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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경주용!!카트!!

최첨단 부품의 결합체 ‘수퍼카트’
탄소섬유 동체·알루미늄 부품·티타늄 조이개 등으로 제작
켄 프란켈은 굉장히 복잡한 항공우주 부품들을 고도로 정밀하게 가공하는 회사의 기계 기술자이다.
이 때문에 그가 마쯔다 경주장 라구나 세카의 발차 대기소에서 자그마한 바퀴에 잔디깎기용처럼 생긴 엔진을 달고 땅에 바짝 붙어있는 자동차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 의외로 여겨진다.

그가 조심스럽게 자동차를 움직여 작은 바퀴들을 저울 4개에 각각 올려 놓는다. 이 저울들은 레이저로 0.03인치 오차 이내로 수평이 맞추어져 있다. 정확성은 필수적이다. 차축은 양쪽 무게가 1kg만 차이가 나도 반응을 보인다. 반면 좌석 높이는 1/16인치씩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최경량 차체에 최고 성능이 결합된 차체를 보고 있는 겁니다”라고 프란켈이 말한다. “이건 단순한 소형 자동차가 아닙니다.” 사실 이것은 수퍼카트로 쓰다버린 철제통과 고장난 기계톱 모터로 뚝딱뚝딱 만든 장난감 자동차와 혼동해서는 안된다.
경주에서 입증된 250cc짜리 오토바이 엔진으로 구동되고 연속형 6단 변속 기어장치를 장착한 수퍼카트를 놀이공원의 자동차와 비교하는 것은 F-22 전투기를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와 비교하는 셈이다.

탄소섬유로 동체를 제작하는 건 상식에 속한다. 알루미늄 부품이나 티타늄 조이개, 디스크 브레이크, 전자식 엔진 관리와 기본 탑재된 자료 분석 컴퓨터들도 기본이다. 지금 얘기중인 수퍼카트는 자동차 스포츠계에서 비용대비 성능이 가장 우수한 차종으로 미니밴보다 저렴하면서도 경주장에서는 웬만한 스포츠카를 압도하는 성능을 보여주었다.

“운전하기에 만만찮은 차입니다. 코너를 빠르게 돌 때 머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느껴지거든요”라고 에디 로손은 말한다. 그는 프란켈이 준비중인 수퍼카트를 운전한다. “여력이 된다면 인디 카를 갖고 싶지만 200만 달러 정도 드는데다 차를 돌볼 정비팀을 갖춰야 하겠죠. 하지만 수퍼카트라면 혼자 트랙에 나가 달리거나 멈추고, 제대로 된 경주용 자동차처럼 코너를 돌 수도 있습니다.

최고 속도 시속 240km
어떤 면에서는 수퍼카트가 인디 카보다 훨씬 재미있죠. 적절하게 제어를 하면서 마음대로 운전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운전 솜씨가 좋으면 웬만큼 불편한 승차감은 만회할 수 있죠. 정말 짜릿한 승차감을 맛볼 수 있는 차입니다.”

이건 자동차 경주용 게임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45세의 로손은 500cc 오토바이 경주에서 네 번이나 세계 챔피온을 하고 직업 모토스포츠 선수 생활에서 은퇴하기 전 인디 카 경주에도 출전한 적이 있다. 그는 은퇴후 자신의 최첨단 수퍼카트를 몰고 몇몇 아마추어 이벤트 경기에서 우승컵을 거머쥐며 자동차 경주에 대한 욕구를 해소하고 있다.
그가 캘리포니아 몬트레이에 있는 이곳 라구나 세카에 온 것은 지난 9월 초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국제 수퍼카트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3일간의 주말 동안 기존의 자동차 경주들과 번갈아 벌어지는 이 수퍼카트 경주는 5차례 실시되는 세계 수퍼카트 시리즈의 절정에 해당한다.

이 수퍼카트 시리즈는 남캘리포니아 카트 개발자인 제이알 클라센이 2001년 미국내에서 이 스포츠의 위상을 높이고자 창설한 것이다. 최고 속도가 시속 240km에 달하지만 수퍼카트는 별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실제 느낄 수 있는 재미에 비하면 제대로 된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죠”라고 로손이 말한다.
“주요 스포츠카 경기 선수들에게는 수퍼카트 한 대가 일년치 타이어 값도 안 되죠. 하지만 여자 친구들과 전용기로 즐기러 나가는 친구들에게 수퍼카트가 페라리만큼 멋져 보일 리 없죠.”이번 경기의 공식 명칭이 세계 수퍼카트 챌린지이기는 하지만 에디 로손 격파 초대전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전설적 인물과 한판승부
영국과 프랑스, 호주, 캐나다와 미국 전역에서 몰려든 50명이 넘는 선수들이 모두 이 자동차 경주계의 살아있는 전설적 인물과 겨뤄보기 위해 출전했다.
이들 대부분은 취미삼아 이 스포츠를 즐기는 부유한 중년의 모험가들이다. “이 스포츠는 일주일 내내 섹스를 하는 것 같아요”라고 올드 파트 레이싱팀으로 출전하는 빌 부사카가 농담을 한다.

이 팀의 슬로건은 “나이가 들수록 더 빨리 끝난다”이다. 로손과 겨룰만한 선수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현재 유럽 챔피온인 다미엔 파야트조차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는 상당히 빠르죠”라고 슬픈 눈을 한 이 프랑스 선수가 씁쓸하게 말한다.
로손의 가장 만만찮은 경쟁자는 29세의 영국인 마크 오웬스로 이미 수많은 우승을 해 본 카트 경주 베테랑이다.

그의 팀장이자 아버지인 폴 오웬스는 수십년간 오픈휠 경주용차를 설계했고 포뮬러 1 이외의 모든 경주에서 사용될 최초의 탄소섬유 차축 개발에 참여했다. “나는 로손을 꺾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라고 아들 오웬스은 말한다.

라구나 세카는 금요일에 출전자격 심사로 시작된다. 토요일인 오늘 열리는 예비 경주의 결과에 따라 일요일에 있을 30분짜리 주경기에서의 출발점이 결정된다.
로손과 오웬스가 1, 2위로 출발해 계속 순위를 유지하다가 오웬스가 변속기 고장으로 뒤쳐진다.

로손이 11바퀴를 평균 시속 158km로 3.8km 코스를 돌아 승리한다. 파야트가 2위이고 오웬스는 3위이다. 23세의 초보 선수인 미국인 론 화이트가 아슬아슬하게 4위를 한다. 로스앤젤레스의 치과의사겸 레이서인 팻 요쉬케인이 제작해 준 그의 카트는 경쟁 선수들로부터 부러움을 샀다. “부품들 대부분이 최고급품이었거든요”라고 파얏트가 말한다.

5등은 로손의 가까운 친구인 42세의 웨인 레이니가 차지했는데, 500cc 오토바이 3회 연속 세계 챔피온인 그는 1993년 오토바이 충돌사고로 가슴 아래가 마비된 후 개발된 수동 조종기로 수퍼카트를 운전한다.

코너 돌때 엄청난 관성 작용
이 결과는 어느 정도 예측되었었지만 속도는 입이 벌어질 정도로 놀라웠다. 수퍼카트의 최대 속도는 비교적 짧은 직선 코스에서 시속 210km까지 나오긴 하지만 코너를 돌 때 엄청난 관성이 작용해 측방 하중이 2Gs에 달한다. 이것은 우승 자동차의 절반에 해당하지만 대부분의 스포츠카에 비해 두 배에 달하는 하중이다. 차축이 매우 가볍고 민첩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잔뜩 긴장해 겁을 집어먹은 다람쥐처럼 휙 내팽개쳐진다. “목요일 첫 연습 경기는 정말 놀라웠습니다”라고 24세의 카일 마틴이 말한다.

그는 125cc 변속 카트 경기의 연중 챔피언으로 수퍼카트 경기에 처음 출전했다. 이번 주 눈길을 끄는 헤드라인은 미국 르망 시리즈로 시간대는 다르지만 수퍼카트용 경주 트랙에서 경기를 한다. 이 시리즈의 우승차는 르망 프로토 타입, 혹은 LMPs라는 수백만 달러짜리 최고급 차이다. 하지만 24시간 르망 경기 3연속 우승차인 아우디 R8의 기록은 76초짜리 한 바퀴 도는 경주에서 로손의 수퍼카트에 비해 7.6초, 혹은 10% 밖에 빠르지 않았다.
더구나 로손은 GTS급에서 아우디 다음으로 비싼 대당 백만달러짜리 페라리 마라넬로 경주용차를 운전하는 전직 카레이서 만큼 빠른 속도를 냈다. 눈에 익은 페라리 360 모데나와 포르쉐 911 GT3들은 새끼를 밴 젖소처럼 트랙을 비틀거리며 달렸다.

관중들은 자신들의 눈을 의심했다. 스포츠카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비교적 강력한 BMW M3로 한 게임을 마친 뒤 보리스 세이드는 로손의 카트를 들여다 보러 왔다. 현재 전미 챔피언인 세이드는 650마력짜리 소형스포츠카의 경적을 울려대며 수퍼카트를 몰아세우는 데 익숙한 선수였다. “멋진데!” 그가 머리를 흔들며 말한다. “좋아, 조만간 나도 이런 걸 하나 장만해야지.”



속도 높이기 위해 복잡한 기술적용
일반적으로 알려진 미니자동차의 탄생신화는 1956년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로스앤젤레스 교외에서 시작된다. 1950년대에 인디애나폴리스 500을 휩쓸던 무개차의 탄생지인 커티스 크래프트사 상점에서 아트 인겔스라는 한 조립업자가 잔디깎기 엔진과 철제 통들이 구석에 잔뜩 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 두 가지를 조합해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고성능 자동차를 만들었다.

소형 자동차는 경주용 자동차와 더불어 발전했다. 속도를 높이려다 보니 보다 복잡한 기술이 개발되었고, 이를 위해 더 많은 돈이 투자되면서 장비들의 성능이 향상되고, 그로 인해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는데, 이런 식으로 인겔스의 조잡한 장치가 50년 내에 로손의 첨단 로켓 자동차로 발전했다. “별도의 훈련은 필요없습니다. 수퍼카트에서 경주용차로 바로 바꿔 타도 문제 없거든요”라고 24세의 알랜 루돌프는 말한다. 그는 라구나 세카에서 수퍼카트와 스타 마쯔다라는 무개 경주용차 두 부문 모두에 출전해 있다.
“하지만 자동차 후원업체가 볼 때 수퍼카트는 소형차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들 눈에 띄려면 마쯔다를 몰 수 밖에 없습니다.”미국에서는 소형차가 일반적으로 장난감으로 무시당하는 반면 유럽과 남미에서는 오랫동안 자동차 경주의 경력을 쌓기 위한 필수 과정 역할을 해 왔다. 수년간 인기를 끈 차종은 고정속 직접구동형 100cc형으로 자동차 경주로보다 훨씬 짧고 굴곡이 많은 카트 전용 트랙에서 경기를 했다.
좀 더 큰 엔진을 단 카트들은 1세대 수퍼카트들로 1969년 유럽에서 선을 보였지만 인기는 곧 시들해졌다. 그러다가 15년 전쯤 속도에 갈증을 느낀 기업형 카터 선수들이 남캘리포니아에서 오토바이 엔진과 변속기들을 카트 차축에 장착하기 시작했다. 이 125cc짜리 변속형 카트들이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경주용 자동차들은 성능 개선의 압박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2기통 250cc 변속형 카트는 카트 전용 트랙에서 운전하기에는 출력이 너무 컸다.

변속형 카트 공식규격 제정
다소 무모하긴 했지만 길이가 더 긴 일반 스포츠카용 경기장에서 운전해 본 결과 이전보다 높은 속도가 나자 카트의 현재 차축이 안고 있는 문제점들이 명확히 드러났다. 짧은 차축 거리 때문에 차체가 대각선 방향으로 뒤틀리고 차의 폭 때문에 저항이 증가했다. 결국 스위스에 있는 국제 카트 경주 위원회에서 일반 자동차 경주로용으로 설계된 250cc 변속형 카트의 공식 규격을 제정함으로써 현대식 수퍼카트가 탄생했다.

고속 급회전시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수퍼카트의 차축 거리는 기존 카트에 비해 길어졌고, 더욱 튼튼해진 차축에 알맞게 차체 중량도 증가했으며, 직선 주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차의 폭도 좁아졌다.
여러 면에서 수퍼카트는 축소판 자동차나 다름없다. 한 가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면 수퍼카트에는 충격을 줄이거나 완화해 줄 스프링이 없다는 것이다. 대신 차축이 서스펜션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경주용차들이 차축의 휨을 최소화하기 위해 탄소섬유 몸체로 제작되는 반면 카트 프레임은 아직도 기존 방식대로 철제 몸통에 용접해서 제작된다.
어느 정도 차축의 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차체와 마찬가지로 경기중 운전자의 유연성도 요구된다.

“수퍼카드를 운전하면 마치 차와 일체가 된 듯한 느낌이 들어 짜릿합니다”라고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전직 카레이서였던 36세의 제이알 오스본이 말한다.
그는 덴버의 자기 집에서 라구아나 세카까지 26시간을 논스톱으로 운전했었다. “카트가 자동차보다 훨씬 격렬하고 거칠다는 게 흠이죠”라며 그는 엄청난 G 하중과 잇몽이 덜그덕거리는 진동에 관해 언급한다.

“경주로가 거칠면 앞도 제대로 못 볼 겁니다.”일반 자동차와 수퍼카트의 또 다른 큰 차이점은 엔진이다. 거리의 거의 모든 자동차들에서 볼 수 있는 4기통 엔진 기술은 대부분 느린 속도의 카트에 사용된다. 인기있는 장치는 2기통 엔진이다. 귀에 거슬리게 윙윙거리고 지독한 냄새에 연기를 뿜어대는 이 엔진은 잔디깎기와 기계톱, 산악용 오토바이나 무선조종 모형 비행기에 동력을 제공한다. 다량의 오염물질이 방출되는 2기통 엔진은 연료 소비도 많는 데다 별로 오래가지도 못한다. 하지만 맹렬한 속도로 달린다.

흡기·배기밸브 없는 2행정기관
일례로 로손의 야마하 TZ250은 250cc엔진으로 90마력을 낸다. 이는 리터당 360마력에 해당한다. 명차 코벳은 이보다 약해 6리터당 350마력을 낸다. 제프 고든의 넥스텔 컵 우승차조차도 출력이 리터당 130마력 정도에 불과하다. 빵 상자만한 케이스에 야마하 엔진을 끼워 넣은 로손의 수퍼카트는 중량대비 출력비에서 67만 달러짜리 페라리 엔조를 제외한 전세계 어느 자동차보다도 우수하다.

2기통 엔진은 동작상 간소함을 추구한다. 4기통 엔진의 실린더는 크랭크축이 2회전 해야 4행정이 완료된다. 첫 2행정에서 흡입과 압축이 한 싸이클을 이루고 연소와 배기가 또 다른 싸이클을 이루면서 크랭크가 1회전 할 때마다 각 실린더가 출력을 발생시킨다. 2행정 기관은 흡입 및 배기 밸브가 없기 때문에 복잡하고 약한 밸브 기구를 작동시킬 캠축이 필요없다. 최고 성능의 수퍼카트들은 250cc 2기통 쌍둥이 실린더로 작동되는데, 이들 중 일부는 엔진 회전속도가 1천300rpm을 넘는다.

일반적으로 추가 제트 기화기를 달아 초고성능을 내는 데 반해 저속 카트에는 배기구가 있어서 소음을 줄인다. 배기관의 모양은 특수한 형태로 제작되는데, 전문용어로 이를 팽창실이라고 한다. “큰 기화기를 달수록 압축률이 높아지지만 출력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발생합니다”라고 오랫동안 엔진 제작을 해 온 웨인의 아버지 샌디 레이니가 말한다.

뒷날개로 차체 균형 맞춘다
수퍼카트는 잘 달리기도 하지만 앞뒤의 디스크 브레이크 덕분에 제동력도 좋다. 프란켈은 차체 중량을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 계열 금속 혼합물로 로손 수퍼카트의 축차를 제작했는데, 이를 통해 광폭 타이어에 큰 기계식 제동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공기역학상으로 운전자가 허공에 큰 구멍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수퍼카트는 다소 원시적이다.

차체를 완전히 감싸듯 만들 수도 있지만 이미 일부 선수들이 이런 시도를 해 본 결과 “차축이 너무 힘을 받아 문제가 있었다”라고 폴 오웬스는 말한다.
그래도 수퍼카트는 공기 조절에 아주 민감하다. 일반적으로 카트의 앞부분을 조정해 탑승 높이를 낮춤으로써 뒷날개의 각도를 조절, 차체의 균형을 맞춘다.
좋은 수퍼카트는 1만5천달러 정도 한다. 현존하는 모든 옵션을 포함해도 3만달러면 된다. 분명 싼 가격은 아니지만 모터스포츠 기준으로 보면 헐값에 불과하다.

“이렇게 말하긴 싫지만 사실 자존심과 관련된 문제죠”라고 현재 아메리칸 에어라인 보잉 767기 조종사인 47세의 랜디 테일러가 말한다. 그 역시 카레이서였다가 수퍼카트광이 되었다.

“만약 모두 자존심 따위에 신경쓰지 않는다면 모두가 수퍼카트를 운전하게 될 겁니다.” 일요일 아침 49대의 수퍼카트들이 트랙에 늘어서서 경기 준비를 위해 경기장을 돌며 길고 화려한 색상의 뱀 같은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전날 있은 예비 경기에서 승리한 덕분에 제일 앞줄 안쪽 열에서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초록색 깃발을 보고 가속 페달을 밟자 야마하 엔진이 툴툴거리며 카트가 멈춰버린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연료관이 느슨해져 가솔린이 새어 버렸기 때문이었다. 125cc 변속 카트 베테랑인 화이트는 선두로 튀어 나가며 모두를 놀라게 하더니 로손, 오웬스와 함께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인다.
그러다가 오웬스가 대담하게 두 명의 경쟁자를 스치고 지나며 앞서 나가고 화이트는 엔진이 꺼지며 뒤로 쳐진다. 오웬스는 또 한 번 변속기가 고장났는데도 선두를 유지한다. 로손은 연료 페달을 밟을 때마다 엔진이 멈칫거리면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그는 가속과 최고 속도를 담당하는 조절판을 수평으로 한 채 코너에서 질주하며 뒤쳐진 걸 만회하려 한다. 레이서들은 1/10 단위로 속도를 조절하는데, 9/10는 공격적인 경주 속도이고 10/10은 죽음을 각오한 속도이다. 오웬스와 함께 주변의 차들을 스치고 지나가는 로손은 11/10의 속도를 내고 있었다. 어느 순간 영국 친구와 나란해지지만 오웬스가 악착같이 달라붙자 로손은 앞지르지를 못한다.

17초 차이로 우승
두 바퀴를 남겨놓고 로손의 카트가 연료가 떨어지면서 굴러가다가 직선 코스 앞부분에 가 멈춘다. 이즈음 파야트는 2등이었지만 선두에 도전하기에는 너무 뒤떨어져 있었다. 오웬스는 17초 차로 우승을 했다. 대기소로 돌아온 그는 영웅처럼 환호를 받는다. 그의 아버지가 축하차 영국에서 전화를 건 형과 통화를 하라고 휴대폰을 건넨다. 오웬스는 경기가 만족스러웠다고 발표한다. “에디 로손은 패배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까지는 말이죠”라고 그가 말한다.

로손의 피트에서는 놀랍게도 즐거운 분위기다. 레이니는 치열한 접전에서 4위를 한 후 만족해하고 있다.
로손도 결과는 실망스러웠지만 기록에는 흡족해하고 있다. “광폭 조절판을 달았더라면 오웬스를 따라잡을 수 있었을 겁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결국 이번주 내내 우리가 가장 빨랐습니다. 우리 숙모가 남자라면 수퍼카트광이 될 겁니다.”오웬스가 오늘 하루 승리를 했을지 몰라도 로손이 최고임은 분명하다. 재미삼아 이곳을 찾는 그에게 일상 삶에서 라구나 세카에서의 수퍼카트 경기만한 즐거움은 없다. “직접 해 보세요. 그러면 제 말이 무슨 얘기인지 아실 겁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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