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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파일럿!

초보 비행사 본지 항공전문기자의 초보 비행 체험기

비행시간이 임박했다. 필자 앞에 펼쳐진 스키드마크가 짙게 그어진 활주로 표면은 1.6km나 뻗어 나간 다음 갑자기 딱 멈춘다. 그 너머에는 비행이 안겨다 줄 무한함과 스릴, 모험이 펼쳐질 것이다. 하지만 그 무한함은 비행기와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나무와 집들과 언덕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장애물로 시작된다. 처음으로 조종석에 앉아 활주로를 내려다보니 문득 강사가 필자의 비행실력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제대로 알고나 있는지 궁금해진다.

비록 비행을 좋아하고 비행기를 사랑한다고는 하지만 조종사 면허를 따는 데 필요한 비용(최고 8천 달러)과 시간투자에 대한 걱정으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전국적으로 각 학교에서 비행입문교육을 49달러에 제공하는 ‘나도 파일럿’ 프로그램은 조종사가 되기 위한 필요한 자극제였다.

4만 명 이상의 예비조종사들이 이 프로그램을 수강했으며 이로 인해 세스나 172기에서부터 기업용 비즈니스 제트기를 아우르는 일반항공이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그러한 일반항공의 열풍은 부분적으로 비즈니스 비행의 증가 때문이다. 또한 비행을 좀더 쉽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새로운 GPS항법장치와 디지털 계기 그리고 항공기 시스템 관리기술에 대한 수요도 한 몫 하고 있다.

하지만 면허를 획득하기 위해선 아날로그 계기 패널이나 종이 차트 등 기초부터 마스터해야 한다. 바로 이 점이 필자가 버지니아 리스버그에 있는 항공학교의 33세 강사 스테판 켈러와 함께 하고 있는 이유다. 우리의 소형 비행기는 전율하고 있었다. 공전상태에서 프로펠러는 분당 1천 RPM을 돌고 있었다. 전속력으로 높이자 활주로를 달리기 시작한다. 55노트에서 조종간을 당기자 어느 새 하늘을 날고 있다.

상공 1천220m에 이르자 한 눈으로는 계기판을 쳐다보고 한 눈으로는 다른 비행기들을 주시하기 위해 하늘을 이리저리 둘러본다. “가장 힘든 점은 상황인지를 하면서 멀티태스킹(multi-tasking)을 하는 것입니다. 이륙 이후에 서너 번 방향을 전환하였는데 공항이 어디에 있는지 알겠어요?”라고 강사인 켈러가 묻는다.

모르겠다. 켈러는 다시 방향전환을 수차례 더 하라고 했다. “선회할 때마다 수직양력을 잃어버리죠. 그래서 기수가 곤두박질치게 되요. 조종간을 당겨서 고도를 유지해야 합니다”라고 켈러는 말한다. 그 다음에 우리는 미끄러지지 않도록 방향키를 이용하여 ‘잘 조화된’ 선회를 이루어냈다.

비행 한지 한 시간이 지난 후 켈러는 리스버그로 되돌아가라고 지시했다. 리스버그에서는 켈러가 조종간을 잡고 착륙을 했다. 이번 경험은 장엄하기까지 했다. 감동적이었으며 새로운 시야를 갖게 되었고 지배감도 맛볼 수 있었다. “나도 파일럿” 프로그램의 CEO인 드류 스티키티에 따르면 그런 점 때문에 조종사들이 비행을 한다고 한다. “하늘을 날면 인식 자체가 변화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세상을 넓게 바라보는 것과 기껏 트레일러 트럭의 꽁무니만 쳐다보는 운전과는 큰 차이가 있죠.” - 에릭 애덤스

비행자격증
난이도: 1 2 3 4 5
수강비용: 시간당 100~150달러
구입비용: 항공기는 최소 10만 달러
(중고는 2만 달러)
면허취득: 40시간의 비행(강사와 동승해 20시간, 솔로비행 10시간 이상)
웹사이트: “나도 파일럿”프로그램
(beapilot.com)은 비행학교 데이터베이스가 뛰어나다. 항공기 소유자 및 조종사 협회(aopa.org)는 비행교육 FAQ에서 항공 뉴스에 이르는 모든 정보를 갖추었다.

날개달린 고카트(go-cart) 비행
비행기와 행글라이더를 접목시킨 깜짝 놀랄만한 트라이크!!

아마도 필자가 조종하고 있는 이 소형 비행기는 필자와 강사의 다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질 지도 모른다. 유리창틀이나 강철도 우리와 하늘을 갈라놓지는 못할 것이다. 또한 조종석에 갖추어져 있어야 할 복잡한 계기판도 없다. 이유야 어떻든 뼈대로만 이루어져 있는 이 기묘한 장치가 하늘을 날고 있고 그 장치를 조종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질 않는다. 바로 이 점이 트라이크(삼륜카트 비행기)의 장점이다. 트라이크는 동력비행기를 빠른 속도로 보급하고 있는 주역이다.

더 나아가 FAA(미 연방항공청)는 최초로 트라이크를 규제하면서 20시간의 비행훈련을 마친 조종사들에게 면허를 제공할 법률제정을 고려하고 있다.
강사인 마틴 베켄바크는 시간을 낭비하는 법이 없다. 필자가 뉴욕 마세돈에 있는 핑거 레이크 에어로스포트 파크에 도착하자마자 필자의 비행(로택스 503엔진을 얹은 Gibbogear BB 트라이크)에 동승해 주었다.

필자는 뒷자리에 좌석을 고정한 뒤 헬멧을 착용했고 베켄바크는 조그마한 노즈콘(원추형 두부-頭部)에 발을 밀어 넣은 다음 프로펠러에 연결된 줄을 잡아당긴다. 프로펠러가 요란한 굉음을 내자 그는 가속페달을 밟는다. 그러자 트라이크는 잔디 활주로를 힘차게 내달리기 시작한다. 시속 32km, 48km, 64km....드디어 창공으로 오른다.

첫 번째로 배울 것은 이 비행기의 조종법이다. 베켄바크에 의하면 최악의 학생들은 스틱 앤드 러더(stick-and-rudder) 경험(트라이크를 단순한 행글라이더의 메커니즘으로만 이해하는 것)을 지닌 학생들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있어 무게이동 작동은 완전히 직관에 반하는 것이다. 날개 바를 오른쪽으로 밀어 무게를 좌측으로 이동시키면 좌회전을 할 수가 있다.

우회전은 그 반대로 하면 된다. 바를 앞으로 밀어 날개를 위로 들어올리면 좀더 많은 바람을 맞기 때문에 속도가 줄어든다. 바를 뒤로 당겨 날개를 수평으로 유지하면 시속 90km로 가속된다. 고도를 높이기 위해 베켄바크는 프로펠러를 가속하면서 “착륙하는 데 엔진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엔진이 고장이 나더라도 안전하게 착륙할 수가 있죠”라며 트라이크가 행글라이더에서 진화했음을 상기시킨다.

세 시간이 지나자 필자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또한 FAA의 스포츠 파일럿 법안에 대한 전망에 더욱 흥분되었다. 이 법안으로 인해 스포츠 항공기(중량 558kg 미만의 동력 비행장치)의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20시간 강의를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연방조종사면허를 취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로써 두 가지 혜택이 발생하는데 하나는 승객을 탑승시킬 수 있는 것(현재는 강사만이 할 수 있다)이고 다른 하나는 보험이 적용된다는 것이다.

“이제 자신이 조종사가 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라고 이 법률안을 지지하는 실험 항공기 협회의 수석 항공정보전문가인 조 내리스는 말한다.
- 윌리엄 스피드 위드

_adventure guide 트라이크 비행
난이도: 1 2 3 4 5
수강비용: 시간당 75~150달러
구입비용: 9천~3만 5천 달러
면허취득: 20시간 교육수강(FAA의 스포츠 파일럿 법안이 통과될 경우)
웹사이트: 미국초경량항공기협회
(ususa.org)에는 강사 데이터베이스가 갖추어져 있으며 실험항공기협회의 스포트 파일럿 페이지(sportpilot.org)는 FAA 법안에 관한 최근 소식을 제공한다.



글라이더 비행
일반항공에서 8개월 교육받은 후 행한 글라이더 비행 경험기

“무엇이 두려워요?”라고 필자의 글라이더 비행 강사인 브루스 스타인이 묻는다. “동력비행에서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이미 일어난 거죠. 엔진이 없잖아요. 그래도 안심하세요. 여전히 날고 있잖아요.”

스타인과 필자는 뉴욕 프리홀드의 잔디밭에 서서 슈바이처 2-33A 2인승 글라이더 비행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 오늘의 비행(글라이더 면허를 취득하고자 결심한 뒤 처음)에서 우리는 익숙해질 때가지 선회비행을 할 예정이다.

나중에 필자는 글라이더 조종사가 착륙을 연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양력을 발견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필자가 적운이 서쪽에서 고조되고 있는 모습을 주목하고 있음을 알아차린 스타인이 미리 귀뜸을 해주었다. 대류작용은 상승 온난기류를 의미하며 우리는 이 기류를 눈에 보이지 않는 엘리베이터처럼 편승할 수가 있을 것이다. “동력항공기 조종사들이 싫어하는 날씨를 우리는 좋아합니다”라고 그는 말한다.

필자의 첫 이륙은 수월하지 못했다. 모든 정신이 60여 미터의 로프로 연결된 견인비행기의 꼬리에 쏠려 있었다. 하지만 914m 지점에 이르자 활공할 때가 임박했다. 로프분리 노브를 잡아당기자 솟구치기 시작했다.

글라이더의 긴 날개길이 때문에 경사선회를 하자 기수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였다. 기수를 틀기 위해선 무거운 방향타가 필요하다. 계기판에 경사/측면활공지시계나 인공수평계 및 자이로와 같은 항공전자장치가 없기 때문에 방향전환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알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바람막이 앞에 있는 실조각이다(만약 이 실이 일직선을 그리며 뒤쪽으로 나부끼면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연습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이륙 후 15분이 지나서야 우리는 활주로로 돌아왔다.

무동력비행의 단점이 드러났다. 먼발치에 풍광이 지나치는 것을 보면서 문득 필자가 비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떠올랐다. 바로 창공의 자유를 만끽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글라이더 비행은 그 자유가 너무나 짧았고 필자의 욕구는 채워지지 못했다. 상승 온난기류여, 계속 일어나라! - 제프 와이즈

_adventure guide글라이더 비행
난이도: 1 2 3 4 5
수강비용: 시간당 124~176달러(약 3번 비행)
구입비용: 2만~6만 5천 달러
면허취득: 10시간 비행(20번의 훈련비행과 2시간의 솔로비행 포함)
웹사이트: 미국 소어링 소사이어티
(www.ssa.org가 비행강좌, 이벤트, 최신 글라이딩 뉴스 등 원스톱 정보 제공

힘들지만 달콤한 패러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을 숙달하기 위해선 타박상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1965년 9월 뉴욕의 벨레이어 스카이 리조트에서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한 남자가 낙하산을 매고 하늘로 뛰어 들었다. 그 남자는 바로 데이비드 배리쉬로 1년 앞서 아폴로 우주선을 지구로 귀환시키기 위한 낙하산을 고안했던 NASA의 항공 엔지니어였다.

인간비행에 맞춰 그 낙하산의 설계 중 주요부분을 수정해 몸소 테스트했던 배리쉬는 오늘날 지구의 중력에 도전하는 수천 명의 무모하고 대담한 사람들이 패러글라이딩이라고 부르는 스포츠의 시조가 되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그가 어떻게 하늘을 날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필자는 지금 뉴욕주 북부의 마운트 브레이스 비행공원(배리쉬의 첫 비행장소에서 불과 112km 동쪽에 위치)의 태양이 작열하는 필드 한가운데서 땀방울을 연신 흘러내리고 있으며 팔위의 타박상은 가실 줄을 모른다. 오늘로써 벌써 100번이나 내달렸고 100번이나 비틀거리다가 풀밭에 쓰러졌다.

“날개는 날기를 원합니다”라고 필자의 강사가 구도자처럼 말한다. “억지로 역행하려고 하지 마세요.” 그는 머리 위를 유유히 선회하고 있는 패러글라이더를 가리켰다. 그 모습은 너무도 쉬워 보였다.

여기에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패러글라이딩은 인간비행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 글라이더 캐노피와 멜빵 그리고 용기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숙달하기 가장 어려운 것 중에 하나다. 복잡한 패러글라이딩 캐노피(타원형의 저다공성 립스톱 나일론 가방으로 팽창되면 여압날개를 형성하는데 여객기와 유사한 비행특성을 가진다)를 다루는 법을 익혀야 하고 활공을 유지하기 위한 상승 온난기류와 같은 대기 양력의 원천을 이용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그리고 필자의 경험으로는 학습곡선이 완만하다 못해 평평하기까지 하다.

필자의 문제는 그 날개팽창이 아니라(달려 나갈 때마다 공기로 가득 찬다) 날개 제어에 있다. 바람의 방향이 조금만 바뀌어도 한쪽으로 넘어지거나 A라인(날개 속으로 들어가는 공기흐름을 조절)과 브레이크 라인을 혼돈하여 결국엔 필드에 질질 끌려 다니게 된다. 땀에 흠뻑 졌고 머리가 빙빙 돌던 필자는 마지막으로 훈련장의 언덕을 뛰어 내려갔다.

그리고 A라인을 펼쳤다. 캐노피에 공기가 가득해졌다. 갑자기, 그것도 기적적으로,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 머리 위로 캐노피가 찰랑찰랑 거렸고 어느 새 한 마리 새처럼 지상 6m까지 상승했다. 비행은 30초도 채 지속되지 못했지만 충분했다. 풀밭 위에 내려앉은 뒤 캐노피를 접고는 지치기도 했지만 환희에 찬 표정으로 언덕으로 뛰어올라가 다시 활공할 준비를 했다.
-스티븐 페더스톤

_adventure guide 패러글라이딩
난이도: 1 2 3 4 5
수강비용: 초보 인증 약 1,500달러(약 5일)
구입비용: 캐노피 2천~4천 달러, 멜빵 250~800달러, 예비 낙하산 450~850달러
면허취득: 면허불필요. 단, 미국행글라이딩협회는 숙련정도를 4단계(초보자에서 고급반까지)로 인증한다.
웹사이트: USHGA(ushga.org)는 이벤트 정보 및 클럽과 훈련센터 정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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