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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림으로 간 유클리드

한승 펴냄|조지프 마주르 지음|이경아 옮김|1만6천원

무언가가 옳은지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사물이 실제로 그것이 보이는 것과 같은지는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많은 사람들은 수학과 과학을 실재에 대한 궁극적 권위로 생각한다.

수학은 추상적이며 보편적인 진리를 규정하는 데 비해 과학적 진리는 현실 세계에서의 실험에 의해 확립된다. 그러나 수학이든 과학이든 밑바탕을 이루는 것은 논리이다.

밀림으로 간 유클리드에서 조지프 마주르는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한 지식의 기초가 되는 세 가지 유형의 논리를 검토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전통적 논리, 불가사의한 무한의 논리, 오늘날 과학을 이끈 그럴듯한 추론의 일상적 논리가 바로 그것이다.

수학과 과학의 역사 가운데 위대한 순간에 대한 일화, 강의실에서 발견의 신화를 이룬 학생들의 이야기, 그리스 섬들과 뉴욕, 남아메리카 밀림에서 겪은 좌충우돌 모험담을 통해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갖가지 경험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진리를 찾아내는지, 그리고 옳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유클리드에서 시작되어 가우스, 칸토어, 괴델에 이르는 수학자들의 연대기를 소설적 형식을 빌려 농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진리에 대한 열정만으로 무모하리만치 위험한 모험을 감행하던 젊은 시절, 저자가 남아메리카의 밀림과 지중해 연안에서 만난 실존 인물들은 본문 전체에서 긴장과 생동감을 불어넣어 준다.

그리스를 여행하는 도중에 만난 양치기 소년과의 대화를 인용하면서 날개 달린 말 형상을 한 페가수스와 마찬가지로 는 수학이라는 우주 속에 있는 별자리의 일부일 뿐이라는, 담담하지만 고도로 정제된 저자의 고백은 듣는 이를 오히려 숙연하게 만든다.

▼ 한승 펴냄|조지프 마주르 지음|이경아 옮김|1만6천원

대한민국 과학강국 표준을 알자

‘어떤 것을 재는 기준’, 즉 ‘측정의 기준’을 의미하는 표준은 그 나라의 과학 발전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사용될 정도로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표준은 정밀과학 산업에서 뿐만아니라 우리 일상생활과 매우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우선, 우리가 늘 먹는 음식도 ‘표준’에 의해 그 안전성이 확보되고 있다.

이처럼 과학 강국으로 가는 필수 조건이며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표준을 아이들에게 제대로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과학 교육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어린이들에게 표준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가르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자료를 제공하고 서울경제신문사가 칼럼을 써서 서울경제신문에 연재했던 것을, 어린이 교양학습 도서 전문 집필가인 이향숙 씨가 다시 재미난 이야기로 재구성했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익살스러운 그림으로 어려운 내용을 풀어나가는 것으로 유명한 만화가 이병용 씨가 여기에 재미있는 만화와 삽화를 덧입혀 이 책을 완성했다.

위에서 든 몇 가지 예를 포함하여, 새집증후군, 유전자 변형 식품, 대기 오염, 정전기, 혈액검사, 레이저, 가스레인지, 유비쿼터스 등, 일상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으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생활 속의 표준’을 중점적으로 다룸으로써, 과학에서 표준이란 무엇이고 표준이 왜 중요한지를 쉽게 이해하도록 구성했다.

만화와 이야기, 설명, 그리고 토막상식이 어우러진 이 책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과학의 새로운 분야에 눈뜨고, 물질의 원리인 과학과 그 과학을 측정하여 응용하는 인간 사회의 관계에 관해 더 많이 생각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휴먼앤북스 펴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서울경제신문사 지음|1만원

뇌를 알면 행복이 보인다

뇌가 연구자의 실험실을 벗어나 시대의 변화를 예고하는 코드로 떠오르고 있다. 21세기를 앞두고 뇌과학 분야에 정부의 연구비가 집중 투자되면서 출판에서도 뇌과학자나 심리학자, 또는 과학저널리스트가 쓴 책들이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



물론 이 책들의 대부분은 번역서이다. 뇌 관련 도서 중 국내 저자의 책은 아직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이다.

이 같은 현실에서 국내 뇌 전문가가 공저한 뇌 관련 책이 출간됐다. 뇌교육자 이승헌 원장과 뇌과학자 신희섭 박사의 두뇌 이야기 ‘뇌를 알면 행복이 보인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뇌호흡을 창안하고 세계화한 이승헌 원장과 우리나라 뇌과학계에서 가장 선도적 위치에 있는 신희섭 박사가 함께 쓴 이 책은 뇌를 주제로 이들의 서로 ‘다른 접근’과 ‘같은 이해’의 과정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뇌과학의 입장에서는 모든 것이 뇌의 기능이다. 따라서 뇌의 작용 원리를 밝히는 것이 뇌과학에서는 가장 중요한 일이다. 이에 비해 뇌교육은 뇌를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뇌에 관해 과학이 밝혀낸 사실을 활용하되 뇌과학이 다 밝히지 못한다 해도 뇌를 활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뇌를 어떻게 쓰느냐, 즉 뇌를 움직이는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개인은 물론 우리 모두의 미래가 달렸다는 뇌교육의 관점은 학술 정보 중심으로 구성된 다른 뇌 관련 책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대표적 특성이다.

두 저자는 뇌의 고등감각인지(HSP, Heightened Sensory Perception) 기능을 함께 연구하는 공동연구자로서, 그리고 생활 속에서 명상을 실천하고 알리는 명상가로서 교류하며 뇌에 관해 논의해 왔다.

그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엮은 이 책은 뇌와 몸의 관계, 뇌와 마음의 작용에 대해 뇌과학적 해설과 뇌교육적 해법을 적극적으로 제시한다.

▲ 브레인월드 펴냄|이승헌, 신희섭 지음|9천5백원

과학사회학의 쟁점들

과학 기술과 사회의 관계에서 생기는 이론적·경험적·실천적 쟁점들에 대한 김환석 교수(국민대 사회학과)의 본격 연구서 ‘과학사회학의 쟁점들’이 출간됐다.

이 책은 1996년 ‘STS연구회’를 만들어 과학 기술의 사회학적 이해에 대해 폭넓게 연구하기 시작한 김환석 교수가 10여 년간 발표했던 연구논문들을 총결산하는 의미에서 수정·보완하여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여기서 STS란 ‘과학기술학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 또는 ‘과학 기술과 사회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의 두 가지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그간 STS를 이끌어온 김교수는 현재 한국과학기술학회 회장과 시민과학센터 소장을 맡고 있으며, 대통령 산하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 우리나라 과학 기술과 사회학의 쟁점들에 관한 한 가장 권위 있는 연구자로 알려져 있다.

그간 과학사회학에 대한 저술들은 외국의 서적을 번역한 것이거나 그 이론들을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는데, 과학사회학의 쟁점들은 이론적 동향은 물론이거니와 한국의 상황들에 대해서도 소상히 밝히고 있어 ‘과학-기술-사회’로의 파장이 주목된다.

세계화와 정보화가 진행된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서구와 마찬가지로 과학 기술에 의해 매개되고 영향을 받는 과학 기술 사회로 급속히 진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인식과 제도는 바람직한 내용을 갖추지 못했으며 오히려 잠재적 위험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김교수는 무엇보다 우리의 인식과 제도에서 과학문화와 인문문화의 괴리 현상, 즉 ‘두 문화’ 현상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인문·사회과학자와 일반인은 과학 기술에 관심을 갖거나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며, 과학기술자 역시 자신들의 분야가 사회문화적 요소들로부터 초연한 순수 합리적인 세계에 속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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