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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미래형 車 투자확대 시급… 과도한 인건비·노사갈등 개선해야"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CEO 특강2
김용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이 30일 서울 안암로 고려대 경영대학 현대자동차경영관에서 열린 '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에서 '한국 자동차 산업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권욱기자

"한국은 5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세계적인 자동차 강국으로 성장했지만 후진적 노사관계와 과도한 환경규제로 인해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김용근(59)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30일 고려대 현대자동차경영관에서 열린 '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이 한계 상황에 와 있다"면서 "산업 특성과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디젤 친화형 정책을 재검토하고 산업 현실과 조화되는 환경규제가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영어로 진행된 이날 강연에서 김 회장은 산업 분야에서 오랜 공직생활을 한 경험과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장을 맡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전문가답게 국내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자동차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해 2시간에 걸쳐 상세히 소개했다. 특강에는 고려대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 학생 100여명이 참석해 자동차 산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기형적 환경규제, 독일 디젤차 판매 늘려"=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 2011년 466만대를 기록한 후 지난해 452만대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수출 역시 2012년 317만대에서 지난해 306만대로 줄었다. 반면 수입차의 내수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독일 브랜드 판매량이 2010년 5만6,432대에서 지난해 14만4,311대로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김 회장은 이 같은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하고 그 원인으로 갈등적·후진적 노사관계에 따른 생산성 저하와 과도한 환경 규제를 꼽았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지난해 평균임금은 9,234만원으로 2000년 대비 3배가량 상승했다. 독일 폭스바겐(9,062만원)과 일본 도요타(8,351만원)보다 세계 5위인 현대차그룹의 임금 수준이 더 높은 상황이다. 하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낮다. 1인당 매출액은 한국이 7억4,706만원으로 일본(15억9,440만원)의 절반에 불과하고 독일(8억5,712만원)보다도 낮다.

김 회장은 "1년 단위로 임단협을 하는 국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3~4년 단위의 중장기 협약 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매출액 대비 2.5%로 폭스바겐(5.7%), GM(4.7%), 르노(4.6%), 도요타(3.4%)보다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과도한 인건비 부담과 갈등적 노사관계의 개선 없이는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가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과도한 국내 환경정책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가솔린차에 강점을 가진 미국은 질소산화물 등 디젤차에 대한 강력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고 디젤차에 강점을 가진 유럽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규제해 디젤차를 육성하고 있다"며 "국내 기준은 가솔린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 캘리포니아 기준을, 디젤차는 상대적으로 가장 완화된 유럽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국산차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현 환경규제는 디젤차가 판매를 늘리기에 쉬운 기형적 구조"라며 "국내 자동차 산업·시장특성과 국산차의 기술 수준 등이 반영된 규제 수준인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친환경·자율주행차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투자 확대·인프라 구축 시급=김 회장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화두인 미래형 자동차 개발과 관련해서는 국내 업체가 기술적 강점을 지닌 수소연료전지차(FCEV)의 보급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회장은 "FCEV는 전기차와 같은 무공해 자동차이면서 짧은 충전시간과 긴 주행거리 등 전기차의 단점을 해결했다"면서 "장기적으로 수소산업 발전과 함께 FCEV가 친환경차의 시장점유율을 대폭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에서는 현대차와 일본 도요타가 각각 '투싼 ix35'와 '미라이'로 FCEV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김 회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료전지 기술과 수소 생산인프라를 보유해 글로벌 수소 사회를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면서도 "수소 산업 정책 추진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해를 기점으로 연료전지 시장이 실증 단계에서 보급 단계로 전환되는 등 연료전지차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에 시장 주도권을 뺏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오는 2030년까지 수소충전소를 3,000기까지 확대하고 700만대의 FCEV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세울 만큼 수소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는 법적 제약과 인프라, 차량 보안 등의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과 사고 때 책임 소재 불명확성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다 차량 제어권이 운전자가 아닌 전자제어장치(ECU)에 있어 통신 네트워크를 통한 악의적 조작 등 차량 보안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다. 차량 간 근거리 무선통신(V2X) 등 자율주행을 위한 인프라 구축도 선행돼야 한다.

김 회장은 "친환경차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과 마찬가지로 자율주행차도 미래 자동차 산업의 대세인 것만은 틀림없는 만큼 기술 발전에 걸맞은 법·제도 개선과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성행경·강도원기자 saint@sed.co.kr

●김용근 회장은

△1956년 전남 고흥 △서울대 경제학과 △서울대 행정대학원 석사 △행정고시 23회 △2003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 △2007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차관보) △2008년 한국산업기술재단 이사장 △2009년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2013년~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2014년~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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