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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로 냉난방 해결하는 엑서지-21

최근 공기의 잠열(潛熱), 즉 숨은열을 이용해 냉난방을 해결하는 공기 히트펌프(Heat Pump)가 급부상하고 있다. 뜨거운 여름날에는 실내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고, 추운 겨울날에는 바깥 공기에 함유된 열을 끌어들여 실내로 방출하는 것이 기본원리다. 일반적으로 자연에서 열을 얻을 수 있는 열원(熱源)에는 공기ㆍ물ㆍ지열 등이 있는데, 공기는 거의 무한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기 히트펌프가 각광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월드원 하이테크의 엑서지-21은 외부 기온이 영하 5℃ 이하로 떨어져도 시스템의 효율성이 유지되는 등 기존 공기 히트펌프의 단점을 극복한데다 공동주택의 바닥도 난방 할 수 있는 최초의 제품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인류가 소비하는 양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석유의 가채 매장량은 약 40년 정도 분에 불과하다.

특히 대외 에너지 의존도가 90%를 넘는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 부족사태가 발생하면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대체에너지 개발도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최근 들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히트펌프(Heat Pump)다.

일반적으로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성질이 있는데, 히트펌프는 반대로 낮은 온도에서 높은 온도로 열을 끌어올린다. 히트펌프라는 명칭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지금은 저온의 열원(熱源)을 고온으로 전달하는 냉방장치, 고온의 열원을 저온으로 전달하는 난방장치, 그리고 냉난방 겸용장치를 포괄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 숨은열 이용하는 공기 히트펌프

히트펌프는 사용하는 열원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된다. 이중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바로 공기 히트펌프다.

사실 공기 히트펌프의 작동원리는 기존의 일반 보일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열원을 가스나 석유가 아닌 공기 속의 잠열(潛熱), 일명 숨은열을 이용한다는 게 다르다.

일반적으로 온도와 압력의 변화를 보이지 않고 평형을 유지하면서 한 상에서 다른 상으로 전이할 때 흡수 또는 발생하는 열이 바로 숨은열이다.

예를 들어 물을 가열하면 100℃에서 끓기 시작하는데, 그 이상 아무리 가열해도 완전한 수증기가 될 때까지 100℃를 넘지 않는다. 또한 얼음을 가열해도 완전히 녹을 때까지는 0℃ 이상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비등중인 물이나 융해중인 얼음에 가해진 숨은열은 물을 수증기로 바꾸고, 얼음을 물로 바꾸기 위해서만 소비된다. 온도를 상승시키지 않는다는 얘기. 반대로 수증기가 응축해 물이 되는 경우나 물이 얼어붙을 때는 외부로 숨은열이 방출된다.
물질의 상태변화와 더불어 숨은열의 출입이 있다는 사실은 일상생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 여름 땅에 물을 뿌리면 시원하게 느껴지는데, 이는 물이 증발할 때 주위에서 숨은열을 빼앗기 때문이다.

공기 히트펌프의 열원으로 사용되는 공기는 일반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다. 다시 말해 온도가 낮아 열을 얻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런 까닭에 대체에너지로서의 구실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사실 히트펌프의 작동원리는 이미 100년 전에 나온 것이다. 지난 1824년 카르노가 처음으로 기본원리를 제시했으며, 1852년에는 캘빈에 의해 히트펌프 작동원리가 건물의 냉난방에 적용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 캘빈은 열역학의 창시자로 절대온도(K) 단위는 바로 이 사람의 이름을 딴 것이다. 히트펌프의 제작은 1927년 영국의 할덴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 같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히프펌프의 대량생산 및 상용화에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다. 히트펌프, 특히 공기 히트펌프는 차가운 외부 온도(-5℃ 이하)에 민감해 언제든 시스템 불안정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공기의 온도가 높으면 쉽게 열을 취득할 수 있지만 동절기나 혹한기 때의 공기 온도는 보통 영하로 떨어진다. 물론 차가운 공기라고 해서 열을 함유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차가운 공기에서 충분하게 난방이나 급탕을 할 수 있는 열을 회수하려면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실제 겨울철 바깥 공기의 온도가 영하로 내려가면 공기 히트펌프의 실외기 코일에 접촉한 공기 중의 수분이 얼어붙어 서리가 된다. 이 서리는 실외기 코일 표면의 열전도율을 낮춰 시스템의 효율과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이 때문에 서리를 제거하는 사이클이 필요하다. 서리를 제기하기 위해 별도의 에너지가 들어가야 한다는 얘기다.

이 같은 이유로 인해 한동안 공기 히트펌프의 대량생산 및 상용화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을 깨고 (주)월드원 하이테크(회장 이용흥)는 기존 공기 히트펌프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을 보안, 명실상부한 에너지 절약의 길을 열었다.









■ 공기 히트펌프의 메커니즘

그렇다면 공기 히트펌프는 어떤 방법으로 공기의 열을 운반하는 것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공기 히트펌프의 구조부터 알아야 한다. 공기 히트펌프는 증발기ㆍ압축기ㆍ응축기ㆍ팽창밸브 등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 각 부분을 냉매가 순환하며 열을 운반한다. 우선 난방용을 보자.



증발기로부터 흡수된 공기의 열은 냉매를 증발시킨다. 이를 통해 저온저압의 가스 상태가 된 냉매는 곧 압축기로 흡입된다. 압축기에서는 냉매가 압축되면서 고온고압의 상태로 응축기에 전달된다. 그러면 응축기는 온풍이나 온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열을 방출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과정이 끝나면 냉매는 다시 액화된다. 즉 고압으로 액화된 냉매는 팽창밸브에서 저온저압 상태의 액화 냉매가 돼 재차 증발기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 같은 냉매의 순환과정을 반복하면서 공기 히트펌프는 저온의 열원에서 고온의 열원으로 에너지를 운반한다.

즉 펌프 안에 들어 있는 냉매가 공기의 열을 빼앗아 기체가 된 뒤 다시 액체로 바뀌면서 열을 전달하는 것.

반면 냉방용은 응축기를 증발기로, 증발기는 응축기로 작용하도록 함으로써 이뤄진다. 실제 냉방용 공기 히트펌프는 4방 밸브를 통해 냉매의 흐름을 역전시킨다. 이렇게 하면 실내와 실외에 각각 설치돼 있는 증발기와 응축기의 역할이 바뀌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공기 히트펌프는 냉방과 난방을 겸용하는 구조로 돼 있어 기후변화에 관계없이 온수와 냉수를 만들어 낸다. 냉난방이 동시에 이뤄지도록 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공기 히트펌프는 여름철과 겨울철 모두 이용될 수 있다.

목욕탕의 경우 여름철에는 온수도 필요하고 사람들의 휴식공간은 시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온수는 가스보일러가 데우고, 휴식공간은 에어컨으로 냉방시킨다. 하지만 공기 히트펌프는 하나로 이 두 가지를 해낼 수 있다.

■ 삼성옴니타워와 엑서지-21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공기 히트펌프는 공기 대 공기 방식(Air to Air Heat Pump System)인 공간난방이 대부분이었다. 온수도 생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월드원 하이테크의 엑서지-21은 공기의 열로 냉온수를 공급하는 공기 대 물 방식(Air to Water Heat Pump System)이다. 60°C의 온수와 7~8°C의 냉수로 냉난방을 제어하는 것.

이에 따라 겨울에는 따뜻한 물을 만들어 난방에 활용하고,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시원한 물을 만들어 냉방에 이용하게 된다. 일석이조의 시스템인 셈.

하지만 엑서지-21의 가장 큰 특징은 따로 있다. 바로 바닥 난방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동절기라고 할지라도 60℃의 온수를 생산할 수 있는데다 공간 난방을 넘어 바닥 난방까지 할 수 있으니 에너지 효율성에서는 첨단을 걷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공동주택의 바닥 난방을 공기 히트펌프로 해결한 예는 해외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세계 최초의 일이다. 바닥 난방과 급탕 기능은 우리나라의 주거생활과 잘 맞는 시스템이다.

또한 바닥 난방을 하려면 온수의 양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대용량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1대에서 180kW의 열을 생산할 수 있는 엑서지-21과 같은 대용량 공기 히트펌프는 세계에서도 유일하다.

이 같은 성능의 엑서지-21이 설치된 대표적 공동주택이 바로 삼성옴니타워다.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에 있는 주상복합빌딩 삼성옴니타워는 석유나 가스를 쓰지 않고 오로지 공기로만 냉난방을 한다. 이 때문에 72평형의 월 난방비도 17만원에 불과하다. 이는 가스보일러를 사용했을 때보다 60%나 비용이 줄어든 것이다.

엑서지-21이 설치된 곳으로는 금호개발의 화순리조트와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소재 제일교회도 있다. 이용흥 회장은 “엑서지-21은 기존 공기 히트펌프와 달리 바닥 난방까지 가능한 혁신적 냉난방 시스템”이라며 “겨울철 성능저하라고 하는 기존 공기 히트펌프의 문제도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제품의 우수성으로 인해 엑서지-21은 발명의 날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에서도 특허를 따냈다. 지난해 8월에는 산업기술시험원이 실시한 성능인증시험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사실 엑서지-21은 열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설치가 가능하다. 온수시스템은 중앙집중식 아파트, 연립주택, 콘도, 호텔, 온천, 대형사우나, 목욕탕, 양어장, 수영장 등에 설치가 가능하다. 그리고 냉난방시스템은 학교, 사무용 빌딩, 각종 체육시설, 아파트, 병원, 공항, 영화관, 백화점 등 공공시설에 적합하다.

지금 대기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이 같은 점을 감안하면 대기 중의 공기를 이용,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냉난방을 할 수 있는 공기 히트펌프는 시대가 요구하는 에너지 공급 수단인지도 모르겠다.

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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