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학술상, 특히 과학 계통의 상들은 전통적으로 그 학문 분야의 기초가 되는 연구에 주어졌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응용분야에 상이 나가고 있다. 금년에도 물리학상은 정보통신에 사용되는 기술개발에, 그리고 화학상은 전기가 통하는 플라스틱 개발에 주어졌다. 최근의 경향은 또한 수상자들의 나이가 많다는 것이다. 금년 수상자들도 대부분이 70세 이상 된 사람들이다. 그래서 노벨상이 공로상으로 변했다는 비아냥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첫째가 최근 와서 기초과학 분야에 큰 발견이나 업적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미 나올 것은 다 나왔다는 체념 비슷한 이야기도 들린다. 두 번째는 연구가 세분화되고 또 대형화되어 기초적인 연구에는 분야에 따라 수십 명이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기초분야에서 앞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발견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외계생명체의 발견이 아니겠느냐는 이야기가 많다. 외계생명체가 발견된다면 그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외계생명체는 오랫동안 공상소설에서나 취급하는 흥미 거리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기초과학에서 가장 큰 관심 분야로 등장하고 있다.
우주에는 지구와 같은 천체가 무수히 많을 것이고 외계에서의 생명체 진화가 보편적인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태양계가 속한 우리 은하계에만도 별이 수 천억 개나 되고 그 중 태양과 같은 별도 백억 개는 된다. 이 별들 주위에는 지구와 같은 행성이 수없이 많을 것이다. 우주에는 우리 은하계와 같은 별의 집단도 천억 개나 되니까 이렇게 많은 우주의 천체 중에서 지구에만 유일하게 생명이 살고 있다고는 믿을 수 없다.
외계생명체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20세기초에 다시 일었다. 당시 화성에서 운하로 여겨지는 줄무늬가 발견되면서 화성인이 존재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영국의 과학소설가 오손웰즈의 〈세계대전〉이라는 소설이 화성인의 침공을 다루면서 화성인을 공포의 대상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 후 1950년대에 미확인비행체, 즉 UFO가 외계인이 타고 온 우주선이라는 믿음이 생기면서 외계인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났다.
외계생명체 중에는 박테리아와 같이 원시적인 단계에 있는 것도 있을 터이고 우리보다 더 발달된 지능을 가진 고등문명체도 있을 것이다. 외계생명체에 대한 본격적인 탐사는 1960년대 초에 시작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외계의 고등문명체가 존재할만한 천체에는 전파신호를 보내기도 했고, 태양에 가까운 별들에 대해서는 그들이 보낼지도 모를 전파의 탐사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SETI와 SERENDIP라 이름 붙여진 생명체 탐사 작업이 범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1976년과 1996년에는 바이킹과 패스파인더 우주선이 각각 화성을 탐사했으며, 태양계 외곽에 있는 행성과 위성들도 우주선이 직접 탐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 주위 공간을 도는 허블우주망원경으로 50여개의 태양계 밖 행성계가 발견됐고, 외계에서 생명체 탄생의 증거가 되는 유기분자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외계생명체 발견이라는 깜짝 뉴스가 언제 나올지 모르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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