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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의 첨병 ‘전투위성’

전쟁터 우주

미래의 우주전쟁은 폭발이 아니라
충돌로 시작될지도 모른다. 4월 15일 지상 450마일 상공에서 DART(자동 랑데뷰 기술 시연)라는 실험용 위성이 추진기에 점화를 해 작동이 중단된 미국 군용 통신 위성에 접근해서는 살짝 부딪쳤다.

하지만 이는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DART는 레이저로 접근 거리를 계산해 통신 위성에 근접한 채 주위를 돌게 되어 있었다. 이 실험은 미래의 위성 서비스에서 핵심적인 요소인 근접 활동을 시연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 대신 DART는 직접 충돌이라는 미래 위성 전쟁의 또다른 방식을 선보였다.

처음 문제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건 이유없이 DART의 가동이 중단되면서부터였다. 처음에 NASA의 지상 통제관들은 통신 위성으로부터 몇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DART의 연료가 떨어진 것으로 짐작했다. 하지만 5일 후 공군 추적 장치가 표적 위성을 더 높은 새 궤도에서 발견해내자 DART가 이 위성과 충돌했음이 명확해졌다. 궤도 선회 위성 보수용 신기술을 선보이려던 이 실험은 비참하게 끝이 났다. 하지만 적의 위성을 쓸모없는 궤도로 몰아 넣어 무력화시키는 단순하지만 효과가 뛰어난 우주 전투 전술을 우연하게 시연해 보여줌으로써 이 실험은 놀랄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국방성에서 DART 자료를 신중하게 검토할까? 그럴 가능성이 높다. 우주 정복은 늘 두 가지 목적, 즉 과학기술의 진보와 군사적 우위 선점을 위해 진행되어 왔다. NASA와 미 공군이 과학과 군사 프로그램간에 기술을 일상적으로 교환한다는점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DART가 보여주었듯 미국이 태양계에서 더 멀리까지 탐사하려고 구상한 모든 장치들은 DART의 자동 랑데뷰 기술로부터 과거 40년간 발전해 온 통신 및 지형 조사 장치들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사실상의 공격 무기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 사실 36년 전 미 공군 조종사들이 아폴로 우주선으로 달에 착륙한 것도 소련보다 앞서 달착륙을 해 우주에서의 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었다. 현재 조지 부시 대통령도 과거 존 에프 케네디가 우주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부분에 관심이 많다. 백악관에서는 곧 무기를 우주에 배치하는 데 보다 근접한 새로운 국가 안보 지침을 발표할 것이다.

궤도 병기

미래 우주 무기의 형태는 기술 발전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가능성 높은 몇 가지 미래형 우주 무기들이 있다. 하늘로부터 엄청난 힘으로 떨어지는 6미터 길이의 위성 발사 무기인 “신의 막대”로 전세계 어느 곳의 목표물에도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우주 비행선, 레이저빔을 원거리의 목표물에 비추는 궤도 선회 거울들, 위성의 전자장치들을 태워버리는 전자기 펄스 무기, 위성들을 새 궤도로 밀어내는 “견인보트들”, 다른 위성들을 정탐하는 첩보 위성, 대형 위성들을 무력화시키거나 파괴시키는 소형 위성 같은 것들이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과거 존 에프
케네디가 우주에서
우위를 점하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 부분에
관심이 많다.


우주를 이용할 경우 가장 유리한 점은 신속하게 전세계 어느 곳이나 쉽게 공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래의 초음속 무인 우주 비행선들은 우주 비행을 이용해 전세계 어느 곳이든 2시간 이내에 공격할 수 있는 “신속한 전세계적 타격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공군에서는 운송용과 폭탄 운송용의 두 가지 기체로 된 시스템을 구상중이다. 처음에는 소형 로켓이 발사기 역할을 하고 폭탄은 500kg의 유료 하중을 적재할 수 있는 할강식 자동 조정 비행기인 커먼 에어로기(CAV)로 운반할 수 있을 것이다.

공군은 15년쯤 후에 이 로켓 발사기를 6톤의 하중을 최고 9,000마일 상공까지 실어나를 수 있는 재활용 가능 극초음속 순양 비행체로 대체할 계획이다. 엔진은 꺼졌다가 재점화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이 비행체가 지구 상층 대기권을 돌맹이처럼 튀어서 가로지를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 이 비행체는 여러 대의 CAV나 다른 화물을 실어나를 수 있을 것이다.

팰콘이라는 프로그램은 이러한 일부 기술의 시험 무대이다. 공군과 첨단방위프로젝트국(DARPA)이 공동 지원하는 팰콘에서는 #가능한 추진 장치를 시연하기 위해 소형 발사기와 극초음속 기술 비행체를 개발중이다.

전세계적 공격 능력을 개발하려면 기술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중국과 러시아 같은 국가의 지도자들이 마하 20의 속도로 할강하는 CAV 내부에 미국이 핵무기를 감추지 않으리라고 스스로 확신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를 인식한 의회에서는 CAV 연구에 배정된 자금들이 핵이나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기체의 개발이나 실험에 사용되지 않도록 지시했다. 이런 조치로 미 공군은 무기를 탑재할 수 없는 무기 수송기를 개발하는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
우주를 잠시 통과하는 대신 사실상 우주에 머무르게 될 무기로 가장 현실성이 높은 것은 단기적으로 볼 때 소형 위성일 것이다. (소형 위성은 무게가 100킬로그램 미만이면 아무 위성이나 해당된다. 일반 위성들은 무게가 최소한 이것보다 10배는 더 나간다.)

우주 무기의 장점은
적이 이 무기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다는 점
이다.


언젠가는 공격적인 군사 임무를 궤도상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될 장치 개발을 위해 두 가지 프로그램이 진행중이다. DART 사건 발생 며칠 전에 미 공군 연구소에서는 실험 우주선 장치 11, 또는 XSS-11이라는 소형 위성을 발사했다. DART 실험이 실패로 끝나 궤도상에서 근접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던 XSS-11의 장기적 성공 전망이 어두워졌다. “다른 물체를 건드리면 실패합니다,”라고 XSS-11 프로그램 책임자인 버논 베이커가 말한다. 첫 임무는 소형 위성을 궤도로 운반한 미노타우르 로켓의 소진된 상단과 랑데뷰하는 일이었다. 여기에 성공한 XSS-11은 1년 넘게 우주에 머물며 다른 물체들을 방문할 것이다.

한편 DARPA는 궤도 특급이라는 프로그램을 연구중인데, 이를 통해 보수 위성과 보수를 받을 위성이 궤도상에서 랑데뷰해 두 위성이 자동으로 도킹할 수 있음을 보여주게 된다. 2006년 9월 발사 예정인 궤도 특급은 궤도상에서의 재급유 시범도 보여줄 것이다.

XSS-11과 궤도 특급을 합하면 여러 가지로 응용할 수 있다. 대형 위성에까지 올라가 부품 교체나 업그레이드를 하는 소형 위성을 상상해 보자. 소형 위성은 다른 위성들의 “보디 가드”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소형 위성들이 여러 대 있으면 울타리를 만들 수 있습니다.”라고 베이커가 말한다. 공군에서는 공격 무기안들에 관해 언급하기를 꺼리지만 이런 무기들은 어렵지 않게 생각해 낼 수 있다. “가장 효과적인 소형 위성은 “우주 지뢰” 같은 형태일 겁니다,”라고 외교위원회 소속의 저명한 국가 안보 전문가인 리처드 L. 가윈이 2003년 우주 무기 컨퍼런스에서 경고했다. 소형 위성은 표적 위성으로부터 가까운 거리에 배치한 채 그대로 두었다가 언제든 지시를 내려 폭발시키기 쉽기 때문에 효과적인 위성 공격 무기가 된다.

우주 지뢰는 반드시 폭발하지 않아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사실 폭발이 발생하면 아군 위성에까지 파편이 튀어 위험할 수 있다. 대신 우주 지뢰는 전자기 에너지를 이용해 공격할 위성의 전자 장치들의 작동이 중단되도록 할 수도 있다. 대형 위성에 부착할 수 있는 소형 위성은 기생충처럼 대형 위성을 무력화시키고, 개조시키거나 시야를 차단할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 적



군사적 관점에서 볼 때 이런 무기의 장점은 적이 이 무기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한다는 점이다. 소형 위성은 아무 관련없는 임무 수행시 2차 화물로 발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래에는 무게가 11g 정도에 불과한 초소형 위성들이 오늘날 소형 위성들의 주임무인 근접 및 도킹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구 상공 2만 마일에 있는 지구자전 동기 궤도상에는 수많은 통신 위성들이 있기 때문에 초소형 위성을 발견하기가 더욱이 어려울 것이다.

물론 상대 국가에서도 이와 유사한 기술을 개발하면 마찬가지의 우위를 갖게 될 것이다. 소형 위성에 가장 관심이 많은 나라는 2000년에 자체 개발한 최초의 소형 위성 칭과-1을 발사한 중국이다. 중국은 조종 가능한 소형 위성 생산을 위해 소형 위성 개발 선두주자인 영국 회사 서레이새틀라잇 테크놀러지와 제휴해왔다.

XSS-11처럼 중국의 이 소형 위성들도 평화적 용도로 개발되고 있지만 은밀하게 공격용으로 전환될 수도 있다. 지상에서는 과학 위성과 우주 지뢰를 분간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협 추적이 미래의 우주전을 효과적으로 치루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공군에서는 2008년에 패스파인더라는 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다. 다른 첩보 위성들처럼 패스파인더는 기본적으로 고배율 망원경이다. 하지만 지상의 물체를 조사하는 대신 패스파인더는 우주에서 다른 물체들을 조사해 미국 우주선에 위협이 되는 파편이나 타국 위성들을 식별해낸다. 결국 우주 배치 우주 정찰 시스템이라고 알려진 첩보 위성들이 패스파인더와 함께 정보를 모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누가 미국의 상대고,
어떤 위협이
존재 하는가?


불확실한 미래

이런 시스템들의 목표는 각국 지도자들 표현대로 우주 선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가 직면한 위협은 대단히 구체적이고도 위험한 것입니다.”라고 미 공군 우주 본부 사령관인 랜스 W. 로드 장군이 3월 의회 증언에서 말했다. “현대식 우주 개발 기술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가 높아감에 따라 기하급수적이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비례해 우주 선제권을 확보해 유지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에서 미국의 상대가 누구이며 어떤 위협이 존재하는가? 로드와 다른 사람들은 이전에 사담 후세인 하에서 활동하던 세력들이 이라크 해방 작전 기간동안 GPS 위성 신호를 교란시켜 미국의 정밀 폭탄들이 엉뚱한 곳에 떨어지도록 한 에를 지적한다. 하지만 미군은 이런 초보적인 시도를 쉽게 무산시켰다.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가 소형 위성 같은 기술들을 실험하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의 우주선에 심각한 위협을 제기하는 증거는 거의 없었다. 물론 중국과 서레이 새틀라잇간의 제휴처럼 우방국가들간의 협조를 통해 현재와 미래의 상대국들이 첨단 우주 기술들을 개발해 낼 가능성이 있다.

부시 행정부는 우주의 주도권이 적국에게 넘어가기 전에 미국이 먼저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군 내외부의 전문가들은 우주에서의 무기 경쟁을 벌일 경우 가장 큰 피해는 결국 미국이 입게 된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더 많은 위성을 궤도에 쏘아 올렸지만 이 위성들은 대부분 무방비 상태이다. 버지니아 소재 자문단체 GlobalSecurity.org의 소장인 존 파이크의 표현처럼 “유리 집에 사는 사람들은 돌을 던지는 시위를 주도해서는 안된다.”

파이크와 다른 비판론자들은 우주를 무기화하려는 시도는 다른 나라들의 위성 공격 기술 개발 노력을 정당화시켜 미국의 비정상적 우위가 결국 위험에 처하게 될 거라고 경고한다. 현재는 미국의 공격 기술 개발 노력이 주로 적국의 우주 장치를 무력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국방성의 신형 모바일 지상 통신 방해 시스템은 적국의 위성 통신을 잠시동안 교란시킬 수 있다고 한다.

국방성 내부에서 돌아다니는 우주 무기 개발 계획의 성공 여부를 고려해 볼 때 미 공군이 오랫동안 특이한 우주 무기 개발에 전념해왔으면서도 미미한 결과 밖에 없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1958년 호머 보쉬 장군은 핵미사일을 달에 배치하자고 제안했는데 달에서 쏜 미사일이 소련에 도달하는 데 3일이 걸린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이후 공군에서는 달 군사 기지와 유인 군사 우주정거장, 서로 다른 종류의 우주비행선들과 기술적으로나 비용상으로 만만찮은 야심찬 프로그램들을 제안했는데, 모두가 궁극적인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개발중인 대부분의 우주 배치 장치들은 예산 초과와 일정 지연 상태가 심각하다. 7월 미국 감사원은 의회에 신랄한 보고서를 전달했고 감사원의 조달 및 자원 관리 이사인 로버트 E. 레빈은 우주 배치 레이더와 미사일 경고 시스템 같은 기술들이 처음 승인 당시 약속했던 것보다 비용과 일정이 늘고 있다고 증언했다.

공군에서는 아직 우주에서 표적을 없앨 수 있는 무기를 배치하지 못하고 있지만 2년에 한 차례씩 쉬리버 전쟁 게임을 통해 이런 시스템들에 대한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이 게임은 2001년에 시작됐는데, 1950년대에 군사 위성과 탄도 미사일 개발을 주도했던 버나드 A. 쉬리버 장군의 이름을 따 게임명을 지었다. 쉬리버 게임에서 주로 모의 우주 무기를 사용한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어 많은 전략가들이 이런 무기를 미래전을 대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지난 6월 사망한 쉬리버 장군은 1957년 미궁이 우주에서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요 연설을 해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그는 우주가 평화로운 목적을 위해 사용되야 한다고 선언한 아이젠하워 행정부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다. 하지만 50년 후 미국의 우주 정책은 정확히 쉬리버가 제시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것 같다.

은밀한 접근
식기세척기 크기의 XSS-11[왼쪽에 작동중인 모습]은 히드라진 연료 엔진으로 추진된다. 이 위성은 항성 추적 카메라와 무선 거리 측정장치로 비행한다. 목표물로부터 몇 킬로미터 이내에 진입하면 레이저 거리 측정기의 도움으로 접근한다.

랑데부
국방성의 궤도 특급 프로그램은 한 위성이 다른 위성과 궤도상에서 도킹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결국 수리 위성은 목표 위성을 보수하거나 재급유해 주고 우호적인 위성들을 감독한다.
이와 달리 기생충 같은 역할을 해 적 위성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다.

우주의 이웃들
XSS-11과 유사한 소형 위성들은 보다 크고 취약하거나 값비싼 위성의 “보디 가드” 역할을 하며 근처에 머물면서 접근해 오는 침입 물체들을 감시해 필요할 경우 스스로 희생해 보호 위성을 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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