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쓰레기(폐기물)는 인류의 산업화가 만들어낸 ‘필요악’이다.
산업이 발전할수록 그에 따른 폐기물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방사성 폐기물, 감염성 의료폐기물 등 특수처리가 필요한 폐기물의 종류도 하루가 다르게 많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코네티컷 주(洲) 소재 환경기업인 스타테크(Startech)는 이처럼 모든 국가들의 골칫덩이로 떠오른 각종 폐기물로 수소에너지와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플라즈마 컨버터’를 개발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이 장치는 플라즈마로 폐기물을 처리한다.
플라즈마는 밀폐된 실린더에 공기(또는 질소)를 주입한 후 전류를 흘려 공기 중의 전자를 방출시킴으로서 만들어지는데, 1만6,600℃를 넘나드는 플라즈마 아크(arc)의 복사에너지가 폐기물의 분자결합을 끊어버리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기체로 분해한다.
분자식이 ‘CH2CHCl’인 PVC 파이프를 컨버터에 넣으면 탄소(C), 수소(H) 등 기체 원소만 남게 되는 식이다.
특히 이를 활용하면 핵폐기물 등 동위원소의 파괴 자체가 불가능한 물질을 제외한 모든 쓰레기의 분해가 가능하다.
하지만 플라즈마 컨버터가 주목받고 있는 진짜 이유는 이러한 강력한 분해 능력이 아니라 그 부산물에 있다.
수소와 일산화탄소의 혼합가스, 흑요석과 유사하게 생긴 유리물질이 그것으로 혼합가스는 에탄올, 천연가스, 수소 등 친환경 연료의 원료가 되며 유리물질도 욕실타일, 고강도 아스팔트의 원료로 사용된다.
즉 플라즈마 컨버터는 매립, 소각 등 기존 방식과 달리 단 한점의 유해물질도 배출하지 않고 쓰레기를 없애주며 그 과정에서 생성된 유용한 부산물로 부가 수익까지 올릴 수 있는 마법 같은 기계인 셈이다.
인구 100만명 도시의 모든 고형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는 2,000톤급의 컨버터 1대가 약 2억5,000만 달러(2,340억원)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 유일한 단점.
하지만 스타테크의 조셉 론고 사장은 “매립수수료, 운반비, 유류비 등의 가파른 증가와 막대한 환경비용을 감안하면 10년 내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면서 “수소경제가 도래할 경우 플라즈마 컨버터의 효용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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