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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핵관통탄 제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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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핵관통탄 제작 논란
벙커 폭파용의 신형 핵폭탄을 제작하겠다는 국방부 측의 계획이 학계로부터 회의적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적국에 산재한 수백 개의 지하 벙커가 무기고, 사령본부는 물론 타도 대상인 당해국 지도자의 은신처 구실을 한다고 한다. 지하 수백 피트 아래에 뚫어놓은 이들 은신처는 대부분 재래식 무기로는 공격이 불가능하다.

이에 대한 국방부의 해법은 다음과 같다. 20피트 두께의 암반층을 뚫을 수 있으며 진도 7의 지진과 맞먹는 충격파를 생성할 수 있는 초박형 폭탄을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이 폭탄의 이름은 일명 지하핵관통탄(Robust Nuclear Earth Penetrator, RNEP)이다.

오는 가을 의회에서는 RNEP의 실현 가능성 검증을 위한 연구비 명목으로 850만 달러의 책정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학술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 NAS) 측의 최근 보고서는 이러한 개발 계획 달성에 결정적인 제동을 걸었다. 미국학술원은 정부 지원으로 운영되는 학술자문기구이다. 지난 5월에 발간된 총 150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다음과 같이 부정적 입장에서 결론을 맺었다.

즉 “벙커용 폭탄(bunker buster)”이 재래식 무기보다 성능 면에서는 앞서겠지만 상당수의 표적을 놓칠 가능성이 있으며 민간인 사상자를 100만 명 이상 발생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이다. 모든 점을 고려해볼 때 지하관통탄의 제작은 어려운 일이다.

현재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벙커용 핵폭탄은 300킬로톤급 B61로 암반을 관통하진 못한다. NAS에 의하면 암반형 지형에 지하 깊숙이 매설된 목표물을 폭파하기 위해서는 1메가톤급 이상의 폭탄이 필요하다고 한다.

1메가톤이라면 히로시마에 투하된 폭탄의 80배에 달하는 위력이다. 뿐만 아니라 지상에서의 폭발로 인한 낙진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지하 수천 피트 깊이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는 RNEP여야만 한다. NAS가 상정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 B83의 개조
국방부에서는 열핵중력폭탄인 B83을 벙커용 핵폭탄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이는 1970년 체결된 핵 확산 금지 조약에서 새로운 핵무기 제조를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1.2메가톤급의 B83은 미국에서 보유한 탄두 중 가장 크다. 여기에 암반을 뚫을 날카로운 코와 충격 발생 시 탄두를 보호해줄 충격 완화용 층을 재장착할 예정이다.

▲ 핵폭탄을 이용한 벙커 폭파 4단계
1 고도 4만 피트 높이에서 비행하는 B-2 폭격기가 1.2메가톤급 탄두를 탑재한 개조형 핵무기 B83을 투하한다. B83은 지상 목표물을 향해 초당 2천 피트 속도로 날아간다.

2 대상 토양이 강화암으로 구성됐다는 가정 하에서 핵무기는 1/10000초 내에 지하 20피트 깊이까지 관통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표 깊이에 도달하는 순간 탄두에 장착된 레이더 센서가 핵을 폭발시킨다. 이때 TNT 100만여 톤이 방출하는 만큼의 에너지가 분출된다.

3 폭발로 인해 지표면에 1,200피트 너비의 구멍이 생기며 초당 1,116피트의 속도로 지하를 관통하는 충격파가 생성된다. 이 충격파 때문에 지하 1,000피트 깊이 내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파괴될 것이다. 이보다 깊은 곳에 위치한 벙커라면 이러한 충격을 이겨낼 수도 있다.

4 미국학술원에서는 이 폭발로 인해 공중 15마일 높이까지 방사능 물질이 솟아오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상자의 총 인원수는 상황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기상, 풍속, 폭발지점과 도시, 마을의 인접성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유해한 바람이 불어온다
방사능 낙진이 어디로, 얼마나 멀리 날아갈지는 날씨나 바람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북한에서 1.2메가톤급 폭탄이 폭발할 경우 방사능 물질이 도쿄까지 날아가는 데에는 평균 하루 정도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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