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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연소방식 : 폭굉(爆轟)

얼핏 보면 시험대에 장착된 이 엔진은 우주항공 혁명을 주도하기에 왠지 모르게 어색한 구석이 있다. 엔진의 크기도 평범하기만 하다. 약 1.2m 길이의 이 엔진은 캘리포니아주의 차이나 레이크 해군항공전투센터에 있는 집채만한 구조물을 가득 메우고 있는 공기/연료 주입 기계장치에 비해 왜소해 보인다. 그리고 겉모습도 평범할 뿐이다. 넓고 위압적인 흡입구와 정교한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현대 제트기의 동력을 제공하는 터보팬엔진의 수려함은 찾아볼 수 없다. 외관상 이 엔진은 금속관을 모아놓은 더미 같아 보이며, 볼록한 삿갓조개 모양을 한 노즐로 마무리된 5개의 작은 실린더로 갈라지는 커다란 실린더 모양이다.

하지만 게리 리드스톤과 톰 버싱은 이 작은 항공기 엔진- 펄스폭발(pulse detonation)이라 불리는 혁명적 컨셉이 최첨단으로 구현된 방식-이 앞서 출현한 모든 엔진을 압도해 버릴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리드스톤은 프랫앤드휘트니(Pratt & Whitney)의 시애틀 우주과학센터의 추진력 프로그램의 책임자이고, 버싱은 리드스톤의 상사이자 이 장치를 설계한 주인공이다. 사막의 뜨거운 열기가 내리쬐는 이 곳 차이나 레이크에서 이들은 이 엔진의 컨셉이 제트추진의 새로운 차원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수제 엔진을 검사하고 있다. “커다란 성과가 있었죠. 다른 엔진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릴 패러다임의 전환이라고나 할까요?” 라고 리드스톤은 말한다.

사실 리드스톤의 팀만 이 연구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지난 10년 동안 이 기술의 밝은 미래-오늘날의 터보팬 엔진보다 단순하면서도 이륙에서 마하4까지 손쉽게 속도를 낼 수 있는 추진시스템의 전망- 는 대학과 군 그리고 NASA 연구센터뿐만 아니라 일본, 프랑스, 러시아의 연구소로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불과 지난 3년 사이에 혁명적인 제트엔진기술의 등장으로 시장이 붕괴될 경우 가장 큰 손해 또는 이익을 볼 처지인 두개의 기업체가 펄스폭발방식엔진(PDE: Pulse Detonation Engine)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2001년 1월에 프랫앤드휘트니는 버싱이 자신의 컨셉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했던 회사를 사들였다.

같은 해에 제너럴 일렉트릭(GE)은 펄스폭발방식의 엔진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지정했다. 이 경주에 늦게 뛰어들었지만 프랫앤드휘트니를 압도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방법으로 무장한 GE는 뉴욕주의 글로벌리서치센터에 PDE 개발팀을 설립하는데 자원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PDE를 전략제품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이처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이유죠”라고 GE 항공기엔진부문의 첨단기술/마케팅/정부프로그램 책임자이자 GE내부의 펄스폭발방식 엔진 연구의 초기 후원자 중 한 명인 하베이 매클린은 설명한다.

수십 년 간 이 두 기업은 글로벌 제트엔진시장에서 민간 및 군수분야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면서 혈전을 벌여 왔다. 하지만 그러한 경쟁우위도 재래식 제트엔진의 성능이 추력중량비와 연료효율성의 한계에 부딪치면서 점차 의미가 퇴색됐다. 펄스폭발방식 기술은 줄기차게 하락하고 있는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커다란 승리를 안겨줄 기회를 제공한다. 수익성이 높은 대기업 및 군수계약은 말할 나위도 없다. 아음속(subsonic) 제트기나 초음속 무인항공기나 유인 전투기에 사용될 초고효율 엔진-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연료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에 관한 계약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최근 퇴역한 콩코드기보다 훨씬 저렴하고 실용적인 초음속 여객기의 출현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펄스폭발방식은 기체를 지상에서 고고도 및 초음속 상태-기체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재래식 로켓엔진이 사용된다 ―로 올려 보냄으로써 수 톤의 액체산소와 연료를 절감할 수 있어 우주공간 접근 비용이 매우 절약된다.

“펄스폭발방식은 엔진연소 연구 분야에서 화제입니다. 가스터빈과 비교해 볼 때 PDE는 매우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 엔진은 연료소비를 거의 하지 않고 아음속에서 초음속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또한 열역학적으로도 효율성이 뛰어나죠. 하지만 적지 않은 공학적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열피로(thermal fatigue)와 소음이죠. 해볼만한 연구과제죠”. 미해군연구소(ONR)의 가브리엘 로이의 말이다.

PDE의 기본 컨셉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연소방식에는 간단히 말해 두 가지 방식이 있다. 하나는 오래되고 친숙한 방식으로 “폭연(deflagration)”이라고 하는 화염전파속도가 음속 이하인 느린 방식이고 또 하나는 완전히 다른 개념의 ”폭굉(detonation)”이라고 하는 화염전파속도가 음속 이상으로 훨씬 더 활동적인 방식이다. 한쪽 끝이 막혀 있고 공기와 연료 혼합물이 가득 찬 튜브를 상상해 보자.

스파크가 막힌 끝에서 연료를 점화한다. 그리고 연소반응이 튜브로 전달된다. 폭연-심지어는 일반적으로 폭발(explosion)이라고 하는 “빠른 화염”에서도-에서, 그런 반응은 기껏해야 초속 수십 미터로 이동한다. 하지만 폭굉에서는 초음속 충격파가 거의 마하 5에 이르는 속도로 이동하여 좁은 고압의 열방출 존에서 거의 동시에 공기와 연료를 압축하여 점화한다.

이 구역은 프랫앤드휘트니와 GE의 엔지니어들이 동력화하려는 고효율 연소가 일어나는 곳이다. 이를 위해 연료주입과 기류 그리고 폭연에서 폭굉으로 전환(deflagration-to-detonation transition: DDT)하는(일반적인 화염이 갑자기 속도가 높아져 매우 강력한 폭굉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일으키기 위해 점화스파크를 정확하게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한번의 폭굉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동일한 연료연소로 폭연보다 더 많은 추력을 산출하면서도 연소되는 연료가 매우 적다. PDE로부터 실질적인 추력을 얻기 위해서는 매 초 당 수십 번의 폭굉 즉, 폭굉파가 필요하다.

매우 빠른 펄스파 폭굉이 추력을 만들어내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인식한 최초의 과학자는 아마도 1930년대에 V-1 폭명탄을 개발한 독일인이었을 것이다. “그 독일인들은 V-1으로 폭굉을 시도했지만 성공하지는 못했죠”라고 캘리포니아 몬테레이에 소재한 해군대학원에서 추진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크리스 브로피는 말한다.
“V-1은 고속폭연 이상의 펄스제트방식이었죠.” 일부 이론적 실험적 연구가 50년대와 60년대에 대학에서 수행됐다. 하지만 그 당시 재래식 제트엔진과 로켓엔진의 성능이 워낙 급속도로 발전하는 바람에 실험실에서 만들어내거나 측정하기에 어려운 현상들을 시험해야 하는 이유를 제대로 깨닫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1990년대 초반에 몇 가지 요인들-새로운 차원의 성능에 대한 필요, 새로운 진단기구 및 고속모델링 컴퓨터의 등장, 대학교수 및 연구중심의 벤처기업가에 대한 적은 액수지만 의미 있는 연방자금의 지원 등- 덕택에 펄스폭발방식 연구에 갑작스런 르네상스가 일어났다.

이런 기업가들 중 한 명이 바로 버싱이다. 그는 1992년 브로피가 PDE 연구분야의 “실질적 선봉”이라고 일컬었던 회사를 설립한 인물이다.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보잉사에 입사한 버싱은 비행경험이 없는 초음속 비행체인 미국의 국가우주항공기(NASP: National Aerospace Plane) 개발에 수년 간 몸담은 뒤 그가 원하는 것-혁신적인 기술 프로젝트를 운영할 기회-을 이 거대기업에선 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그는 펄스폭발방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보잉사를 떠나 세 명의 동료를 모아서 하이테크 연구기업인 어드로이트 시스템스의 펄스폭발방식 연구그룹을 만들었다.

처음에 버싱 그룹은 단일 튜브에서 단일 폭발을 이뤄내는데 애를 먹었지만 머지않아 각 튜브에서 초당 22번의 폭발을 일으킬 수 있는 트윈튜브 시험 장치를 건조하여 초당 44번의 사이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과 다른 연구원들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펄스폭발방식은 여전히 주류 연구자들로부터 진지한 관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회의론자들은 이 연구의 대부분이 대학연구실이나 민간기업에 국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연구소나 기업들은 자신들의 실험이나 결과를 독점하는 바람에 외부인들이 비현실적인 성능이라고 간주하는 결과를 빚었다.

“비관론자들의 질책 때문에 사기가 꺾였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죠” 라며 버싱이 차이나 레이크 시험장의 부품으로 가득한 창고에 서서 말한다. 그는 빠른 손놀림으로 조금 나지막한 목소리로 그의 말을 또박또박 전한다. 40대 중반의 키 큰 버싱은 여가시간에 등산을 즐기는 사람에 어울리는 체격을 지녔다. 하지만 보잉을 떠난 후로 여가시간을 거의 가지지 못했다. “사람들은 ‘당신은 그 장치를 불규칙적인 방식으로 운용할 수 없다’, ‘연소과정에서 공기흡입구를 분리해 낼 수 없다’, ‘추력을 만들어 내지 못한다,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말했죠. 만약 여러분이 마음속에 그릴 수 있는 모든 물리적 현상의 교과서를 보게 되면 모든 현상이 문제가 되죠.”
이 와중에 1998년 전기가 마련됐다.

NASA와 공군이 자금을 대고 트윈튜브 PDE 성능시연이 계속해서 해군대학교에서 열린 것이다. 그 장치는 어드로이트가 주장한대로 성공적으로 작동했다. 각 튜브는 초당 40번의 폭발이 일어났고 최대 30초 동안 작동하였다. 그리고 추력은 100파운드 이상이었다. 대다수 비관론자들은 머리를 긁적거리더니 태도를 바꿨다. 2년이 조금 넘게 흐른 뒤에 프랫앤드휘트니는 어드로이트로부터 지적재산권을 포함하여 버싱의 24명으로 구성된 팀을 매수하였을 때 이 신기술에 대해 꿈꾸었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었다.

차이나 레이크의 엔진은 몬테레이의 엔진보다 몇 세대 진보하였다. 시험대 위에 걸쳐진 차양에 의해 드리워진 정오의 그늘에 선 채로 버싱과 테스트 엔지니어인 메이 로는 이 엔진의 기본 해부도를 살펴보고 있다. 다른 엔진들처럼 이 엔진도 선단부에서 공기를 흡입한다. 이 경우 마하2.5의 속도로 고도 4만피트의 비행을 모의실험하기 위해 공기는 가열되고 압축된다. 만약 재래식 제트엔진이라면 이 공기는 팬에 의해 다단식 압축기를 지나 연소실로 흘러들어가고 연소실에선 연료가 끊임없이 연소된다. 하지만 이 엔진의 경우 기류는 다섯 개의 튜브를 번갈아 이동하고 각 튜브에서는 공기연료혼합물이 초당 80번 폭발해야 한다.

버싱은 이 문제를 두 가지 메커니즘-2,400rpm으로 회전하면서 기류에 대해 튜브를 번갈아 개폐하는 특수 설계된 구멍을 지닌 로터밸브(rotor valve)라 불리는 독특한 디스크가 한 가지이고 다른 하나는 각 메인 튜브에서 폭발이 재빨리 일어나도록 하기 위해 산소에틸렌보충연료와 페라리 점화 플러그를 사용하는 각 튜브의 “사전폭발장치”이다-으로 해결했다. 그 결과 초당 400번의 폭발이 일어나 버싱과 리드스톤이 밝히지는 않았지만 초음속 크루즈 미사일에 적합한 추력을 얻게 되었다.

아음속 가격으로 미사일에 초음속 능력을 부여하는 것이 이 그룹이 처음부터 초점을 맞춘 부분이다. 국방부는 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며 이 기술을 위해 간단한 소규모 테스트플랫폼을 이 팀에게 제공했다. 후에 리드스톤은 순수 PDE의 ‘수퍼차저“ 버전을 선보인 다음에 펄스폭발방식 튜브를 닥트 버너라 불리는 압축기 주변의 바이패스 닥트에 장착한 재래식 터보팬 엔진을 선보일 예정이다.

결국 리드스톤의 로드맵-15~20년 동안 지속된-은 “무지개 끝에 걸린 실제 황금 항아리”(가스 터빈의 중앙 압축기와 연소기 부분이 펄스폭발방식 튜브로 대체되어 고(高)바이패스 터보팬 엔진과 PDE의 장점만 결합한 하이브리드 엔진)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그런 엔진이 시장성이 크죠”라고 버싱은 말한다. 그는 엔진에서 몇 발자국 떨어져서 그의 팀이 엔진을 조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니터를 유심히 보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엔진을 실제로 건조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시장에 내 놓아야 하죠.”

기술혁신에 관한 문제라면 완벽한 독점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하다. 차이나 레이크로부터 대륙 저편에 떨어져 있는 뉴욕의 스케넥터디 근교에 위치한 GE의 대단위 연구센터의 엔지니어들도 자신들만의 로드맵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이 맵이 하이브리드 PDE를 “황금 항아리”로 만들어 줄 빠르고 멋진 길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으로 따라잡아야 한다. 프랫앤드휘트니가 실질적으로 앞서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거의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소음을 처리하기 위해 두 회사는 경쟁하고 있다. 직경 2인치에 3피트 길이의 금속튜브에서 수소공기혼합물이 초당 40번 폭발하는 소리는 크루즈 선박의 경적과 착암기의 굉음을 섞어 놓은 것 같은데, 그 굉음은 통제실의 견고한 이중창을 뚫고 머릿속을 마구 헤집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소음은 5~6초간 끊임없이 계속되다가 멈추는데, 이 때가 바로 튜브가 추력측정기에 슬며시 미끄러져 휴면상태가 될 때이다. 여기에 비하면 압축기의 으르렁거림은 마치 자장가 소리처럼 들릴 정도다.

“빈도를 조금 낮추어 한 시간 내내 폭발을 일으켰습니다”라고 GE의 펄스폭발방식 연구를 지휘하고 있는 토니 딘이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또 다른 시험을 위해 컴퓨터를 셋업하고 있는 그의 동료 아담 래쉬드는 좀더 쓰라린 기억이 있다. “여기서 귀 보호개를 착용하고 있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 계속해서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요”라고 말한다.



이러한 굉음 이면에는 매우 섬세하게 짜여진 안무와 같은 사이클이 있다. 이 사이클에서 밸브는 테스트 장치로 흘러들어가는 공기 흐름에 수소를 유입시키고 점화플러그는 DDT를 점화하며, 충격파는 튜브를 타고 내리친다. 튜브에 남아있는 고압가스는 폭굉에 의해 폭발되면서 추력을 만들어 낸다.

딘이 진행과정을 설명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가 얼마나 여기에 매료돼 있는 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희끗희끗한 머리와 콧수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년 같아 보이는 그는 작고 호리호리한 몸매에 둥근 안경 너머로 날카로운 눈이 내다보이는 게 매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스탠포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GE에서 가스터빈의 배기가스를 최소화한다는 난제에 매달려 90년대를 보냈다. GE의 제트엔진은 항공기뿐만 아니라 지상에서 사용되는 전기발전기에도 사용이 된다. 하지만 그의 팀이 1999년에 착수한 분야인 펄스폭발방식 엔진연구에 대해 얘기를 꺼내자 이 연구가 그의 진짜 천직임을 느낄 수가 있다. “엔진 속을 들여다보는 것은 정말로 흥미롭죠”라고 열의에 찬 목소리로 그는 말한다.

우리는 통제실을 떠나 시험실 바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딘은 그의 팀의 영상시스템의 결과물을 설명한다. 투명 연소실 내부를 촬영하는 이 장치는 다양한 공기밀도 영역에서의 광선경로(light path)의 왜곡을 이용하여 엔진 내부의 충격파와 폭풍 같은 플로우의 영상을 흐릿하게 담아낸다. 육안으로 볼 수 없는 과정을 일람할 수 있는 장치다. “이 장치를 통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죠-‘아! 그렇게 하면 되겠군’하고 말이죠. 모두가 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죠”라고 딘이 설명한다.

이 과정을 이해한다는 것- 펄스폭발방식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GE가 완전히 새로운 단계의 PDE로 도약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 GE는 산소보충제 없이 DDT를 촉발할 수 있으며 다른 연구기관들의 엔진보다 훨씬 더 높은 점화빈도를 갖는 하이브리드 PDE를 건조할 계획이다.

딘이 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사용할 예정인 기계장치는 마치 온 세상을 수도관으로 뒤덮기라도 하듯이 시험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 GE의 연구그룹은 이 장치를 “거대 장치”-직경 16인치에 달하는 파이프에 여러 가지 기계장치가 달려 있다-라고 부른다. 방문자에게 접근이 금지되어 있는 시험실 한쪽 부분은 이 거대장치의 입구 부분 앞에 있는 영역으로 목구멍의 부분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장소로 GE가 보안을 유지하려는 세부사항을 알아낼 수 있는 곳으로 여겨진다. 그러한 세부사항은 딘이 “무밸브” 작동으로 일컫는 것과 상당한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이 무밸브 작동은 단일 튜브에서 초당 수백 번에서 최대 수천 번의 사이클에 이르는 폭굉빈도를 산출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딘은 나중의 이메일에서 아직 ‘말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이 문제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GEDML 마케팅부장인 맥클린은 좀더 많은 얘기를 해줬다. “우리는 동 업계에서 가장 높은 빈도를 이끌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계 밸브와 반대되는 공기역학 밸브를 채택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계 밸브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한 설계에서, 공기연료혼합과 타이밍은 폭굉실 자체의 형태에 의해 만들어지는 공기역학적 힘에 의해 통제된다. 이러한 “공기역학 밸브는 폭굉 전에 공기를 유입하지만 폭굉으로부터 발생한 압력은 폭굉파가 아래로 이동할 때까지 공기와 연료의 두 번째 투입을 방지할 만큼 높습니다”라고 맥클린은 말한다.

이 거대장치로 지금까지 얻는 결과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질문을 하자 딘은 다시금 신중하게 말문을 연다. “화염속도도 매우 빠르고 아주 흥미로운 반응이 일어나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폭굉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성공하리라 봅니다. 우리는 적절한 측정 장치와 인력과 계산 장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적을 달성했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아직 모르는 게 많지만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건전한 회의론이 섞인 다소 헛갈리는 태도다. 어떤 의미에서 이런 회의론은 딘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의 일부일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맥클린은 GE가 PDE를 완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낙관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에게나 프랫앤드휘트니의 연구원들에게나 21세기의 여명에서 재래식 가스터빈엔진의 개량에만 매달리는 것은 20세기 초에 마차용 말채찍사업을 하는 것과 같은 위험한 길을 택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마차용 말채찍에만 매달릴 수 없는 것처럼 터빈엔진만 고수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짐 켈리는 텍사스 주 갈베스턴에서 거주하면서 과학분야에 관한 글을 집필하고 있다.

펄스폭발방식엔진 개발 경쟁
제트엔진 설계의 양대 산맥인 GE와 프랫앤드휘트니(P&W)는 최초로 실용 PDE를 개발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직원수
GE: 26,000; P&W: 33,000

2002년 매출
GE: 111억 달러; P&W: 76억 달러

주요 약사(略史)
GE:
* 1-A: 미국 최초의 제트엔진(1941)
* J93: 최초 마하 3엔진(1957)
* GE90-115B: 단발엔진추력 세계기록: 127,000파운드(2003)
P&W:
* J57: 최초의 양산 초음속 항공기, F-100 세이버 전투기의 엔진(1953)
* PW2000: 연료효율 극대화를 위한 디지털 컨트롤을 사용한 최초의 엔진(1984)
* F119-PW-100: 재연소장치 없이 초음속 가능, F-22랩터(1997)

PDE 현황
GE: 벤치 크기의 시제장치 (1999년 이래 800만 달러 투자)
P&W: 실물크기의 다연소실 시험엔진(1993년 이래 2천만 달러 투자)

기술전략
GE: 공기역학 밸브가 적절한 시간에 기류가 연소실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여 폭굉을 일으킨다.
P&W: 고속회전 밸브가 5개의 연소실 각각에 대한 기류의 유입을 단속하며 사전폭굉장치가 DDP를 일으킨다.

단기 목표
GE: 2005년까지 하이브리드 PDE 프로토타입 개발
P&W: 2005년까지 순수 PDE 미사일 프로토타입 개발

20년 목표
GE: 아음속 및 초음속 항공기용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
P&W: 순수 PDE 미사일, 그런 다음 군용기 및 여객기용 하이브리드 제트엔진 개발

[작동 원리]펄스폭발방식
1. 순수 PDE
펄스폭발방식엔진은 파워를 생성하기 위해 좀더 효율적인 연소과정인 폭굉파를 사용한다. 순수 PDE에서 스파크는 공기연료혼합물로 가득한 튜브를 점화한다(1). 폭발은 초음속으로 튜브를 이동하여 내려가면서(2) 배기가스는 끝으로 배출시키고 더 많은 공기와 연료를 내부로 흡입한다(3).

2. 재래식 터보팬엔진
제트엔진은 두 가지 방식으로 파워를 생성한다 ― 중앙 연소실이 상당량의 추력을 만들어내지만 장거리 비행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를 위해 터빈은 공기를 연소실 주위로 불어넣어 뒤로 분출시키는 팬에 동력을 제공한다. 팬은 아음속에서는 효율적이지만 장거리 초음속 비행에는 부적합하다.

3. 하이브리드 PDE
하이브리드 터보팬 PDE는 두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다. 중앙 엔진은 전면의 커다란 팬을 회전시키지만 바이패스 공기는 원형을 그리며 둘러쳐진 PDE들 속으로 흘러들어간다. 이 시스템은 훨씬 더 많은 추력을 생산하지만 추가 연료는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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