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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특별인터뷰] 우샤오추 소장 "中경제 '계단형 내리막'...성장률 10년내 5% 밑으로 떨어질수도"

<우샤오추 中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

'무역 드라이브' 통한 고속성장 지고 중속성장시대로 진입

금융·산업분야 구조개혁 안하면 장기적으로 큰 위기 우려

위안화, 强달러에 상대적으로 약세일뿐 정상적인 수준

브렉시트, 글로벌시장서 대응 가능...美 금리가 더 큰 변수

우샤오추 중국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




“앞으로 중국 경제는 가로 모양이 긴 L자가 계속 겹쳐지는 계단형 내리막이 이어질 것입니다. 전 세계는 이제 중속성장 시대에 들어선 중국 경제의 변화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우샤오추(57) 중국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은 중국중앙방송(CCTV)은 물론 인민일보 등 중국 주요 언론들이 경제 분야를 진단할 때 단골로 찾는 대표적인 경제·금융 전문가다.

우 소장은 시진핑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과 중국의 금융시장 상황을 가장 명확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자본시장 개방, 위안화 국제화 등 우 소장이 조언하는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은 시진핑 정부의 장기전략과 맥이 닿아 있다.

지난주 중국 베이징시 북서쪽 중관춘에 위치한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 소장은 “한때 10%가 넘던 중국의 고속성장 시대는 이제 막을 내렸다”면서 “장기적으로 10년 안에 5% 이하의 성장률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우 교수는 현재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도전 과제로 금융시장을 비롯한 산업 전반의 ‘공급 측 개혁’을 꼽았다. 그는 “지금 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면 당장은 시장에 큰 위험이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우 소장은 “지난해 하반기와 연초 주식시장이 크게 요동친 것은 중국 경제의 현 위상에 맞게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라며 “일부에서 말하는 중국 경제 위기론은 지나치게 과장돼 있고 중국의 현재 경제 상황과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인터뷰 도중 그는 인민대로부터 부총장 승진 사실을 전달받았다. 인민대 총장이 한국의 차관급 대우를 받는 것을 감안하면 차관보에 해당하는 지위다.

-글로벌 시장의 최대 관심 중 하나는 중국이 올해 목표로 내세운 6.5~7.0% 성장률을 달성하는지 여부다. 어떻게 진단하나.

△상반기 성장률이 6.7%를 기록하면서 일단 올해 목표로 세운 성장률 구간 달성은 힘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제 중국 경제는 10%가 넘는 고속성장 시대는 끝났다. 수출 등 무역 드라이브를 통한 고속성장은 더 이상 지속하기 힘들어졌다. 이제는 긴 중속성장 시대에 접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가 L자형 성장 곡선을 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주목할 것은 급격한 하락이 아니라 L자의 가로 모양이 길게 옆으로 지속되는 성장 곡선이라는 점이다. 장기적으로는 이 같은 L자가 여러 개 하단 계단식으로 겹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10년 내에 5% 이하의 성장률도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시장 역시 이 같은 중국의 중속성장 시대에 나타날 여러 가지 변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중속성장 시대에 중국 정부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무엇인가.

△고속성장에서 중속성장으로 이동하는 전환기의 과정에서 금융자본시장에 위험 요인이 커질 수 있다. 실제로 금융시장에서는 최근 2~3년간 구조적인 거품이 확대된 상태다. 일부 산업 분야는 과잉투자가 집중되면서 부실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금융시장의 거품과 과잉 산업 분야의 부실은 구조개혁이라는 절실한 과제를 안고 있다. 물론 당장 구조개혁에 나서지 않는다고 중국 경제에 곧바로 위기가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금융시장과 부실 산업에 대한 공급 측 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에 큰 어려움이 닥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개혁의 속도가 더딘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사실 개혁의 속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결국 공급 측 개혁과 구조조정 노력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당장 큰 위기는 오지 않겠지만 성장의 열매를 거둘 수 없다. 고속성장 시대에서 중속성장 시대로 전환하는 과정에 중국 경제와 산업 전반에는 이전과는 다른 효율적 공급, 이른바 ‘신효율’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금융시장 개방과 국제화에 대한 중국의 노력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보기에 따라서는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진도가 더디다는 의견도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금융시장 투명화와 위안화 국제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또 실제로 큰 진전이 있었던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는데 이는 미국 달러화와 비교할 때만 그렇다. 미국이 지난해 말 금리를 인상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위안화가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를 나타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국가의 화폐 가치에 비하면 위안화가 크게 절하된 것은 아니다.

-현재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적정 수준이라는 의미인가.



△달러당 6.6~6.7위안은 중국 경제 상황과 글로벌 금융시장, 미국의 금리 인상 흐름 등 중국 안팎의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정상적인 수준이다. 물론 향후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중국 당국은 급격한 위안화 환율 변동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진짜 문제점은 위안화 가치보다는 은행권의 부실이다. 금융권 부실은 중국 경제에 큰 부담이며 현재 큰 문제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2~3년 사이에 일부 기업들의 부실이 터져나오면서 금융권에 부실 회사채 문제가 표면화됐다. 은행권 부실 문제는 분명히 해결하고 가지 않으면 금융시장에 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큰 충격을 받았던 중국 주식시장이 다시 요동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적지 않은데.

△현재 중국 주식시장은 경제성장률 변화 추세 등을 감안하면 정상적이고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본다. 지난해 시장에 대한 일부 이해 부족이 증시 파동으로 이어지기는 했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계기로 자본시장에 대한 제도 정비에 나선 것은 바람직한 조치다. 물론 지난해 고점과 같은 수준을 당장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과도한 거품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수준으로 되돌아온 것이기 때문에 1~2년간은 큰 폭의 급변동 없이 현재 지수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당국도 무리하게 지수를 끌어올리기보다는 공시를 강화하고 시장과 기업의 투명성 제고를 중시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지속된다면 지난해와 같은 큰 증시 파동은 재연되지 않을 것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등 여러 불확실성 요인으로 세계 금융시장이 일시적으로 흔들리는 기미도 보였다. 세계 경제에 조만간 큰 위기가 올 것으로 생각하나.

△브렉시트 파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지만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 오히려 중국으로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강달러 현상에 대한 흐름을 더 눈여겨보고 있다. 결국 세계 경제는 주요2개국(G2) 경제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현재로서는 세계 경제가 위기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는 단서는 찾을 수 없다.

-중국은 수출 중심의 경제에서 내수 중심으로 성장동력을 바꾸고 있다. 과거 수출이 해줬던 만큼의 역할을 내수가 할 수 있을까.

△중국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했던 비중이 워낙 컸기 때문에 단기간에 그 역할을 내수가 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처럼 중국도 강력한 소비가 성장률을 이끄는 동력이 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확언하기 힘들다.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일이다. 수출에서 내수 위주의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 상당 기간은 투자가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최근 들어 민간투자가 지지부진하다는 것이 큰 문제다. 시중에 유동성은 풍부한데 자금이 제대로 흐르지 않고 있다. 민간에서 경제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이 같은 불안감을 해소해줘야 한다. 민관합작투자(PPP·Public-Private Partnership) 방식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의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바람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중국의 해외 기업 M&A 열풍을 어떻게 해석하나.

△중국은 현재 자본이 넘치는 국가다. 결국 이 넘치는 자본이 국내와 국외 투자로 이어져 성장의 선순환 역할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경쟁력이 뛰어난 글로벌 기업 M&A는 중국 정부의 성장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결된 사안이다.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를 극복하고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첨단 산업 분야의 해외 메이저 기업 M&A가 절실한 과제다. 하지만 맹목적인 확장은 경계해야 한다. 과거 일본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넘쳐나는 자금을 장기적 전략 없이 불필요한 분야에 무리하게 쏟아붓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우샤오추 중국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


<우샤오추 교수는>

中 금융·증권시장 대표 전문가

증권감독관리위원 등으로 활동

우샤오추 중국 인민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금융과 증권시장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꼽힌다.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을 맡은 지 올해로 20년째다. 지난 2010년에는 중국 인터넷 기업 텐센트의 ‘중국 주식시장에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조사에서 경제학자로는 가장 높은 5위에 올랐다. 당시 1위와 2위는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이던 상푸린 현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석과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였다. 2000년에는 교육부 선정 우수 인재로 선정됐으며 중국 전국 대학교우수청년교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국가발전개혁위원회 등의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약력 △1959년 장시성 위장현 △1990년 인민대 경제학박사 △1993년~ 인민대 교수 △1996년~ 인민대 금융증권연구소장 △1997~2002년 인민대 재정금융학원 부원장 △2006~2016년 인민대 총장조리 겸 대학원 상무부원장 △2016년 인민대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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