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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선정 10대 과학자

명예나 찬사를 기대하거나 본인의 이름을 딴 운동화들이 나오기를 바라면서 과학자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우리 파퓰러사이언스 편집자들은 과학자들이야말로 진정한 이 시대의 유명인사들이라고 믿는다. 이들 덕분에 우리 삶의 질이 향상되고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

본지는 4년째 힘겨운 조사를 통해 가장 왕성한 연구 활동으로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과학자들을 북미 전역의 연구기관들에서 찾아냈다. 본지는 여러 대학의 단과대학장들과 과학적 기여로 수상을 한 기관들, 그리고 저명한 정기간행물 편집자들로부터 후보자 추천을 받아 각 전문 분야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사람들을 찾았다.

올해 10인의 과학자상 수상자들은 블랙홀의 성질, 인간의 세포가 주변 환경을 감지하도록 하는 메카니즘, 심해 화산에 살고 있는 생물, 독거미들의 기묘한 짝짓기 의식 등을 연구했다. 본지는 이 과학자들에 대한 별점 평가 결과를 기준으로 선정했는데, 직접 만나보니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독자 여러분도 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

위스콘신-메디슨 대학교
에이미 바저


그녀는 우주의 초기 상태를 파악하려고 블랙홀을 연구한다.

여러분이 맨눈으로 별을 볼 수 있다고 해도 에이미 바저는 그런 데 관심이 없다. 그녀의 관심사는 멀리 떨어진 채 아무것에도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도구들이다.

1990년대 중반까지 과학자들은 자신들이 우주의 역사를 대부분 파악했다고 생각했다. 초기 우주에는 퀘이서라는 매우 밝은 소수의 물체들이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었는데, 퀘이서의 중심부에는 태양보다 질량이 수십억 배 큰 블랙홀들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 “거대 질량의” 블랙홀들은 주변의 먼지와 가스들을 빨아들여 가열해서는 온갖 파장의 빛들을 방출하게 했다. 측정 결과 블랙홀의 활동은 빅뱅이 발생한지 30억년 후인 110억년 전 경에 극에 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결론들은 주로 가시광선을 토대로 한 것들이다. 바저는 과학자들 중에서 처음으로 여러 망원경들로부터 수집된 자료를 결합해 여러 가지 파장의 빛을 모니터한다. 하와이 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직후 그녀는 극적외선 카메라인 스쿠바(SCUBA)로 연구할 시간을 얻어 이전까지 알려져 있지 않던 퀘이서 무리를 발견했다. 그런 다음 34세의 바저는 팀을 구성해 NASA의 궤도 선회 찬드라 엑스선 망원경으로 하늘의 특정 부분을 조사했다. 엑스선으로만 먼지에 싸인 블랙홀들을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팀은 자신들이 발견한 물체들을 눈에 보이는 은하와 비교하면서 거리 측정의 도구인 적색편이를 추출해냈다. 적색편이가 낮을수록 블랙홀이 보다 최근에 활동한 것이다. “전 적색편이 평균치가 놀라울 정도로 낮다는 걸 문득 깨닫고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궁금해졌어요.’라고 바저가 회상한다.

그녀는 비교적 가까운 은하계에 활동중인 블랙홀이 많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이것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블랙홀의 활동이 훨씬 최근에 왕성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 발견된 블랙홀들은 퀘이서보다 약하지만 이들이 내는 빛을 합하면 이전의 블랙홀들을 능가한다.

스탠포드 대학교
세바스찬 스런


그는 자동 운전하는 똑똑한 자동차를 제작중이다.
언젠가는 모두가 그렇게 여행할 지도 모른다.


세바스찬 스런은 운전자가 없는 그의 폭스바겐 SUV가 길에서 벗어나 15미터가 넘는 절벽으로 향하고 있는데도 도로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대신 그는 뒷좌석에 앉아 펜티엄 프로세서 7개로 구성된 자동차의 뇌를 추적하는 노트북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 보고 있다. 자동차가 갑자기 왼쪽으로 쏠린다고 느낀 그가 고개를 들어 눈앞을 가리는 전선들을 한쪽으로 치우자 차가 델마와 루이스에서처럼 절벽으로 돌진하고 있음을 알아채게 된다.

38세의 스런은 스탠포드 대학교 인공지능 연구소 소장으로 세계 최초의 완전 자동 주행 자동차가 되길 바라는 이 차를 실제 도로에서 시험중이다. 레이저와 레이더, 카메라와 GPS, 그리고 가장 중요한 스런이 개발한 혁신적인 도로 파악 및 장애물 인식 소프트웨어를 갖춘 이 차는 10월 8일 사우스웨스턴 사막에서 열릴 제 2회 DARPA 그랜드 챌린지 로봇 자동차 경주 대회에 출전한다. 하지만 스런의 동기는 200만 달러의 상금이 아니다. 확고한 낙천주의자인 그는 미국의 고속도로 위로 인간보다 운전 솜씨가 뛰어나 치명적인 사고 유발도 적은 로봇 차들이 달리는 미래를 꿈꾼다.

낙천적인 게 때론 큰 도움이 된다. 작년 대회에서 가장 잘 달린 자동차가 고작 175마일 코스 중 7.4마일을 달리는 데 그쳤다. 연산 성능은 대단히 향상됐지만 로봇의 지능 발달은 더디다. 모형 로봇은 복잡한 실제 세계를 흉내내지 못하고, 반응성 로봇은 미리 계획을 세우는 능력이 없다. 스런은 확률 로봇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했다. 그는 입력되는 자료가 옳을 확률에 따라 반응을 조절하도록 로봇을 프로그래밍한다.

작년 DARPA 대회에서 로봇 센서가 잘못된 정조를 제공해 굴러다니는 덤불을 바위로 착각해 도로 중간에 멈춰 서버리는 등 다양한 오작동이 발생했었다. 스런의 자동차는 위에서 말한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소프트웨어가 스스로 오류율이 높다고 판단한 GPS 자료를 무시한 채 보다 정확한 레이저 판독 결과에 따라 반응했기 때문이었다. 만약 자동차가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했더라면 스런이나 동료는 핸들 옆에 있는 커다란 빨간 버튼 두 개를 눌러 인공지능 기능을 해제했을 것이다.

카네기 멜론 대학교
더그 제임스


그의 탁월한 프로그래밍으로 가장 빠르고, 가장 정확한 충돌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졌다.


플라스틱 정원 의자들이 쏟아져 내린다. 말들과 코끼리들이 체스 말들 사이로 질주한다. 물고기 떼가 교량을 들이받는다. 수개월이 아니라 몇 시간만에 완성되는 이런 애니메이션들은 더그 제임스의 초현실적 수작업품이다. “제가 하는 일들에는 모두 값싼 충돌들이 들어 있죠,”라고 그가 말한다.

33세인 제임스는 충돌 시뮬레이션을 이전보다 더 빠르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툴을 개발했다. 제임스는 프로그래머들이 현재 한두 개의 오브젝트를 처리하는 시간에 1,000개의 오브젝트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이런 속도로 이전에는 실현이 불가능했던 실시간 가상 수술 같은 새로운 응용 분야가 생겨날 수도 있다. 영화나 컴퓨터 게임에서 자연스럽게 보이고 들리는 애니메이션화된 전투처럼 보다 사실적인 특수 효과가 가능해질 수도 있다.

제임스가 2002년 충돌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을 때 유연한 오브젝트를 시뮬레이션하는 알고리즘은 끔찍할 정도로 까다로웠다. 하지만 제임스는 충돌의 물리적 특성이 비교적 단순하다는 것을 알아챘다. 사실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오브젝트 전체를 모델링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일을 더 쉽게 하는 방법이 있을 거야.” 그는 이런 직감을 믿고 적절한 수학 공식들을 이용해 접촉하는 부위만 상세한 계산이 필요하도록 충돌하는 유연한 오브젝트들을 묘사했다. 기존의 방법으로는 3,600개의 정원 의자들이 무너지는 것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두 달이 걸렸다. 제임스는 이것을 10시간만에 완성했다.

그는 보다 격렬한 충돌과 동물처럼 복잡한 오브젝트들간에 발생하는 충돌을 시뮬레이션해보고 싶어한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
나탄 울페


그는 열대 아프리카를 샅샅이 뒤져 최신 질병이 인간에게 옮기기 전에 찾아낸다.


신종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대부분 연구실에서 근무한다. 나탄 울페는 후미진 카메룬에서 사냥꾼들과 친구가 되어 이들이 잡는 사냥감의 혈액 샘플을 채집해 여과지 조각에 바르고 본인들의 혈액도 제공해 주도록 설득했다. 사냥꾼들이 질병에 노출되는 과정을 알기 위해 그는 가끔 이들과 함께 하루종일 숲속 길을 걷거나 개울들을 건너면서 정글에서 야생 동물을 추적하는 데 따라 다닌다. “이들은 동작이 빨라서 따라 잡기가 어렵죠.”라고 그가 말한다.

울페는 우간다에서 대학원생이었을 때 침팬지들이 먹이를 찾기 위해 원숭이들을 따라다니는 걸 보고는 사냥꾼들이 바이러스의 발원지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깨달았다. 침팬지들은 부상이나 소화를 통해 먹이의 혈액에 노출되었다.

전염성 HIV의 원조격인 침팬지의 SIV가 두 원숭이 바이러스의 잡종인 이유는 이런 점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HIV나 에볼라 같은 인체 바이러스는 인간과 동물간의 접촉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울페는 아프리카의 사냥꾼들이 매번 칼질 도중 베어서 상처가 나게 되어 본의 아니게 새로운 바이러스를 발생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를 알아보기 위해 그와 그의 팀은 카메룬의 후미진 도로들을 차량과 도보로 돌아다니면서 사냥꾼과 사냥감들로부터 혈액을 채취했다. 사냥꾼 혈액 샘플로부터 추출한 바이러스성 DNA를 실험실에서 분석한 결과 그의 가설이 입증되었다. 다양한 비인체성 바이러스들이 존재했는데, 이중에는 HIV와 같은 군에서는 이전에 발견된 적이 없는 바이러스들도 많았다. 이들 중 하나인 HTLV-3는 인간 외의 영장류에서 이미 알려진 바이러스가 있는데, 울페와 그의 팀은 또다른 HTLV-4도 아마 유사한 바이러스가 존재할 거라고 생각한다.

35세의 울페는 사냥꾼의 감염율과 다른 사람들의 감염율을 비교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주민들의 체액을 분석해 원시적인 사냥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질병 전염의 위험을 보다 정확히 측정할 계획이다. 그는 카메룬에 AIDS 백신 실험용 진료소도 건립중이다.

보울더 소재 콜로라도 대학교
알렉시스 템플턴


그녀는 뜨거운 해저 화산을 탐사해 금속을 먹어치우는 기묘한 박테리아를 연구한다.


알렉시스는 냉장고 문을 닫고 50도짜리 코쿤에 몸을 가둔 채 스티로폼 쿨러에서 시험관을 빼든다. “자세히 보세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그녀가 시험관을 빛에 대고 들어올리자 녹슨 못 색깔의 알갱이 몇 개가 시야에 들어온다. “이 박테리아는 철을 산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미생물에 불과하긴 하지만 템플턴의 연구실에 있는 생물들은 몹시 거칠다. 이들은 펄펄 끓는 해저 화산의 분기공처럼 한때 새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곳에서 번식한다. 불굴의 기회주의자인 이 박테리아들은 탄소 대신 철분과 현무암에서 에너지를 추출한다. 34세인 템플턴은 하와이 근처에서 해저 화산을 조사하던 중 이 박테리아들이 해저에서 하는 역할을 처음으로 살펴보게 되었다. 화산에서 채집한 광물 표본에서 나온 특이한 화학적 성분을 본 그녀는 생물에게서 나온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흥미를 느낀 그녀는 박테리아가 주변의 지질과 화학 성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하고 이들의 활동이 중요한 해저의 먹이사슬 유지에 도움이 되는지를 알아보기로 결심했다. “전 이 박테리아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어떻게 뽑아내고 이런 과정이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내고 싶어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템플턴은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폭 1.5미터짜리 잠수정에 대여섯 명의 동료들과 함께 탄 채 해저 1마일 지점까지 내려가곤 한다. “공간이 좁아 몸을 잔뜩 웅크려야 합니다.”라고 그녀가 말한다. “밖은 주황색 녹물로 온통 덮여 있어요.” 이곳 심해의 생물은 대부분 응고된 용암으로 연명하는데, 이것은 화산 유리라는 철과 망간이 풍부한 복합물이다. 유리 표본들에 엑스선을 쏘여 되돌아오는 에너지 특성을 파악해 템플턴은 어던 박테리아가 존재하고 이들의 신진대사로 유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한다. 그녀는 현재까지 40종이 넘는 새로운 금속 및 광물 의존성 박테리아들을 발견했다. 작년에 그녀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주어지는 로잘린드 프랭클린상을 처음 수상했다.

템플턴은 생물의 서식 지역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고 싶어한다. 그녀는 현재 지상에 머무른 채 외계에서나 볼만한 생명체들을 연구하고 있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
호프 자렌


그녀는 오래된 나무들로부터 지구온난화 해소의
비결을 찾아낸다.


호프 자렌은 지퍼락 가방에서 푸석푸석한 담배 색깔의 나무 토막을 꺼낸다. “해변에서 주워 온 난파선 조각 같죠.”라고 그녀가 말한다. 하지만 조심스럽게 쥔 모습을 보니 그렇진 않은 것 같다. 사실 이것은 미국삼나무 같은 메타세쿼이아 나무의 4,500만년 된 귀중한 화석이다. 이 종과 자렌의 연구실에 냉장보관된 다른 종들은 한때 북극에 인접한 지역에서 어떻게 울창한 숲이 퍼져나갈 수 있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36세인 자렌은 이미 식물내의 탄소와 산소, 수소를 정밀조사해 지구의 기후 변화 역사에 관한 비밀을 밝혀내는 전문가로 통한다. 안정 동위 원소 분석이라는 이 기법에 정통한 그녀의 기술 덕분에 에오세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 수 있게 됐는데, 3,600~5,700만년 전에 걸친 이 시기에는 지구의 열파로 표면의 얼음 대부분이 녹아버려 현대에 교훈을 준다. 이 기술로 그녀는 명예도 얻게 된다. 12월에 자렌은 미국 지구물리연맹의 영예로운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해 이 상과 젊은 지구과학자들이 받고 싶어하는 도내스상을 둘 다 받은 네 명 중 유일한 여성 과학자이다.

자렌은 연구를 위해 푸에르토리코의 열대우림에서 북극으로부터 700마일 떨어진 액셀 헤이버그 섬까지 돌아다녔다. 현재 액셀은 빙하로 덮여 있다. 하지만 에오세 동안 이 섬은 에덴 동산과 같아 악어처럼 생긴 짐승들이 기어다니고 메타세쿼이아 나무와 낙엽성 침엽수들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놀랍게도 화석화된 가지와 솔방울, 꽃가루들이 남아 있다. 2003년 자렌은 이런 화석을 분석해 에오세 동안 액셀에서 벌어진 상황이 대기에 습기가 더 많은 때문이었다고 밝혀냈다.

이 발견은 지구온난화에서 수증기의 역할이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현 상황에 특히 적절하다.

자렌은 지구온난화 논쟁을 다른 사람들에게 맡겨버린다. 그녀는 이 숲이 1년에 3개월 동안 햇빛이 없이도 살아남은 또다른 액셀 수수께끼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해저에서 살 수 있었던 고대 인간을 발견하는 것과 같아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프린스턴 대학교
메리엄 미르자카니


그녀는 불가사의한 기하학적
물체들을 묘사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낸다.


메리엄 미르자카니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들 중 하나가 대공황 시대의 미국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도그빌이다. “벽이나 세트 같은 건 없어요. 직접 많은 걸 채워넣어야 하죠.”라고 그녀가 말한다. 메리엄 므르자카니의 영화에 대한 기호는 특이한 기하학적 형태들의 특성을 명확히 규정하는 그녀의 연구 특성을 반영한다.

“마치 큰 숲에 갇힌 채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느낌이 들 때가 가끔 있어요.”라고 그녀가 말한다. “하지만 그러다가 어떻게 해서 언덕 꼭대기에 올라가 모든 걸 좀 더 또렷이 볼 수 있게 되죠. 그럴 때면 정말 흥분되요.”

28세의 메리엄 미르자카니는 이란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때 국제 수학 올림피아드에서 두 차례 수상한 후 그녀는 테헤란에 있는 샤리프 기술 대학교를 다녔다. 1999년 하버드 대학에서 그녀는 많은 수학자들을 괴롭히던 문제와 씨름했다. 즉, 곡선들로 이루어진 모듈라이 공간의 부피를 계산하는 것인데, 이 기학학적 물체의 점들은 각각 서로 다른 쌍곡선 표면을 나타낸다. 일부 쌍곡선 표면들은 도넛이나 아메바처럼 기묘한 모양을 하고 있다.

수학자들은 이러한 형태의 가능한 모든 변종들의 부피를 구하려고 시도해왔다. 메리엄 미르자카니는 이 모양들의 표면에 일련의 고리들을 그려 길이를 계산하는 방식을 이용한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

현재로선 메리엄 미르자카니의 연구를 실용적으로 응용할만한 분야가 거의 없지만 우주가 쌍곡기하학의 원리를 따른다고 밝혀지면 그녀의 연구로 우주의 정확한 모양과 부피를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스카보로우 소재 토론토 대학교
메이디앤 안드레이드


그녀는 복잡한 짝짓기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육식 거미들을 조사한다.


만약 여러분이 호주산 수컷 붉은등 검정거미라면 삶이 보잘 것 없다. 암컷이 짝짓기 후 수컷을 먹어버리는 교미후 섭식 행위를 하는 것은 이 거미들 뿐만이 아니지만 수컷이 자발적으로 몸을 먹이로 내놓는 종은 이 거미가 유일하다. 이 “희생적 공중제비”를 할 때 수컷은 자신의 생식기를 암컷에 삽입한 후 앞쪽으로 “물구나무”를 서서 자기 몸이 암컷의 턱에 매달리게 한다. 수컷이 정자를 옮기는 동안 수컷에 비해 200배나 몸집이 큰 암컷이 수컷의 등을 깨물어 먹는다. 운이 좋으면 이 수컷은 살아남아 또 다시 교미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그냥 죽게 된다.

35세의 생물학자인 메이디앤 안드레이드는 이런 절지동물류 연구를 전문으로 한다. 안드레이드가 북미에서의 검은과부거미만큼이나 맹독성으로 유명한 이 호주산 붉은등 검정거미를 처음 접한 것은 대학원 시절 지도 교수가 그녀에게 퍼스로 가서 이들에 대해 조사하라고 했을 때였다. 붉은등 검정거미는 야행성이기 때문에 그녀는 대부분 새벽 2시에 자전거를 타고 조사 지역들을 돌아다니면서 독거미가 붙은 거미줄로부터 불과 몇 센티미터 떨어진 곳에 얼굴을 들이민 채 몇 시간을 앉아있곤 했다. 부모님들이 딸의 안전을 너무 걱정해서 그녀는 술집들이 문을 닫은 후 이른 새벽 거리를 배회하는 술주정꾼들을 피해다니는 일이 다반사라는 걸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이 엄두도 내기 어려운 혁신적인 과학 분야에서 대학원생에 불과한 그녀는 매우 특이한 발견을 해 저명한 사이언스지에서 발견 내용을 게재했다. 그녀가 발견한 사실은 자살이 자기 유전자를 퍼뜨리는 데 최상의 방법은 아니지만 암컷에게 잡아먹히는 것으로 알려진 수컷 붉은등 검정거미는 사실 짝짓기를 더 오래 해 다른 일반 거미들보다 많은 새끼를 낳게 한다는 것이다.

안드레이드가 좀 더 조사한 결과 이 거미들의 짝짓기 의식은 겉으로 보이는 것 보다 더 복잡하다는 게 밝혀졌다. 암컷이 난폭한 수컷을 짝짓기 전에 미리 먹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수컷은 나름대로 짝짓기 동안 배에 협색증을 일으켜 첫 번째 교미에서 살아남은 후 두 번째 짝짓기를 시도한다. 안드레이드는 현재 붉은등 검정거미의 DNA 목록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실험 대상과 달리 안드레이드와 그녀의 짝인 남편 앤드류 메이슨은 서로 잘 협조한다. 두 사람의 연구실은 인접해 있다. 메이슨은 기생 파리와 늑대거미들의 생물음향학을 연구한다. 붉은등 검정거미 관찰이 애매한 직업적 선택인 듯 싶지만 거미의 일생은 폭넓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짝 선택과 종족 번식은 거의 모든 종물 종에게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교
케빈 에간


탁월한 쥐 복제 기술로 무장한 그는 현재
인간의 질병을 연구중이다.


케빈 에간이 쥐 복제에서 인간 태아 줄기세포 연구로 전환하자 연구 환경이 극도로 열악해졌다. 등록도 안된 전화 번호에 출처가 분명치 않은 자금, 거친 항의자들로부터 신체적 위협을 받을 가능성들이 이 분야에선 일상적이 되어서 그의 연구실은 아무런 표식없는 문 뒤에 숨겨져 있다. 하지만 31세의 에간은 그가 선택한 분야를 둘러싼 정치적 혼란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사실 상당한 가능성이 있어서 그는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까다로운 복제 문제를 해결하는 자신의 능력이 파킨슨병이나 치매, 당뇨병 같은 질병들의 치료에 도움이 되리라는 생각에 차마 외면할 수가 없었다. “지적 호기심 때문에 연구를 해오다가 실제로 사람들을 도울 기회가 있다는 확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에간은 최초의 복제 포유동물인 돌리가 태어난지 몇 개월 후인 1998년 MIT에서 대학원 과정을 시작했다. 그는 복제 기술이 제대로 이해도 되기 전에 까다로운 복제 기술을 본격적으로 익히기 시작했다. “케빈은 사소한 일을 하는 데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알랜 콜맨이 말한다. 그는 돌리 복제 팀의 일원이자 싱가포르 소재 ES 셀 인터내셔널의 CEO이다. 성인의 세포에서 추출한 DNA를 자체 유전 물질이 제거된 난자에 넣은 다음 생명체로 만드는 과정은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며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작업이다. “전 창문도 없는 방에 틀어박혀 현미경을 들러붙은 채 1년간 매일 같은 연구를 했습니다.”라고 에간이 말한다.

작년에 에간은 인체에서 가장 특성화된 세포 종류인 후각 세포 뉴런을 이용해 극히 어려운 복제를 해냈다. 뉴런들에 형광성 단백질로 표시한 후 그는 모든 세포가 초록 형광색을 발하는 쥐들을 만들어냈다. 이를 통해 아무리 특성화된 세포라도 새로 복제될 동물의 주성분으로 재프로그램할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현재 에간은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가 기증한 세포로 인간 태아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이런 태아로부터 얻은 줄기 세포는 그가 이 질병의 세포 메카니즘을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펜실베니아 대학교
존 크로커


그는 현미경에 놓인 세포를 자극하며 무엇이 이들을 작동하게 하는지 알아낸다.


존 크로커는 연구 경력의 대부분을 이 분야에서 무른응집물질로 알려진 “끈적거리고 지저분한 물질”을 쑤셔대며 보냈다. 다소 역겹게 들리겠지만 크로커는 사실 보통 지저분한 물질을 연구하는 게 아니다. 그가 연구하는 대상은 가장 중요한 무른 물질인 생체 세포이다.

특히 크로커는 이 느물거리는 덩어리가 주변 환경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능력을 이해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세포를 화학물질이 든 주머니 정도로 생각합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감각 기관을 갖고 있습니다.” 2000년에 크로커는 그와 다른 사람들이 이 미스테리를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될 측정 기법을 고안해냈다. 이 진전으로 “전 분야에 혁신이 이루어졌습니다”라고 하버드 대학 물리학자인 데이빗 웨이츠가 말한다.

과학자들은 최근에 들어서야 세포들이 어떻게 외부 힘에 반응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자궁의 근육 세포들은 태아가 성장하면서 확장될 때 진통을 유발한다. 중력에 민감한 골격내 골아세포들은 체중이 불어나면 새 뼈를 생성한다. 하지만 세포들은 물리적인 감각을 어떻게 화학적인 신호로 변환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세포의 내부인 세포 골격을 지지하는 복잡한 단백질 틀 내에 비밀이 숨어 있다고 추측한다.

바로 이 분야가 크로커의 연구 대상이다. 그는 생체 세포를 현미경에 넣고 고속 비디오 카메라에 연결한 채 수백 개의 미세한 지방 입자들이 안에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추적한다. 이것은 까다로운 작업이다. 육중한 발자국 소리만 나도 관찰이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포내에서 입자들을 추적하는 것이 세포들을 침해하지 않은 채 스트레스를 받은 세포 골격이 변형되는 과정을 가장 정확하게 지켜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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