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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사정 화합으로 부활한 말뫼...거제도 할 수 있다

스웨덴 말뫼를 아는 사람은 대개 ‘말뫼의 눈물’을 떠올린다. 한때 세계 최대 조선소였던 코쿰스의 골리앗크레인이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팔린 적이었다. 2002년 9월 말뫼에 서 있던 크레인이 해체돼 울산항으로 가는 배에 실리자 스웨덴 국민 수천명은 이를 현장에서 지켜보며 눈물로 배웅했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지금 말뫼는 변신에 성공해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20일자 서울경제신문을 보면 조선업 몰락으로 수렁에 빠졌던 말뫼가 완벽하게 부활했다. 당시 2만8,000여명의 조선소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지만 2000년 이후 정보기술(IT) 등 신산업에 투자하면서 6만3,000여개의 일자리가 생겼다. 새로 만들어진 기업은 200여개나 되며 22%까지 치솟던 실업률도 13% 수준으로 떨어졌다. 23만명대까지 하락했던 말뫼의 인구는 2010년을 넘어서며 3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 말뫼의 눈물과 묘하게 닮은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났다. 중소 조선업체인 성동산업이 마산조선소에 서 있는 크레인을 팔기 위해 루마니아 소재 조선소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270억원을 들여 만든 크레인은 법원 감정가가 190억원으로 매겨졌지만 수 차례 경매에도 인수자가 나서지 않자 가격이 30억원 아래까지 떨어졌다. 성동산업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현재 거제와 울산에서 현실로 다가온 조선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보면 말뫼의 눈물은 이미 시작됐다.



말뫼의 부활까지 닮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조선업은 인력이나 설비 측면에서 여전히 강점을 갖추고 있다. 조선업을 아예 버리고 신산업으로 방향을 튼 말뫼와 같은 길을 걸을 필요는 없다. 배워야 할 것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이를 바탕으로 변화하려 한 그들의 자세다. 말뫼가 활기를 되찾은 것은 경영진·노동조합·정부가 한마음으로 뭉쳐 구조조정의 아픔을 감수하고 대안 찾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노사정이 합심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말뫼는 없을 것이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노사정이 재기를 향한 굳은 의지로 똘똘 뭉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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