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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ICT 시대정신과 리더십

인터넷 기반 초연결 사회 진입… 경계 허문 융합 글로벌 대세로

산·학·연·관 협업플랫폼 활용… 경제 ICT화 통한 도약 이뤄야



새로운 희망과 다짐으로 시작한 2016년 한 해가 어느덧 훌쩍 3월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사람들은 지난 연초 무엇을 그리도 간절히 바라고 다짐했을까. 바라는 바야 서로 달랐겠지만 답답한 현실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기를 바라는 간절함은 다르지 않았으리라….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변화는 민중이 겪은 결핍과 갈증에서 시작된다. 최근 재조명된 이성계와 광해군의 행보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해볼 수 있다. 위화도 회군으로 시작된 '조선 건국'이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기득권만 지키려고 했던 고려 말 권문세가의 횡포에 지친 민중이 새로운 시대를 갈구했기 때문이다. 광해가 명나라와 후금 사이에서 내린 외교적 결단이 '명의 국운이 기울고 있다'는 시대적 통찰과 '조선의 자주독립을 이루겠다'는 대의에서 비롯된 것으로 재평가되는 것도 시대의 정서가 투영된 때문이다.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에도 거대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것이 연결돼야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초(超)연결사회가 펼쳐지고 있다. 독자적 기술로 주도적 생태계를 만들어가던 아날로그 시장 지배 전략은 이제 더 이상 글로벌 디지털 시장에서 통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세상에 걸맞게 우리의 사고와 행동도 변해야 한다. 미래로의 전환점에 서 있는 우리에게 가장 결핍돼 있는 것이 융합과 협업이 아닌가 싶다. 각 분야에 흩어져 있는 역량들을 찾아내 서로 묶어내고 기존 산업의 ICT 장착과 정보보호 내재화 등 세계를 무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함께 도와가야 한다.

이제는 ICT와 문화, 아이디어와 자본,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견기업과 스타트업, 기관과 기관 등 산학연관이 자유롭게 뭉쳐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된 융합과 협업이 이뤄지기를 소망해본다. 경제의 ICT화를 이끌 협업 공간과 경제 주체들의 협력 네트워크인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세워진들 무엇하겠는가.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려는 의지와 혁신이 없다면…. 누구도 먼저 자신의 이기(利己)를 내려놓고 협력하지 않는다면…. 기껏 만들어놓은 창조경제혁신센터인들 우리 경제의 혈류를 잇는 제대로 된 협력 지원 플랫폼으로 자리 잡힐 수 있을까.



우리 ICT 관련 기업과 기관들이 먼저 기득권의 폐쇄적 이해와 경직적 행태에서 벗어나 '경제의 ICT화를 통한 국가 재도약'을 위해 손잡고 변화에 앞서 뛰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경제 재도약이라는 국가적 명제 앞에서 실리를 셈하며 손을 펼쳐 맞잡는 대신 주먹만 움켜쥐고 있다면 융합과 협업과 연결의 ICT 시대정신 구현은 먼 나라 이야기나 다름없다. 이미 수많은 국가가 국적과 영역을 불문하고 협업과 연결·융합의 ICT 정신을 구현하며 미래 시장에서 앞서 나가기 위해 손을 맞잡고 있다.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섬광처럼 빠른 시장 변화에서 낙오될 것이 자명하다.

바람이 불면 연이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오르도록 얼레를 풀어줘야 한다. 더 높이 오를 수 있게 연실을 풀어주지 않고 줄을 팽팽하게 당기고만 있다면 결국 줄은 끊어지고 연에 실었던 모두의 희망도 곤두박질치게 되고 만다. 거센 바람과 장애를 이겨내고 ICT를 통한 경제 재도약의 바람과 갈증이 해소될 수 있도록 '보다 멀리 보는 안목' '먼저 손 내밀고 협력하는 용기' '과거의 갈등보다 미래의 희망에 힘을 쏟는 지혜'의 '담대한 리더십'이야말로 ICT 시대가 요구하는 지도적 인사들의 역할과 맞닿아 있지 않을까.

아날로그 시대의 갈등과 반목에 대한 합의와 타협도 중요하지만 이에 들어가는 시간의 의미와 'ICT 시대의 기회'라는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의 값어치를 비교해 과감하게 미래로 건너뛰는 ICT적 리더십이 절실히 기다려진다.

/백기승 한국인터넷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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