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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오락 프로그램의 원리는?

[질문 하나] 다음 TV 프로그램 중에서 당신이 본 것은 몇 개나 되나?

① 무릎팍 도사 ② 작렬, 정신통일
③ 무한도전 ④ 상상플러스

이들의 공통점은 최근 들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이들 프로그램을 모두 본 적이 있다면 당신은 TV를 좋아하는 부류에, 한 가지만 못 봤다면 보통, 두 프로그램 이상을 처음 접한다면 TV를 통한 문화생활을 거의 하지 않는 수준이다.

그게 무슨 대수냐고?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며 새로운 재미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그만큼 TV를 보지 않으면 가벼우면서도 흥겹게 시간을 보내고 스트레스도 날려 버릴 기회를 잃어버리는 셈이다. (TV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잠시 접어두자.)

TV는 적은 비용으로 훌륭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도구다. 특히 성공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이유와 원리를 알고 보면 재미는 더욱 커진다.

마치 XX는 XX임을 알게 될 때 느끼는 재미와 비슷한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어떤 원리를 갖고 있을까. 또한 그 속에 숨겨진 과학적 법칙은 어떤 것일까.

글_ 김영필 서울경제 기자 susopa@sed.co.kr

그들의 도전은 계속된다, ‘무한도전’

MBC의 ‘무한도전’(매주 토요일 오후 6시 35분)은 참 무모한 프로그램이다. 지하철과 경주를 해 누가 더 빠른지 도전해 보고, 목욕탕 배수구의 물 빠지는 속도와 5명의 멤버들이 손으로 물을 퍼내는 속도 중 뭐가 더 빠른지 겨룬다.

당연히 5명의 멤버들은 항상 투덜댄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항상 외친다. “무한도전의 도전은 계속 됩니다”라고. 물론 무한도전이 항상 이들의 도전만으로 꾸며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김장을 담그면서 벌이는 수다, 인기 연예인을 초청해 벌이는 장난, 또는 드라마 촬영이 무한도전의 핵심을 장식하기도 한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제목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도전만이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이 이 프로그램에 열광하는 것도 이 같은 간단한 원리 때문이다.

지하철과 사람 중 누가 더 빠른지는 모두들 한 번쯤 궁금해 했을 법한 내용이다. 목욕탕에서 사람이 물을 퍼내는 속도와 배수구에서 물이 빠지는 속도를 비교해 보는 것은 해보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내용이다.

그런데 무한도전은 이러한 시청자들의 욕구를 풀어준다. 물론 시청자들은 힘 하나 안 들이고 그 결과를 볼 수 있다.

멤버인 유재석, 노홍철,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의 재롱과 코미디는 덤이다. 그만큼 무한도전은 시청자들의 기본적인 궁금증과 호기심을 해결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즐거움이 더해짐으로써 매주 안 보고는 못 배길 정도로 시청자들의 눈을 끌어당기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해결해 준다, ‘무릎팍 도사’

갑자기 화면이 정지한다. 곧이어 ‘액션!’이라는 효과음과 함께 출연진의 돌발 발언이 쏟아진다. 순간 녹화장은 웃음바다가 되고, 무릎팍 도사인 강호동이 사태를 수습한다.

MBC ‘황금어장’(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5분)의 대표적 인기코너인 ‘무릎팍 도사’는 이렇게 진행된다. 무릎팍 도사인 강호동이 출연자들의 고민을 듣고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준다는 게 프로그램의 기본 얼개다.

지금까지 가수 신해철, 개그우먼 이영자, 배우 차승원ㆍ유해진 등이 출연해 안방에 ‘폭소탄’을 선사했다. 가수 싸이와 이승철은 특유의 입담으로 무릎팍 도사를 휘어잡는 괴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무릎팍 도사의 재미 요소는 바로 출연진들의 고해성사와도 같은 솔직함과 MC 강호동의 날카로움이다. 일반적으로 보통의 토크쇼 출연자들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둔 채 진행자를 대하거나 비교적 공식적인 멘트를 날린다.

하지만 무릎팍 도사에서는 그런 행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가수 주영훈은 자신의 얼굴은 자기가 봐도 비(非) 호감임을 털어놓고, 가수 신해철은 집에 돈이 없어 직접 학비를 벌어야 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이야기한다. 시청자들은 이런 점에서 쾌감을 느낀다.

평소에 거리감을 느꼈던 스타들의 사람다운 모습에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들의 어려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주고 그들의 참모습을 꼼꼼히 따져보려는 프로그램의 형식은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도 정신적인 정화 효과를 가져다주게 된다.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 하는 것 같지만 적어도 우리들이 웃고 즐기는 예능 프로그램에는 이 정도 효과는 있는 법이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여성 16명이 출연, 그들의 눈을 통해 본 한국인들의 현 주소를 재치있게 앙케이트와 토크로 풀어낸 ‘ 미녀들의 수다’.

모두들 도전해 봐요, ‘작렬, 정신통일’

‘신개념 두뇌 개발 프로젝트’. 이는 SBS의 예능 프로그램인 ‘작렬, 정신통일’(매주 토요일 오후 6시 40분)이 내세운 슬로건이다. 작렬, 정신통일은 순발력·관찰력·집중력·기억력·추리력 등 5개 항목별로 출연진들에게 문제를 낸다.

집중력 측정 코너에서는 주위 상황이 산만한 가운데 퀴즈 문제를 풀어야 하고, 기억력 분야에서는 앞 사람이 취한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해야 한다. 말 그대로 난이도를 높인, 머리를 써 퀴즈를 풀고 몸도 써야 하는 형식이다.

작렬, 정신통일의 재미는 바로 이 부분에서 나온다. 사실 퀴즈는 많은 시청자들이 관심을 갖는 형식이다.

‘장학퀴즈’나 ‘퀴즈, 대한민국’ 등 퀴즈 프로그램은 시대마다 그 형식은 다르지만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퀴즈 프로그램은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도 함께 참여하도록 하는 강한 흡인력을 갖고 있다.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웹 2.0으로 대표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시대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 형태인 것이다. 여기에 작렬, 정신통일은 몸으로 움직이고 행동하는 요소를 더했다.

달리말해 일차원적이고 정적인 퀴즈 프로그램에 동적인 요소를 가미, 퀴즈 프로그램의 영역을 한 차원 넓힌 것이다.

제작진은 “머리도 계속해서 자극을 줘야 발달하고 유지된다”면서 “특히 몸을 많이 움직이면 나이를 먹어서도 뇌를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바로 이것이 이 프로그램의 제작 배경인 것이다.

공부하세요, ‘상상플러스’

KBS 2TV의 ‘상상플러스’ 만큼 재미도 있으면서 교육적 효과를 내는 프로그램이 있을까.

상상플러스는 똑 부러지게 말을 하면서 예의도 바른 여자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있다. 지난달부터 진행을 맡은 최송현 아나운서는 단아한 외모에 깔끔한 진행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상상플러스 역시 기본적으로는 퀴즈 프로그램에 가깝다. 10대들이 모르는 어른들의 말이나 어른들이 모르는 10대들의 말 등을 고정 출연자인 개그맨 이휘재ㆍ유세윤, 가수 탁재훈ㆍ신정환 등이 맞추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상플러스는 단순한 퀴즈 프로그램이 아니다.

상상플러스는 기본적으로 우리말을 살펴보고 이를 널리 알리는 프로그램이다. 상상플러스가 에듀테인먼트 프로그램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흥미로운 것은 상상플러스의 진행 구조다. 상상플러스의 구조를 뜯어보면 예쁜 여선생님과 학생들이 국어수업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공부를 못하는, 즉 우리말을 잘 모르는 학생들은 선생님에게 ‘깔대기’로 매를 맞게 된다. 반대로 공부를 잘하는, 우리말을 잘 아는 학생은 부상으로 주전부리를 받는다.

누구나 학창시절 겪어 봤을 법한 상황이다. 특히 학생들(출연자)이 선생님에게 까불고 문제를 먼저 맞추었다고 자랑하는 모습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 학창시절의 상황을 재연해 재미를 본 예능 프로는 많다. ‘봉숭아학당’이 그랬고, ‘여걸식스’도 이러한 점을 이용했다. 그만큼 예능 프로에도 원리가 존재하고 나름의 법칙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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