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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창의교육의 산실 국립과천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 특집기획(2)

과학관을 찾아 다양한 체감형 전시물들을 손으로 만지고 몸으로 느끼는 것이 창의성 계발의 시작이라면 전시장 밖 실험실과 강연장 등에서 이뤄지는 과학창의 활동은 이렇게 습득한 추상적 창의성을 가치 있는 결과물로 구체화·체계화하는 발산적 사고의 토대가 된다.

이 점에서 우수한 과학 전시물과 콘텐츠, 전문인력을 바탕으로 고품질의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국립과천과학관은 대한민국 과학창의교육의 산실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미래창의성기반경제시대에 요구되는 창의성은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때문에 과학을 통한 창의교육은 체험과 교육을 포괄한 입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전시장에서 아무리 좋은 전시물을 관람했다고 해도 제반 지식이나 교육이 부족하면 자칫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 체험 이후 그와 연계된 교육프로그램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가 이것이다. 특히 체험과 교육이 아예 일체화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국내에 그런 곳이 있을까. 그렇다. 국립과천과학관이 바로 그런 존재다.

현재 과천과학관에서는 어린이와 학생,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전시물 관람과 교육을 동시에 진행하며 사회 전반의 창의성을 제고하고 미래창의성기반시대를 주도할 1등급 창의 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전시물 이용한 과학창의 교육

과천과학관과학창의 교육의 선두에는 전시물을 이용한 교육이 있다. 과학관 내 전시된 무수한 체감형 전시물들을 과학·수학 교육의 리소스로 활용하는 것.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물들이 가득한 과학관 자체가 하나의 교실이 되는 만큼 학교에서는 엄두조차 내지 못할 고품질의 실험도 가능하다. 때문에 추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난해한 과학·수학 개념이 '아하'라는 감탄사와 함께 손에 잡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2층 전통과학관의 전통인쇄술 전시물을 활용한 교육을 예로 들어보자. 교육 참가자들은 일단 전시장을 방문해 무구정광다라니경, 월인천강지곡 등의 목판, 금속판, 인쇄물 들을 보면서 우리 조상들의 눈부신 과학기술과 역사, 원리를 체감하게 된다. 이후 교육생들은 실험실로 자리를 옮겨 실제 목판과 금속판을 가지고 인쇄작업을 해보면서 앞서 배운 이론적 인쇄 원리를 몸으로 체득한다.

과천과학관측은 여기에 초·중·고등학교 과학교과서에 나온 다양한 과학·수학 이론까지 대입, 지식과 창의력을 아우르는 입체적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일선 학교에서도 창의력 계발 학습이 진행되고는 있다. 하지만 시간과 기자재 부족이라는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보여주기식 교육에 그치는 것이 다반사다.

하지만 과천과학관에서는 컴퓨터를 활용한 디지털 실험 측정기(MBL)를 비롯해 고급기자재들이 즐비해 학교에서 불가능한 실험과 실습을 할 수 있다. 살아 있는 곤충과 식물, 화석표본 등을 활용한 심도 깊은 탐구학습도 가능하다.

특히 과학연구현장에서 활동 중인 연구자들의 지도가 곁들여지면서 과학 창의교육 효과는 더욱 배가된다. 권효순 국립과천과학관 과학교육 과 연구관은 "현재 다양한 과학이론이 집약된 전시물과 고급 기자재를 통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이는 과학적 호기심 해결에 더해 창의성 계발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가 생명과학탐구교실에 참여하고 있다는 나연자 씨도 "아이가 과천과학관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난 뒤부터 무엇이든 자세히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며 "창의력 계발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시물 연계 과학창의 교육은 전시장 및 교육동의 실험실에서 이뤄진다. 전시장 내 실험실에서는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매 주말마다 단발성 교육이 진행되며 교육동 실험실의 경우 월 단위 계획에 따라 과학관 내 5 개 상설전시관과 연계한 교육프로그램들이 운용되고 있다.

과학관 큐레이터 과학강연, 생태체험학습프로그램, 바다교실, 생명과학 탐구교실 등이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꼽힌다.




정규교육 연계한 과학탐구력 계발

과학창의교육이 정규교육과 연계되면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로 창의성은 눈에 보이지도, 효과가 신속히 발현되지도 않는 가치이기 때문에 교과 수업에 창의성이 이식되는 것만큼 진정한 창의교육도 없다.



이에 과천과학관은 유아(만 5~7세), 초급(초등 1~2학년), 중급(초등 3~4학년), 고급(초등 5~6학년), 중등 등의 학제별로 해당 학년의 과학교과서 중 탐구·실험이 필요한 주제를 중점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수행하고 있다. 기초과학탐구교실, 어린이 과학교실이 가장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정규교육 연계 프로그램들의 수업은 창의 교육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토론과 실험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모든 교육의 초점이 단순한 문제 풀기가 아닌 창의적 문제해결능력 함양에 맞춰져 있다.

또한 교육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프로그램 선정 시에도 현직 교사나 비형식 교육을 전문으로 수행하는 교원자격증 소지 강사 등이 참여한다. 덧붙여 자체 강사인력에 더해 발명진흥회, 연구소재 중앙센터, EBS 등 전문기관의 연구·교육인력과 21세기 생명과학문화재단, 탑키트 등 외부 교육 기관을 활용해 교과서에서 다루지 않는 과학융합, 발명, 생명자원 활용교육 등을 목표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재학 과천과학관 과학교육과 사원은 "자기주도형 탐구학습이 가능한 창의 인재는 단편적 교육만으로 육성하기 어렵다"며 "학생들이 어려워 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교육 흥미도와 참여도는 매우 높다"고 밝혔다.

실제로 교육에 참여한 초등학교 5학년 박수영 양은 "문제집을 푸는 것보다 과학관에서 실험을 하는 것이 학교 수업을 이해하는 데 더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규교육 연계 프로그램의 대상은 학생만이 아니다. 일선 교사들의 창의탐구활동 지도역량 강화를 위한 교사연수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창의교육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일선 교사들의 교수학습법에 창의성이 배어야 한다는 게 과천과학관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사회 요구에 부응한 맞춤형 평생교육

과학창의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학생이나 교사에 더해 학부모 및 일반인들도 창의성을 배양해야 한다. 그 자신들이 사회활동에서 받는 메리트는 차치하고라도 부모의 과학지식과 창의성이 부족하거나 사회가 톡톡 튀는 창의성을 수용할 수 없는 환경이라면 아이들의 창의성 발산에 한계가 생길 수 밖에 없는 탓이다.

과천과학관이 궁극적 과학창의 교육을 완성할 마지막 3대 축으로서 학부모와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맞춤형 평생교육을 실시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현재 일반인 대상 교육프로그램은 학부모 특강, 진로교육 특강 등이 있다. 이 중 진로교육 특강은 카이스트 출신의 최고경영자(CEO)가 초빙강사로 나서 과학기술의 원리와 발명, 사업 마인드 등을 강연한다. 이들은 자신의 지식과 노하우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닌 청중과 대화를 나누며 실시간으로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는 열린 커뮤니케이션 형태의 강의를 하고 있다. 때문에 과학기술계로 진로를 정했거나 진학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지난 8월 8일 로봇스타디움에서 열린 강연에서는 정광춘 잉크테크 대표이사가 청소년과 대학생, 일반인 등 210여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쇄 기술에 대한 열띤 강연을 펼쳤다.

부모와 함께 온 중학생 이재성 군은 "기술자가 되고 싶어 실업계 진학을 고민하고 있다"며 "오늘 강연에서 기술자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소감을 밝혔다. 학부모 남채성 씨도 "과학자의 꿈을 가진 아이에게 비전의 구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 알찬 강연이었다"고 평가했다.

과천과학관에서는 이외에도 스포츠와 과학을 융합한 인라인스케이트 과학체험 특별교육, 초·중·고 과학동아리 초청 '파이데이 수학과학 체험교육', 국제 철새의 날 기념 '새야 새야 날아라' 특별교육, 환경의 날 기념 특별교육 등 다양한 연령대와 주제에 맞춘 평생과학창의교육 프로그램이 수시로 열리고 있다.

권효순 연구관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의 종류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영진 기자 artjuc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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