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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300km 전국 3시간대 주파

시속 300㎞의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고속철도가 국내에 도입, 이달 1일부터 본격적인 운행에 들어간다. KTX(Korea Train eXpress)의 개통으로 우리나라는 프랑스, 일본,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과 함께 세계에서 5번째로 고속철도를 보유한 국가가 되었고, 빠른 속도를 통한 시간단축으로 전국을 3시간 대 생활권으로 연결시켜 경제ㆍ사회ㆍ문화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순수국내기술로 제작된 한국형 고속전철(HSR350x)도 오는 2007년 부터 국내에 첫 선을 보일예정이다.. 빠르고, 안전하고, 편안하며, 친환경적이고, 첨단 기술의 집약체로서 차세대를 대표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고속철도의 기술적인 특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KTX의 기술적 비밀
KTX에는 선진국에서도 부러워할 만한 많은 신기술들이 적용됐다. 3중 제동시스템·관절형 대차 연결 시스템 등 몇몇 기술은 미래형 고속철도를 선도하는 첨단기술로 각광받고 있다.시속 300㎞의 무한 질주에도 불구하고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을 만큼 편안한 승차감을 자랑하는 KTX를 이렇게 빨리 달릴 수 있게 하는 힘의 원천은 12개의1,130kw짜리 견인 전동기이다. 12개를 합하면 13,560kw, 마력으로는 약 1만8천200마력이 된다. 즉 말 1만8천200 마리가 고속열차를 끌고 달리는 힘을 낼 수 있는 것이다.

전용 선로는 차량의 무게를 안전하게 떠 받칠 수 있도록 콘크리트가 레일을 잡아주는 PC(Pre-stress Concrete)침목으로 만들어졌다. 레일은 특수용접으로 300m짜리 장대레일을 만들어 이들을 모두 용접해 전구간이 하나의 레일로 만들어져 있어 300km의 속도에도 덜컹거림이 없이 쾌적한 운행이 가능하다. 열차는 1편성(1대)당 동력차 2량(칸), 동력객차 2량, 객차 16량 등 총 20량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차량 길이387.9m이고 총중량은 771.2톤(승객 탑승 기준)이다. 차량 내 좌석의 경우 특실은 1열당 3석으로 127석이고, 일반실은 1열당 4석으로 808석으로서 총좌석은 1편성당 935석이며, 간이좌석도 1편성당 30석이 별도로 설치되어 있다. 편의시설로는 비디오, 오디오 시스템이 있으며 인터콤, 객실 내 여객정보 설비 등도 갖춰져 있다. 이 외에도 식음료 제공을 위해 캔 자판기가 1편성당 10대, 스넥 자판기가 3대가 구비되어 있다.

열차의 양쪽 머리 부분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하여 유선형의 상어 모양을 본 따 설계됐고 한국적인 특징까지 가미한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됐다.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 차 밑의 각종 기기들까지도 모두 커버로 감싸 공기저항을 줄였고, 차량과 차량을 연결하는 틈새, 유리창과 차체표면 간의 작은 턱까지도 최소화하였고 차체 표면도 매끄럽게 처리됐다.기존의 열차는 차량마다 두 개의 대차(차량을 떠받치고 있는 구동장치)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KTX는 객차와 객차 사이에 한 개의 대차만을 사용한 소위 관절형 대차를 사용하고 있다. 관절형 대차는 마치 사람 관절처럼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원리로 제작되어 가볍고 소음이 적으며 안락한 승차감을 유지 할 수 있다.

또한 열차가 탈선한다고 해도 바퀴 전체가 하나의 쇳덩어리로 된 일체형구조로 되어있어, 웬만한 충격에는 파손되지 않고 강력한 제동(브레이크) 성능을 가진 회생제동 방식을 추가한 3중 제동 시스템을 채택, 안전한 정지가 가능하다.차량의 선두부에 허니컴(벌집) 모양의 충격흡수장치를 설치하여 300km/h 주행시 700kg 물체와 직접 충돌할 경우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탈선 및 주행 안정성을 추구하였다.일반열차는 레일의 이음매 부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으로 불편을 주지만 고속철도 레일은 이음매가 없어 빠른 속도에도 불구하고 소음과 진동이 적다. 고속철도 레일은 특수용접으로 300m짜리 긴 레일을 만들고 특수화차로 현장에 옮겨 다시 300m 사이를 용접하여 만들어져 있다.

또한 일반철도차량과 달리 바퀴가 객차 아래가 아닌 객차와 객차 사이에 있기 때문에 바퀴로 인한 소음과 진동이 훨씬 덜 하다. 그리고 일반열차와는 달리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소음발생이 적다. KTX는 에너지 효율성이 자동차의 2배, 항공기의 4배 가량 높고,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므로 환경오염이 거의 없으며 일산화탄소와 분진이 상당 부분 줄어들어 대기오염 감소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KTX는 시속 300km 이상으로 질주하기 때문에 기관사가 주변상황을 육안으로 식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열차내에는 기관사를 뒷받침할 각종 첨단 장치들이 즐비하다. 자동 열차제어 장치와 중앙첨단 컴퓨터 시스템이 자동으로 열차의 고장을 알아내 주행 속도를 지시하고, 열차간 간격 조정과 위험한 순간에 자동으로 열차를 정지 시킨다.

또 선로변의 기상 상태를 기관사에게 알려 주는 기후감시 장치, 선로변의 장애물을 찾아 알려주는 장애물 검지 장치, 열차에 이상 물체가 다가오는 것을 알려주는 끌림 검지 장치 등도 장착돼 있으며, 이밖에도 차축 발열장치·기관사졸음방지장치·각종 고장탐지장치 등 자기 진단장치를 갖추고 있다. 또한, 공기조화장치는 객실내 기밀유지와 냉난방을 최적상태로 유지시켜 주며 열차가 터널을 지날 때 환기구를 자동으로 여닫아 급격한 공기흐름으로 귀가 멍해지는 현상을 방지해 주는 첨단 장치를 탑재하고 있다.

2007년 한국형 고속전철
최고시속 350km를 달릴 수 있는 한국형 고속전철은 KTX와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국내 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세계에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미래형 고속전철시스템이다. 한국형 고속전철의 특징은 디자인에서부터 주요 핵심장치까지 순수 국내 기술진에 의한 설계 및 자체개발을 통해 92%의 국산화율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열차의 주행성능, 안정성, 진동특성 및 승차감 등을 평가할 수 있도록 주요부위 400여 곳에 전자감지기를 설치, 열차 주행중의 성능을 종합적으로 수집, 분석하는 컴퓨터 계측시스템을 개발·설치하였다.



독자적인 모습의 유선형 열차 선두형상과 강철대신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하여 경량화시킨 차체, 세계 3번째로 독자 개발한 1,100kW급 고출력 유도전동기, 최신 전력반도체 소자를 적용하여 제어가 용이한 추진제어시스템(주변 압기·주전력 변환장치·견인전동기: 자동차의 엔진에 해당) 등 고속열차의 중요한 핵심 부품들을 로템과 현대중공업이 공동으로 자체 제작했다. 200km/h 이상 고속주행시 발생하는 공기저항과 소음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첨단 공기역학 컴퓨터 해석프로그램을 활용하여 동력차 앞부분의 코 부분에서부터 지붕까지 단일곡선을 유지하도록 설계·제작하였고, 대차에 커버를 씌워 공기저항을 줄이고(항력계수 기준 약 6.6% 향상) 소음감소 효과를 더했다.

안전운행을 위하여 운전자의 피로를 최소화하고 작업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운전실 공간과 운전석 디자인, 그리고 최근 개발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하여 기기의 단순화 및 인간공학적인 기기배치를 실현했다. 또한 승객의 보호를 위하여 충돌을 고려한 안전설계를 바탕으로 운전실 앞부분에 에너지 흡수구조를 개선하여 최대 6MJ의 에너지를 흡수하도록 안전성을 높였다. 견인전동기는 1.1MW급 유도전동기를 독일, 프랑스에 이어 세계 3번째로 개발함으로써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주변압기는 고속철도 차량에 탑재되어 고속열차에 필요한 모든 전력을 공급하는 장치로서, KTX에 비하여 용량은 약 20% 가량 증가한 반면 무게는 약 15% 감소됐다. 열차의 속도와 가속도를 제어하는 주전력 변화장치는 2.5MW급 대용량 기기로는 세계 최초로 가장 진보된 전력용 반도체소자인 IGCT(Integrated Gate Commutated Thyristor) 소자를 이용하여 고조파(전기적 간섭 유발전파)를 기존철도(전기기관차 기준)에 비하여 약 49% 감소시켜, 효율과 제어성능을 향상 시켰다.

생활패턴의 획기적 변화
고속철 개통으로 서울∼부산간 여객수송능력은 하루 18만명에서 52만명으로 3.4배 증가하고, 기존철도의 화물수송능력은 기존철도 여객이 고속철도로 전환됨에 따라 7.7배 증가하게 된다. 반면, 고속도로 이용객도 고속철도를 이용하게 됨으로써 고속도로 이용 승용차가 감소하게 된다. 고속철도의 건설로 시간비용 및 운행비가 절감되는 등 연간 2조 4천억원(2001년 기준)의 사회경제적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철도의 개통으로 서울에서 대전까지 49분, 부산까지는 2시간 40분이면 갈 수 있다. 이후 2010년 2단계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모든 구간이 고속신선으로 연결 되어 서울에서 부산까지 1시간 56분이면 충분하다.

이에 따라 이른바 ‘脫 서울’을 꿈꾸는 고속철도 통근족이 대거 등장하고 서울 집값의 절반 가격으로 고속철도 정차역 주변에 내집 마련 붐이 일어 신주거지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수도권과 지방도시의 지역간 연결이 빨라짐에 따라 수도권에 집중된 정보의 흐름이 지방으로 빠르게 전달돼 지역간 정보격차가 해소되는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개발 파급효과 기대
고속철도 도입을 통해 선진국으로부터 이전 받은 핵심기술은 소재산업, 자동화산업, 정보산업, 항공우주산업 등 미래산업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고속철도에 활용되는 컴퓨터 자동제어 및 자기진단 기술은 산업기기 자동화와 산업용 로봇, 주문형 반도체산업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고속철도 시스템 기술을 통해서는 일반철도, 지하철 및 경전철 등 대중, 대량 교통 수단의 종합설계 및 운영능력이 향상되고, 공기 역학 기술은 항공기, 자동차, 유도 미사일 등 고속으로 이동하는 물체의 형상 설계에 활용될 수 있으며 관련 기술 수출도 예상된다.한국형 고속전철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면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 고속철도 건설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술기반을 구축하는 등 우리 나라의 철도산업계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국내철도의 선진화와 고속화를 가능하게 하고 남북철도연계와 대륙철도 연결에 대비한 국내 철도산업과 관련 산업전반에 광범위한 기술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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