 유전자이식연구소 소장(현)
2000 (주)마크로젠 대표이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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