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은하단 이끄는 신비의 암흑류

지금 당장 알아야 할 과학지식

THE BIG QUESTION: 왜 은하단들은 특정 지점으로 흘러가고 있는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어떤 물체에 의해 끌려가는 것인가?


우주는 과연 무엇으로부터 생겼을까. 과학자들이 이 같은 질문을 연구하면서 탄생한 것이 바로 빅뱅이론이다. 빅뱅이론은 우주가 점과 같은 상태에서 대폭발이 일어나 팽창, 현재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우주가 지속적으로 팽창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빅뱅 이전의 크기가 0이고 밀도와 온도가 무한대인 상태를 특이점이라고 한다. 특이점의 대폭발로 생긴 원시우주는 빅뱅 이후 짧은 시간 동안 급격히 팽창하면서 온도와 밀도가 급격하게 떨어졌다는게 현재 빅뱅이론에서 제시하는 우주론이다.

빅뱅이론은 현재 표준 우주론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우주의 정체를 알기 위한 연구는 유럽의 강입자가속기 실험을 통해 빅뱅 1조분의 1초전까지 규명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문은 남게 된다. 그렇다면 빅뱅 순간, 그리고 그 이전은 어떠했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을 알게 된다는 것은 우리가 볼 수 없는 우주 밖에 무엇이 있는지도 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빅뱅 이전의 우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우리가 볼 수 없는 우주 밖에 무엇이 있는지 연구할 수 있는 단서가 발견됐다. 바로 암흑류(Dark Flow)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연구진은 우주의 물질이 매우 빠르게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는 관측 가능한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어서 암흑류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구진은 우주에서 가장 큰 구조인 은하단들을 연구하던 중 이 같은 현상을 발견했다. 은하단은 1,000개 가량의 은하와 함께 X-선을 방출하는 고온 가스가 몰려있는 구조인데, X-선과 빅뱅의 잔해인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CMB)의 상호작용을 조사하면 은하단들의 움직임도 알 수 있다.

X-선은 CMB 내부의 광자들을 흐트러뜨려 온도를 변화시키는 이른바 수니예프-젤도비치운동(SZ) 효과를 일으키는데, 이런 현상은 이전엔 은하단이 뭉쳐있어 관측되지 않았으나 NASN 연구진은 60억 광년 거리까지 펼쳐진 700개의 은하단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구하다가 이를 발견했다.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는 빅뱅 초기에 방출돼 우주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으로 비교적 균질성을 띠고 있다. 하지만 지난 1992년 위성 관측으로 작은 파동이 발견됐는데, 과학자들은 이 파동에서 마치 씨앗처럼 은하단이 자라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은하단들을 NASA의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 지도와 비교하다가 은하단들이 센타우루스 자리와 돛 자리 사이의 영역으로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것도 시속 320만Km에 가까운 속도로 말이다.

연구진은 "은하단들의 이동 속도는 매우 빨랐다"면서 "거리에 따라 속도가 줄어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관측 가능한 우주 안의 물질은 이런 흐름을 만들어낼 수 없다"면서 "이처럼 빠르게 은하단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주 바깥쪽의 어떤 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영역에서는 시공간이 매우 달라 별이나 은하도 없을 가능성이 크며, 우리 우주에 존재하는 어떤 구조보다도 큰 물체가 있어 우리 우주의 은하단들을 끌어당기며 암흑류를 일으킨다는 게 과학자들의 추측이다.

연구진은 "빅뱅이론에 따르면 먼 우주에서 이상한 현상들이 있을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암흑류를 예상한 과학자들은 거의 없었다"면서 "이번 발견으로 과학자들은 빅뱅 이전의 우주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우리가 볼 수 없는 영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연구하는데 단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암흑류는 오늘날 중력과 우주의 움직임에 대한 가장 우수한 이론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으로는 해명이 불가능하다. 이 같은 우주의 신비를 푼다면 물리학은 근본적으로 바뀔지도 모른다.

은하단을 끌어당기는 거대한 물체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알렉산더 카슈린스키 연구팀은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CMB)를 연구하다가 암흑류를 발견했다.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는 빅뱅으로 인해 생겨난 전자기 방사선으로 단일 정전기층과 마찬가지로 우주의 모든 것을 감싸고 있다.

그런데 수천 개의 은하가 모인 은하단이 우주를 가로질러 움직일 때면 고에너지 전자를 함께 끌고 가게 된다. 마치 고요한 호수 한복판을 달리는 보트가 물 표면에 항적을 그리듯이 이 같은 은하단의 움직임은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를 흐트러뜨린다.

카슈린스키 연구팀은 이 같은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의 움직임을 관찰, 그동안 연구해온 모든 은하단들이 한 지점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 같은 움직임의 원인이 무엇인지 보이지는 않았지만 보이는 우주 너머 숨어있는 무엇인가 거대한 물체가 큰 중력으로 은하단들을 끌어당기고 있다는 가정을 세웠다.

그렇다면 그 같이 거대한 물체는 어디에 있는가. 최신 우주론 모델에 의하면 우주는 유한하며 인간은 그 중에서도 일부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암흑류는 보이는 우주 밖의 존재에 관한 최초의 힌트를 제공한 셈이다.

하지만 암흑류의 원천은 지구로부터 적어도 465억 광년은 떨어져 있으며, 이는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 것이기에 더 이상 무엇인가를 알아내기는 힘들다. 그래서 우주론자들은 보이는 우주 너머의 무엇인가를 직접 관찰하는 대신 우주의 성장과정을 재현한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암흑류의 원천을 캐고 있다.



카슈린스키 연구팀은 새로운 우주마이크로파배경복사 자료와 더 많은 은하단들을 연구해 내용을 보완하고 있다. 더욱 정밀한 관측을 하게 되면 더 나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이론을 검증하고, 이 같은 신비한 움직임의 이면에 무엇이 있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FAQ


Q. 은하단들은 어디로 가는가?

A. 우주론자들은 은하단들이 매우 거대한 물체를 향해 나가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같은 물체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그들이 관측한 움직임은 센타우루스 자리와 돛 자리 사이의 20˚ 범위의 하늘을 향한 것이기 때문에 그 영역에 무엇인가 정체 모를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Q. 이 같은 움직임은 암흑에너지나 암흑물질과 같은 것인가?

A. 현재 알려진 공통점은 모두 수수께끼의 힘이라는 것뿐이다. 지난 1933년 프리츠 츠비키는 은하단의 외곽을 도는 은하의 속도를 측정하고는 암흑물질을 발견해냈다. 그는 은하를 그 공간으로 끌고 가기에는 눈에 보이는 물질이 너무 희박하다는 점을 알아냈다. 그래서 은하를 끌고 가는 물질을 이론상 암흑물질이라고 부른다. 우주에는 암흑물질이 보이는 물질보다 5배가량 많을 것이라고 천문학자들은 믿고 있다.

암흑에너지는 지난 1998년 생겨난 개념이다. 과학자들은 이 때 우주가 팽창만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우주의 팽창 속도는 예전보다 더욱 빨라졌다는 것을 알아냈다. 물리학자들은 우주의 팽창에 가속을 붙여주는 이 힘을 암흑에너지라고 불렀다. 그들은 우주가 현재의 팽창 속도를 내려면 우주의 보이는 물질과 암흑물질을 모두 합친 것의 3배나 되는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추산하고 있다.

Q. 이 같은 현상은 모두 같은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것인가?

A.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기존 중력 이론을 수정하면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을 설명할 수 있다. 새로운 입자를 발견해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에 필요한 입자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 암흑물질은 은하 내에서 약하게 상호작용하는 입자를 필요로 하는 반면 암흑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입자는 우주 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어야 한다.






THE INSTANT PH.D.


◆ 핵심용어

은하와 은하단: 은하란 수천억 개의 별이 모여 있는 집단을 말한다. 가스를 빨아들이고, 자신보다 작은 이웃의 천체를 흡수하기도 한다. 형태에 따라 타원은하, 나선은하, 불규칙은하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은하단은 이 같은 은하가 집단을 이룬 것을 말한다.

관측 가능한 우주: 빅뱅이 일어난 지 38만년 동안 빅뱅 때 생성됐던 광자는 다시 흡수돼 버렸다. 이로서 그 동안 우주에 빛은 없었다. 그리고 이 38만 년의 기간은 우주의 과거와 넓이를 살펴보는 것을 막는 장벽 구실을 했다.

관측 가능한 우주란 빛이 빅뱅 이후 우주의 전 생애, 즉 137억년 동안 퍼져나간 범위를 가리키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그 너머에 또 다른 무엇인가가 존재할지 모른다고 보고 있다. 관측 가능한 우주 너머의 물체를 직접적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보이는 우주 가장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암흑류 같은 현상을 통해 보이는 우주 밖에 무엇이 있는지 추측할 수는 있다.

◆ 놀라운 수치

465억 광년: 카슈린스키 연구팀이 옳다면 지구와 암흑류의 원천 사이의 거리는 465억 광년이다. 현재까지 인간이 본 가장 멀리 있는 물체는 130억 광년 떨어진, 죽어가는 별이 내뿜는 감마선 폭발이었다.

◆ 향후 전망

과학자들은 모든 은하단이 암흑류의 영향을 받는지 알아볼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그 원인이 우주의 시작에까지 연관돼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며,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는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을 믿게 될 것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