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SF영화의 영원한 단골 소재, 외계인

SF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을 살펴보면 생김새가 엇비슷하고 공통점이 많다. ET처럼 작은 키에 배가 볼록한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있지만 폭력적인 외계인들의 모습은 상당수가 문어와 비슷하게 그려진다. 이는 영국의 SF 작가 조지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에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조지 웰스는 외계, 그 중에서도 화성 생명체의 경우 고도로 지능이 발달했기 때문에 머리가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화성은 지구보다 중력이 작기 때문에 몸이 휘청거릴 것이라고 여겨 문어 모양의 외계인을 창조한 것이다. 과학자들은 탐사선과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외계인과의 조우를 추진해왔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성과는 없는 상태다. 과연 외계 생명체는 존재할까, 한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자료제공: 한국산업기술재단

외계인(extra terrestrial), 즉 먼 우주로부터 온 지적 생명체는 공상과학(SF) 소설이나 영화의 단골 소재 중 하나다. 실제 외계인을 소재로 하거나 일부 장면에서라도 외계인이 등장하는 SF 영화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헤아리기도 힘들다.

외계인 영화의 대표작으로는 지난 1982년 선보인 ET(The Extra-Terrestrial)를 꼽을 수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이 작품은 개봉 당시 영화사상 최대의 흥행 수익을 올린 바 있다.

ET는 외계인과 지구인 소년과의 우정을 아름답게 그린 판타지 가족 모험 영화로서 전 세계인들의 심금을 울리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이 영화가 만들어진지 20주년이 되는 2002년에는 왕년의 인기를 바탕으로 재(再)개봉되기도 했다.

ET, 에이리언, 인디펜던스데이

300만 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온 외계인 식물학자 ET는 지구 탐색을 위해 착륙했다가 낙오돼 동료들과 헤어지게 된다. 식물 채집에 지나치게 열중한 나머지 우주선을 타지 못한 것.

지구인들에게 쫓기던 ET는 소년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집에 숨어들게 된다. ET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신음할 무렵 그를 추적해 온 당국은 ET가 있는 곳을 알아내곤 그를 치료하면서 한편으로는 실험용으로 관찰한다.

하지만 끝내 ET의 병이 회복되지 않아 죽었다고 판단한 순간 외계의 우주선에서 보내진 전파에 의해 살아나게 된다. 그리고 ET의 소년 친구들은 우주선 착륙 장소에 ET를 몰래 데리고 가 동료 외계인들과 함께 귀환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영화사에 빛나는 명장면으로 꼽히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바로 탈출하는 ET와 소년이 보름달을 가로지르며 자전거로 하늘을 나는 장면이다.

또한 ET의 소년 친구 중 한명과 ET가 끈끈한 우정뿐만 아니라 텔레파시로 교감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지면서 ET가 아프면 소년도 함께 고통을 겪는 장면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준다.

영화 ET의 외계인은 작은 키에 배가 볼록한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이다. 또한 전혀 폭력적이지 않고 친근한 인상이다. 반면 다른 SF 영화들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은 매우 거칠고 험상궂은 이미지다. 무서운 괴물로 그려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폭력적인 외계인이 등장하는 영화들은 SF 영화로서 높은 수준을 지닌 작품이 드물고, SF의 외관만을 빌린 액션 혹은 전쟁 영화인 경우가 많다.

여전사 시고니 위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에이리언(Alien; 1979)은 공포의 외계 생명체가 등장하는 영화로서 여러 차례 속편과 아류작들이 만들어졌다. SF 명작들을 많이 남긴 리들리 스코트가 첫 작품의 감독을 맡은 이후 시리즈 속편은 제임스 카메룬 등 다른 감독들이 연출하면서 오랫동안 스릴러 외계인 영화로서 인기를 누려 왔다.

외계에서 광물과 자원을 싣고 지구로 귀환하던 우주 화물선이 미지의 발신 전파를 포착하고 어느 행성을 탐사하게 되는데, 거대한 계란 모양의 물체를 조사하던 중 외계 생명체의 공격을 받게 된다.

이 외계 생명체는 새끼를 인간의 몸속에 부화시킨다. 그리고 인간 세포로부터 양분을 빨아들여 기생한다. 특히 우주 화물선의 금속을 녹일 수 있는 산성 피를 가진 끔찍한 존재로서 우주선 대원들은 이 에이리언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는 이야기다.

롤런드 에머리히 감독의 인디펜던스데이(Independence Day; 1996) 역시 폭력적인 외계인들이 등장하는 영화다. 다른 외계인 영화에서도 자주 주연을 맡은 윌 스미스, 그리고 빌 풀만이 미국 대통령 역으로 출연한다.

지구 정복을 목적으로 가공할 위력을 지닌 거대한 비행체를 몰고 온 외계인들이 뉴욕, 워싱턴 등 여러 도시와 백악관 등 주요 정부기관들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면서 전 지구인을 공포로 몰아넣는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사람들은 ‘지구의 독립’을 위해 혈투를 벌여 천신만고 끝에 이들을 물리친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대통령까지 직접 전투기를 몰고 외계인에 대항하는 장면은 지나친 미국식 영웅주의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외계인 생김새 공통점 많아

그런데 에이리언, 인디펜던스데이 뿐 아니라 기타 SF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을 살펴보면 생김새가 엇비슷하고 공통적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즉 폭력적인 외계인들의 모습은 상당수가 문어와 비슷한 외형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는 영국의 SF 작가인 조지 웰스(1866~1946)의 소설 ‘우주전쟁’에서 크게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898년 출판된 우주전쟁에서는 화성인의 모습이 처음으로, 그리고 매우 구체적으로 그려졌다.

인간보다 지능과 문명이 발달한 화성인이 무서운 무기를 가지고 지구를 침공한다는 내용의 이 소설에서 조지 웰스는 화성인의 경우 고도로 지능이 발달했기 때문에 머리가 매우 크다고 생각했다. 또한 화성은 지구보다 중력이 작기 때문에 몸이 휘청거릴 것이라고 판단해 문어와 비슷한 모양의 화성인을 창조했다.



우주전쟁을 원작으로 한 영화와 TV 시리즈 등은 그동안 자주 제작됐다. 그리고 다른 숱한 SF 영화에도 외계인의 외모뿐 아니라 여러 가지 측면에서 큰 영향을 미쳐왔다. 화성인이나 외계인의 지구 침공을 다룬 상당수의 SF 영화들이 우주전쟁의 아류작이라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우주전쟁은 최근에도 리메이크돼 선보였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전쟁(War Of The Worlds; 2005)이 바로 그것. SF적 측면뿐 아니라 평범하고 무기력하던 중년 남자의 가족 사랑이라는 애틋한 가족영화로서의 요소도 부각시켰지만 기본적인 개념과 줄거리는 원작 소설에 충실한 것으로 보인다.
1930년대에 나온 SF 잡지의 표지에 소개된 우주전쟁 장면과 2005년 개봉 영화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화성인들이 타고 온 공격 무기인 트라이포드가 최신 영화에서는 훨씬 세련된 모습을 갖추고 있다. 하늘에서 내려오지 않고 오래 전 묻혔던 것이 땅에서 나온다는 설정이 약간 다르다. 또한 현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주인공이 말이 아닌 자동차를 타고 도망간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하지만 무서운 살인 광선을 쏘아대고 긴 촉수로 사람들을 탐색하거나 감아올리는 장면은 거의 똑같다. 결국 화성인들은 지구의 바이러스와 세균에 내성을 갖추지 못해 절멸하고 만다는 결론 역시 마찬가지다. 레이저가 1960년대 이후 발명됐고, 더구나 무기로 쓰일 정도의 고출력 레이저는 매우 최근에 개발됐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SF 사상 불멸의 명작으로 꼽히는 소설 우주전쟁의 가치와 작가 조지 웰스의 상상력에 다시 한 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SF 영화에서처럼 화성에 지적인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미생물 정도의 수준이라도 현재 혹은 과거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가능성과 그 흔적에 대한 탐사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화성뿐만 아니라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Europa)에도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세기 초 갈릴레이가 발견한 목성의 4개 위성 중 하나인 유로파는 일찍부터 관심을 받아왔다. 많은 과학자들은 화성보다도 유로파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여기고 있다.

저명한 SF 작가인 아서 클라크는 1980년대 초에 쓴 장편소설 ‘2010년 스페이스 오디세이’에서 유로파에 생명체가 살고 있다는 것을 가상한 내용을 담았다.
이 소설은 중국의 유로파 탐사선이 연료 재(再) 급유차 유로파의 대운하 옆에 착륙했다가 조난을 당하게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유로파의 물을 연료탱크에 채우려던 탐사 팀은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와 충돌해 우주선이 완파되면서 모두 사망한다는 내용이다.

그 와중에 중국 우주선의 마지막 생존자는 극적으로 “유로파에 생명체가 있다. 다시 반복한다. 유로파에는 생명체가 있다” 는 최후 통신문을 지구에 타전하는 것으로 돼 있다.

우주의 경이로움 그린 콘택트

지난 1972년, 그리고 1973년 각각 발사된 파이오니어 10호와 11호는 목성과 토성 탐사의 임무를 마치고 태양계 밖으로 머나먼 우주여행을 떠났다.

이 우주선에는 지구인 남녀의 나체상, 수소 원자의 구조, 그리고 파이오니어호의 궤도 등이 알루미늄 판에 새겨진 채 실려 혹 만날지도 모를 외계인에게 지구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977년 발사돼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탐사를 차례로 마치고 1989년 태양계 바깥으로 돌아올 수 없는 여행을 떠난 보이저호 역시 지구의 여러 가지 소리가 녹음된 매체를 싣고 있다.

외계의 생명체를 탐사하는 노력은 우주선 발사뿐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도 이루어져 왔다. 1960년대부터 미국의 국립전파천문대에서 진행해온 오즈마 플랜이 대표적이다. 우주에 많이 분포해 있는 수소의 21cm파(1420㎒)를 연속적으로 수신하면 외계의 생명체가 보내는 신호를 감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발상에서 추진됐다.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SETI, 즉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계획의 효시가 된 이 프로젝트는 동화 오즈의 마법사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외계인이 존재할 확률을 계산하는 방정식인 드레이크 방정식을 제안한 드레이크 등이 지름 26cm의 접시안테나를 갖춘 전파망원경으로 수신 전파를 조사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탐사 대상은 태양과 비슷한 조건을 갖추고 지구로부터 약 10광년 정도 떨어진 별들이었다.

그 후로도 외계의 전파 신호를 수신하거나 지구에서 전파를 발사하는 방법으로 SETI 연구를 진행해 왔지만 아직까지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확증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계획은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일반 사람들의 유휴 PC를 연결해 이용하는 이른바 P2P 방법까지 동원해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 SETI 연구를 주제로 한 빼어난 SF 영화가 바로 조디 포스터 주연의 콘택트Contact; 1997)다.

이 영화는 대중적인 과학저술가로 잘 알려진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칼 세이건 스스로도 생전 SETI에 큰 노력을 기울였을 뿐 아니라 이 영화에도 꼼꼼하게 자문했다고 한다.

어릴 적부터 무선통신 HAM 등을 통해 미지의 상대와 교신을 기다려온 영재 과학소녀는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 천문학자가 돼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찾아내는 것을 궁극적 삶의 목표로 삼는다. 이처럼 열정적으로 매진한 끝에 결국 아버지의 모습으로 나타난 외계인과 조우해 대화를 나눈다는 이야기가 줄거리다.

이 영화는 여러 과학자들이 자문한 덕에 SETI 계획 및 천문대의 모습 등 과학적으로 볼만한 것들이 많았지만 옥의 티도 더러 있다. 주인공이 지구 시간으로는 불과 몇 초 동안인 시간에 우주선에서는 무려 18시간이나 외계인과 접촉한다는 설정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SETI 계획의 성공 여부에 관계없이 콘택트는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과 우주의 경이로움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훌륭한 SF 영화라고 하겠다.

글_최성우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