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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현안으로 떠오른 인구폭발

지난 1968년 '인구폭탄'의 저자 파울 에를리히는 식량생산이 인구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전 세계적인 기근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울한 예언을 했다.

한동안 인구증가 속도가 주춤하고 많은 국가들이 곡물 생산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그린혁명을 이뤄 현재까지는 이 예언이 실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경작중인 토지의 곡물 재배 적합성이 한계에 달한데다 최근 지구온난화 등 이상기후로 곡물 작황도 악화되고 있다. 반면 세계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 오는 2050년경에는 91억 명에서 많게는 120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최신 농법도 무력화시킬 인구폭발의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우산 장수와 밀짚모자 장수 형제가 있다. 이들 형제의 어머니는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 비가 오는 날에는 밀짚모자 장수의 장사가 안 되고, 맑은 날에는 우산 장수의 장사가 안 되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의 인구문제는 이 같은 딜레마적 성격을 띠고 있다. 인구는 너무 많아도, 그렇다고 너무 적어도 인간사회의 지속가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지금 세계는 인구가 너무 적어 고민하는 국가, 그리고 너무 많아 고민하는 국가가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인구를 둘러싼 딜레마적 상황

인구란 특정한 곳에 살고 있는 주민의 수를 말한다. 이 같은 인구는 전체적인 숫자뿐만 아니라 연령별 인구 분포, 성별 인구 분포, 출산율 등도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된다.

이 같은 요소들을 면밀히 따져보면 그 사회의 잠재적인 노동생산력 및 생물학적 생산력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인구수와 연령별 및 성별 분포, 그리고 출산율 조사는 고대국가 때부터 국가 경영에 필수적인 사업이었다. 실제 기원전 3,000년경부터 고대 바빌로니아, 중국, 이집트 등에서 인구조사가 이루어졌다. 특히 로마시대에는 국가 조직이 발달하면서 효율적인 과세와 징병을 목적으로 5년마다 인구조사가 실시됐다.

그런데 이 같은 인구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이 하나 있다. 인구문제는 단순한 해법이 존재할 수 없는 양날의 칼이라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많은 노동력이 확보된다.

노동력의 양뿐만 아니라 질 또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인구가 많을수록 ‘10만 명을 혼자 먹여 살릴 수 있는 천재’가 섞여 있을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의 양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특히 제한된 공간 내에서 인구가 극단적으로 늘어나 가용할 자원이 턱없이 부족해지면 오히려 사회 전체의 생산성 및 생존성이 저하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동물 집단에서도 관측할 수 있다. 좁은 어항 속에 너무 많은 물고기를 집어넣으면 산소 부족으로 폐사하는 물고기가 속출한다. 과거 인간집단 역시 늘어나는 인구에 걸맞는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른 인간집단과 경쟁, 즉 전쟁을 벌였다. 한마디로 인구는 많을수록 좋다는 전제는 불완전한 것이다.

인구를 논하는 데 있어 무시하지 못할 또 다른 요소는 연령이다. 똑같은 수의 사람으로 이루어진 집단이라고 하더라도 혈기 넘치는 20대 청년들로만 구성된 집단과 60대 노인들로만 구성된 집단의 노동생산성 및 생물학적 생산성이 같을 수 없다.

현재 일부 국가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고령화는 출산율이 감소해 한창 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할 젊은이들이 줄어드는 반면 일을 할 수도 없고 출산도 할 수 없는 노인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말한다.

영원히 살 수 있는 인간은 없는 만큼 고령화 사회는 출산율이 크게 늘어나 고령층의 사망률을 보충해주지 않는 한 인구감소를 일으키게 돼 있다. 인구감소는 노동생산력과 생물학적 생산력, 더 나가서는 사회의 역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인구폭발과 고령화, 바로 이런 것들이 현재 세계 인구문제를 둘러싼 딜레마적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모순된 상황이 벌어지는 근본 이유

지금 세계는 인구과잉과 고령화라는 모순되는 두 가지 상황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와 해법 역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구성장 유형은 경제발전 정도에 따라 다산다사(多産多死), 다산감사(多産減死), 감산소사(減産小死), 소산소사(小産小死) 등 4가지 형태로 변화 하게 된다.

이 가운데 다산다사 유형은 종족보존을 위한 환경이 너무나도 열악한 저개발 국가에서 나타난다. 사망률이 높은 만큼 일단 많이 낳아 그 중 일부라도 살아남도록 하는 것이 주요 전략이 된다. 이 같은 국가에서의 인구증가는 미미한 수준에 그친다.

다산감사는 국가의 의료 및 식량공급 여건이 좋아져 사망률이 줄어드는 반면 평균 수명은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유형이다. 사람들이 높은 사망률에 대비해 여전히 아이를 많이 낳는 상태에서 사망률만 줄어들기 때문에 보통 인구의 급격한 증가는 이 같은 유형에서 일어난다.

감산소사는 어느 정도 경제적인 발전을 이룩해 더 이상 많은 아이를 두지 않아도 후사를 이을 수 있으며, 아이를 노동력이 아닌 투자의 대상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능한 국가에서 나타나는 유형이다. 국가가 발전할수록 여성의 학력과 경제활동 참여도가 증가하는 것 역시 출생률 감소에 주요한 원인이 된다.

감산소사 유형까지는 인구가 적게나마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이 상태에서 출생률이 더욱 저하되면 적게 낳고 적게 죽으며, 인구가 줄어드는 소산소사 유형의 국가가 되는 것이다. 현재 세계에는 이 같은 4가지 인구 성장 유형에 해당하는 국가가 모두 존재한다.

서기 1세기의 세계 인구는 약 3억 명이었다. 이후 11세기까지 1,000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늘어난 세계 인구는 불과 1,000만 명 정도였다. 이는 모든 국가가 다산다사 유형의 인구성장 패턴을 보였기 때문이다. 1650년 경만 하더라도 세계 인구는 불과 5억5,000만 명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후 세계 인구는 100년마다 50~200%씩 증가한다. 실제 1750년에는 100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늘어 7억9,000만 명이 됐고, 재차 100년이 흐른 1850년에는 절반 이상 늘어난 12억6,000만 명이 됐다.

특히 1950년에는 100년 전인 1850년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25억 명이 됐다. 그리고 이 같은 인구가 다시 2배인 50억 명으로 늘어나는 데는 단지 37년이 소요됐을 뿐이다.

근대에 들어 이처럼 세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은 이 기간 동안 산업혁명에 따른 경제발전과 의료혁명에 따른 사망률 감소로 거의 모든 국가가 다산감사 유형의 패턴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20세기 후반을 거쳐 21세기 초반에 들어선 지금도 후진국은 물론 일부 중진국의 인구성장 유형은 다산감사 형태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해 상당수의 선진국들은 감산소사, 또는 소산소사 유형의 인구성장 패턴을 보이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인구과잉과 고령화라는 모순된 인구문제가 공존하는 것이다.

인구과잉과 고령화 문제 겹친 중국

인구과잉과 고령화의 동시 진행 문제를 가장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현재 공식 집계만으로도 13억 명 이상의 인구를 가진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다.

중국은 지나치게 많은 인구에서 오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979년부터 한 자녀 갖기 정책을 강력하게 시행했다. 하지만 한 세대에 해당하는 30년이 흐른 지금 그 같은 정책의 부작용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여성 1명당 1.5명이라는 현재 중국의 출산율을 감안하면 중국의 노동인구 수는 2017년 9억9,000만 명으로 고점을 찍은 후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일 것이다. 또 한 2021년부터는 전체 인구수도 줄어들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2028년에는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미성년 인구보다 많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값싼 노동력에 의존하던 중국의 각종 산업은 치명적인 위기를 맞게 되고, 중국 경제도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더군다나 2050년이 되면 중국 인구는 현재보다 9%, 노동인구는 22% 감소하게 돼 인도보다도 인구가 적어지게 된다. 그리고 2100년이 되면 현재의 절반도 안 되는 5억6,000만 명만 남게 된다. 이쯤 되면 노동인구는 이미 바닥이 드러나 상당수의 노동력을 외국인 노동자에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

소산소사 유형에 진입한 여러 선진국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의 경우 서기 3200년이 되면 최후의 일본인이 사망하면서 국가 자체가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는 비관적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일본보다 훨씬 인구가 적고, 출산율도 낮은 우리나라는 그 시기가 훨씬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고령화, 고리고 출산율 저하에 따른 문제는 몇몇 경제대국이나 선진국에 한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보다 더 시급한 것은 인구폭발과 이에 따른 각종 후유증이다.





인구증가에 따른 메리트는 중진국 몫

현재 세계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같은 증가를 주도하는 곳은 아시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남미대륙 등 제3세계 국가들이다. 특히 폭발적인 인구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아프리카의 경우 오는 2050년이면 현재의 2배인 약 20억 명의 인구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러 인구 예측기관에 따르면 앞으로 2050년까지 감산소사, 또는 소산소사 유형에 진입한 선진국 인구는 약 12억 명 선에서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제3세계 국가의 인구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예측기관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체로 2050년경 세계 인구는 91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보는 설이 우세하다. 물론 인구 성장률을 좀 낮게 보는 예측기관은 2040년 77억 명으로 고점을 기록한 이후 정체 및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인구 성장률을 높게 보는 예측기관은 2050년이 되면 세계 인구가 120억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어쨌든 선진국 인구는 거의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 같은 인구 증가분은 거의 대부분 중진국과 후진국에서 발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렇다면 이 같은 인구증가는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아마도 중진국과 후진국에서 다른 양상을 보일 공산이 크다.

우선 중진국의 인구증가는 이들 국가를 세계 경제와 산업생산의 요충지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 우선 고령화가 진행되고 인구가 늘지 않는 선진국에 비해 그만큼 우수한 노동력을 많이 얻을 수 있다. 이들 노동력은 자국의 힘을 강화시키는 것은 물론 고령화를 일으킨 선진국의 노동시장에 적극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그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대표적 나라는 인도다.

어쨌든 인구가 많아지는, 그것도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인구를 가진 나라들이 경제의 주도권을 넘보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국제 정치의 주도권도 그 나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중국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대두 원산지인 중국은 20세기까지 세계 최대의 대두 생산국이었지만 현재는 최대 수입국이다. 미국 농 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2005년 대두 수입량은 2,700만 톤으로 5년 전에 비해 2배나 늘어났다.

이유는 바로 중국의 경제성장에 있다. 중국인들의 소득이 늘어남에 따라 육류 소비가 늘어났고, 주로 소비되는 육류도 닭고기에서 쇠고기로 바뀌는 등 육류 소비의 양과 질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소는 닭보다 많은 사료를 섭취하기 때문에 사료 생산에 필요한 대두 수요는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식량자원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이미 철, 석유, 가스와 같은 산업용 자원 역시 국내 수요만으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상태에 이르렀다. 중국의 원유 수요는 세계 2위, 철광석 수요는 세계 1위다. 또한 중국은 세계 석유 소비의 9.5%, 석탄 소비의 42.6%, 그리고 철광석 소비의 57.7%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와 철의 수입 의존도가 70~80%에 달할 정도다.

특정국가의 자원 집중이 가져올 피해

중국은 이처럼 엄청난 속도로 세계의 자원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노릇을 하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금도 세계적인 원자재 수급 악화, 그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특정 자원을 이용한 자원 무기화와 함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속도로 중국의 자원 소비량이 증가할 경우 2040년경에는 중국인 1인당 자원 소비량이 미국인 1인당 자원 소비량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리고 2080년에는 인도가 그 뒤를 잇게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자원 소비가 이루어지면 자원고갈과 환경파괴는 불가피한 수순이 될 수밖에 없다. 화석연료의 사용량이 늘어나면 온실가스 발생으로 인한 지구온난화가 심각해 질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먹을 식량을 재배하기 위해 지구의 허파 노릇을 해주는 열대 우림을 황폐화시킬 것이다. 열대 우림을 베어내고 농작물을 심을 것이 명약관화하기 때문이다.

특히 에너지 자원에 대한 소비절약과 효율화, 친환경화가 이뤄진다고 해도 물과 식량 같이 사람의 생명유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자원은 절약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물 하나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00년 동안 세계 인구가 3배로 증가하는 동안 담수 소비는 7배나 늘어났다. 식수나 정화시설 부족으로 매년 1,500만 명이 사망하고 있으며, 세계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26억 명이 기초적인 정화시설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지구 인구의 무려 40%가 물 부족 상태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금세기 들어 벌어진 최초의 전쟁인 수단 내전도 사실상 물 부족으로 촉발됐다. 인간의 생존에 가장 필수적 자원인 물이 이런 상태인 만큼 인간사회에 얼마만큼의 지속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견해도 있다.

실제 세계의 자원이 특정국가에 집중되면 나머지 국가들의 원자재 조달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만일 이들 나라가 대체에너지를 얻기 위해 곡물을 바이오연료 생산에 돌리게 되면 그만큼 식량이 부족해지는 도미노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크다.

가난한 나라 위한 과학기술의 이용

아프리카의 여러 후진국은 인구가 급증해도 세계 경제에서 일정한 지위를 갖게 될 가능성은 적다. 많이 낳기는 하지만 질병과 내전으로 한창 일할 노동인구가 많이 죽는 등 평균 수명이 짧은데다 노동의 질 역시 낮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의 여러 후진국은 무엇보다 과잉인구를 먹여 살릴 곡물의 절대적 부족에 시달릴 공산이 크며, 이것의 해결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다. 미국 네브레스카 대학의 케네드 카스만 교수는 “아프리카에 인프라를 잘 구축하고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한 농법만 제대로 접목시키면 곡물 생산을 3배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운영하는 빌 게이츠 재단은 이미 아프리카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토질과 수질상황을 개량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토양지도가 바로 그것. 디지털 토양지도에는 가족구성에 대한 각국 정부의 조사, 곡물의 잠재력을 파악하는 데 필요한 기후정보, 개발 패턴에 대한 이론 모델이 모두 포함된다.

빌 게이츠 재단이 이 같은 정보를 모으는 이유는 아프리카 농업체계에 대한 완벽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어 가급적 최대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과학자들 역시 가난한 아프리카의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각종 과학 기술을 동원하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에서도 양상추나 토마토 등의 작물을 기를 수 있는 해수 온실이 대표적 사례. 해수 온실이란 바닷가에 온실을 만들고 해수로 작물을 기르는 것이다.

메커니즘은 이렇다. 우선 온실 주변에 바닷물을 끌어와 공기의 온도는 낮추고 습도는 높인다. 그런 후 증발기와 응축기로 공기 중의 습기를 증발 및 응축시켜 민물을 얻는 것이다. 해수 온실의 최대 장점은 어디서든 운용할 수 있다는 것. 바다만 있으면 사막을 농경지로 만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사막농장이란 별칭까지 붙은 상태다.

아프리카산 슈퍼카사바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전개되고 있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카사바는 고구마 형태로 20~25%의 녹말이 들어있다. 하지만 카사바에는 철, 아연, 비타민A, 비타민E가 부족하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한 입만 먹어도 몸에서 원하는 영양소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슈퍼카사바를 개발하고 있다.

맬서스와 세이건 경고의 의미

세계 인구는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언제쯤 적정선에서 멈출지 감도 잡히지 않고 있다. 아마 21세기 후반, 늦으면 22세기 중반까지 인구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일각에서는 가장 급격한 인구 증가를 보이는 제3세계 국가의 복지와 생활수준, 민도를 향상시켜야 인구 문제가 해결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 국가, 특히 국민들의 의식수준은 아직도 사망률이 높고 평균 수명이 짧던 시절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산감사 유형의 사회가 감산소사 유형의 사회로 이행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또한 역설적이지만 인구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지구가 아직도 사람이 살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반증일지 모른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거의 모든 동물 집단에서 개체 수는 생활공간이 지닌 식량 생산력의 한계까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개체 수가 늘어나면 식량 부족으로 상당 수의 개체가 사망하고, 집단의 수는 줄어들어 안정세를 찾는다.

아프리카 대륙이 지독한 가난에 시달리면서도 최고의 인구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아직 지구가 가진 생산력의 한계가 오지 않았다는 반증이라는 주장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지구의 크기가 무한히 늘어나지 않는 한 인구도 언젠가는 더 이상 증가할 수 없는 벽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이를 이론화한 사람이 바로 인구론으로 유명한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로버트 맬서스다.

그는 인구증가는 기하급수적인데 반해 식량생산은 산술급수적이므로 인구는 생존의 한계까지 늘어난 다 음 기근, 전쟁, 빈곤으로 증가를 멈추게 된다고 예견했다. 21세기 초인 현재까지 그런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고, 식량생산이 인구증가를 어떻게든 따라잡아 주었기 때문에 그의 이론은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억년 동안 지구의 넓이가 단 1평도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의 예견은 앞으로 언젠가는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 맬서스의 이론이 결과적 타당성을 상실했다고 볼 수는 없다.

현재의 인구문제는 국제성을 띠고 있다. 중국의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으로 인해 자원 블랙홀 현상이 일어나면 중국이 어디 붙어있는지도 모를 법한 제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까지 연쇄적으로 자원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또한 인구증가로 인한 자원문제는 필연적으로 국가 간 또는 지역 간 갈등을 불러일으킨다. 선진국의 고령 화에 따라 인구가 많은 국가의 노동인력이 합법적 또는 비합법적으로 유입되는 것 또한 국제성을 띤 현상이다.

현대 인구문제가 보여주는 이 같은 현상은 여러 국가의 이권이 걸려 있는 일이기 때문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는 통제할 수 없으며, 따라서 국제적인 협력이 요구된다.

칼 세이건은 그의 저서 코스모스에서 인류가 계속 국가이기주의를 숭배하다가는 전멸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물론 그가 이 발언에서 주요 타깃으로 삼은 것은 화생방 무기로 대표되는 현대 병기의 위험성이다. 하지만 인구문제도 그에 못지않게 어렵고 중요한 과제다.





글_이동훈 과학칼럼니스트 enite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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