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슈퍼 태양폭풍이 지구를 강타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지구 자기장 변화에 따른 위험도 경고하고 있다.
지구 자기장에 변화가 일어나면 태양풍과 우주 방사선을 막아주는 보호막이 없어져 지구는 순식간에 뜨거운 열과 방사능으로 휩싸일 수 있다. 물론 그 결과는 지구의 멸망, 즉 지구가 죽음의 행성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야문명은 오는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가 멸망하거나 대변혁을 겪을 것으로 예언하고 있다. 종말론을 외치는 종교단체와 외계인 신봉자들은 이 같은 마야문명의 예언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마야는 외계인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는 추측까지 나올 만큼 우수한 과학기술을 가졌음에도 뚜렷한 이유 없이 사라져 버린 신비스러운 문명이다.
실제 마야문명은 이집트의 기하학이나 그리스의 철학에 비견될 만큼 높은 과학 수준을 지녔다.
또한 정확한 천문학 지식을 토대로 현재와 거의 오차가 없는 달력을 만들기도 했다. 2,000년 전부터 사용해 온, 매우 정확한 마야 달력에는 미스터리하게도 2012년까지만 계산이 돼 있다. 이는 2012년에 지구가 멸망하거나 대변혁이 일어난다는 예언에 따른 것이다.
회의론자들은 실체를 증명할 수 없는 근거 없는 이야기에 불과하거나 심지어 정신병자들의 헛소리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
실제 마야문명의 예언이 수 백 년 전부터 가끔씩 고개를 드는 근거 없는 종말론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를 둘러싼 환경변화를 감지하는 과학자들은 종말론과 무관하게 잇따라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태양흑점 폭발의 이상 징후
과학자들이 ‘과학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경고 메시지 중의 하나는 태양흑점 폭발의 이상 징후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미국 해양대기청(NOAA) 우주환경센터는 지난해 ‘오는 2012년 슈퍼 태양폭풍이 지구를 강타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태양흑점 폭발과 관련해 최고의 과학자들이 속해 있는 이들 기관은 태양의 흑점이 11년 주기로 극대화되고 있으며, 태양흑점 활동의 절정기인 2012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태양폭풍이 지구를 강타할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NASA의 스텐 오든월드 박사는 “지금까지 측정됐던 가장 강한 태양폭풍은 지난 1859년 9월의 것”이라면서“2012년의 태양폭풍은 이보다 훨씬 강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어 “별다른 전자장비가 없었던 1859년에는 극지방이 아닌 중위도 지역에서 오로라 현상을 목격하는 신비로운 기상현상 수준이었다”면서 “실제 22만5,000㎞에 달하는 전 세계의 전신망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기·전자 장비가 넘쳐나고, 인공위성이 지구 궤도에 가득한 현재는 태양흑점 폭발이 더욱 큰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는 강력한 태양폭풍이 인공위성의 오작동을 불러 일으켜 방송 및 통신장애는 물론 대규모 정전사태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컴퓨터 등 전자장비 파손도 야기돼 측정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일으키게 된다는 것. 여기에 지구를 둘러싼 수많은 인공위성들이 궤도를 잃거나 지구를 향해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1859년에 발생한 태양폭풍의 3분의 1 수준이었던 1989년의 태양폭풍은 캐나다 퀘벡 주에 대규모 정전 사태를 가져왔다. 600만명이 9시간 동안 고통을 겪었고, 막대한 재산피해를 남겼다.
물론 이 같은 국가 단위의 정전사태 원인이 태양폭풍에 의한 것이라는 것 역시 정전사태 원인을 조사·분석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
태양폭풍이 각종 송전시설을 강타하면서 발전·송전 시스템을 다운시켰다는 것. 이후 미국과 세계 각국은 태양흑점 활동과 태양폭풍을 감시하는 우주기상예보체제를 구축하기도 했다.
지구 자기장 변화도 위험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또 다른 경고 메시지는 지구 자기장의 변화다. 거대한 자석에 비유되는 지구는 북극과 남극의 양극에서 발생되는 자기장으로 대기권이 형성되고, 태양폭풍으로부터 지구의 생물을 보호하고 있다.
실제 지구 자기장은 태양이 지구를 향해 쏟아내는 태양폭풍과 우주 방사선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지구 자기장은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태양폭풍과 우주 방사선 속에 섞인 전하입자를 자석처럼 양 극지방으로 끌어당기며, 이 전하입자들이 지상 6만km 상공에서 타원 도넛 모양의 방어막을 형성한다.
1958년 미국의 물리학자 밴앨런(Van Allen)이 발견한 ‘밴앨런 복사대’가 바로 그것이다.
만약 이 보호막 없이 그대로 노출된다면 지구는 성층권 오존층의 소멸로 대기권이 사라지고, 순식간에 뜨거운 열과 방사능으로 휩싸여 생명체가 살 수 없는 죽음의 행성이 되고 만다.
문제는 이 지구 자기장이 점차 약화되고 있으며, 심각한 자기장 교란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하버드와 NASA 과학자들은 이미 수년전부터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지구의 자기장에 캘리포니아 크기의 균열이 생겼다고 보고한바 있다.
지구 자기장 소멸을 주제로 한 영화 ‘코어’에서는 지구 자기장의 교란으로 지구의 자전이 멈추는 사태가 발생하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지구 내핵까지 접근해 지구를 구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황당한 얘기 같지만 자기장의 붕괴 문제뿐만 아니라 자기장의 교란으로 지구의 북극(N극)과 남극(S극)의 극성이 순식간에 바뀌거나 지구의 공전과 자전이 멈춰버릴 수 있다는 것은 비교적 과학적인 근거를 토대로 했다.
지구의 자전이 멈춘다면 지구의 한쪽은 뜨거운 사막이 되고, 다른 한쪽은 사람이 생존하기 힘든 냉대 기후가 된다.
급격한 기후변화를 소재로 한 영화 ‘투머로우’에서도 자기장의 교란으로 인한 기상이변을 예고하고 있다.
영화 투머로우에서 전개되는 단기간의 급격한 기상변화는 비과학적이지만 기상변화 과정과 결과 자체는 과학적 이론을 토대로 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또한 과학자들은 화산암과 고대 도자기 속의 철 성분 연구를 통해 약 300년 전부터 지구의 자기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이것은 지구 자기장의 약화만을 지적한 것이지만 지구 물리학자 게리 글라츠 마이어의 지구 자기장 변화 연구는 보다 큰 경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게리 글라츠 마이어는 NASA의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지구 자기장 변화에 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약 10만년을 주기로 지구 자기장의 극성이 바뀌었으며, 극성이 바뀌기 전에는 자기장의 힘이 급격히 약화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두 가지 과학적 근거에 따르면 지구는 극성이 바뀌려는 전조 현상을 보이고 있으며, 종말론자의 주장처럼 그 시기가 2012년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분교 물리학자인 리처드 멀러와 대학원생 로버트 로드는 최근 네이처지에 ‘화석의 변화주기’라는 논문을 게재했다. 이 논문에서는 지구상에서의 대규모 멸종이 6,200만~6,500만년 단위로 발생했다는 분석이 담겨있다.
공룡이 멸망하고 마지막 빙하기가 끝난 것이 6,500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 논문의 요지와 지구가 대 격변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종말론이 자연스럽게 결합되기도 한다.
물론 이들의 연구가 지구 대멸종의 원인을 밝혀낸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지구온난화와 이상기후, 자기장 변화, 태양흑점 폭발의 이상 징후 등을 감안하면 마야문명이 예언한 2012년 12월 21일 지구 멸망이라는 종말론을 정신병자나 광신도의 헛소리만으로 치부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과연 인류가 수많은 문제들을 극복하고 살아남아 한 단계 높은 수준의 문명을 이룩할 것인지, 아니면 고대의 공룡처럼 멸망할지는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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