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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법정관리 가나] 고민 깊어진 채권단...추가 자구안 수용하기엔 액수 너무 적어

'추가지원 없다' 원칙 버려야

한진해운 회생 가능할판

여론 뭇매도 부담으로 작용

'수용-거부 셈법' 복잡해져





한진해운이 5,000억원 수준의 추가 자구안을 마련해 제출했지만 지난 2·4분기 실적 악화로 내년까지 필요한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이 기존 7,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확대됨에 따라 채권단들의 고심만 더욱 깊어졌다. 다시 말해 자구안과 부족자금의 격차가 더 커지면서 법정관리 가능성이 더 커진 상황이다. 한진해운이 부족자금의 절반도 안 되는 자금을 마련하기로 함에 따라 이제 채권단은 나머지 부족자금을 일부 지원하고 자구안을 수용할 것인지 아니면 자구안을 거부할지를 결정해야 하고 이에 따라 한진해운의 운명이 결정된다. 채권단으로서는 부족자금을 일부 지원하고 한진해운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그동안 고수하던 ‘추가 지원은 없다’는 원칙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부족자금은 조건부 자율협약을 체결할 당시 7,000억원선이었으나 운임료 적자 등으로 현재 1조원 넘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부족자금은 용선료 25% 인하와 해외 선박금융 30% 상환 유예가 전제된 것이다. 만약 해외 선박금융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용선료 협상에 성공한다고 해도 부족자금은 1조2,000억원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의 2·4분기 실적이 악화된데다 운임마저 여전히 낮아 부족자금이 더욱 커졌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손실이 커져 회계법인 추정으로 지난 6월 대비 많게는 3,000억원의 부족자금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이날 제출한 자구안에 5,000억원 정도의 자금 확보 방안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6월 제출했던 4,000억원 규모의 대한항공 유상증자안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재 출연, 한진그룹 계열사 출자 등을 포함해 1,000억원 남짓 늘어난 수준이다.

한진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담았다고 강조했지만 한진그룹의 자구안과 부족자금 사이의 격차는 5,000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한진해운이 낸 자구안에 대해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실행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먼저 채권단은 해외 선박금융 유예 협상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진그룹이 제출한 자구안은 용선료와 선박금융 유예 협상이 모두 성공했다는 전제로 작성됐다.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협상은 20% 중반 정도에서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선박금융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까다로운 외국계 금융회사를 협상 대상으로 해야 하는데다 금융회사들 입장에서는 선박을 담보로 잡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만기를 연장할 유인도 떨어진다. 현대상선이 사채권자와 용선주까지만 채무 재조정 대상에 포함시키고 해외 선박금융을 제외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여기에 대한항공 유상증자 카드 역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채권단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앞서 한진그룹은 올해와 내년 각각 2,000억원씩의 유상증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채권단에 전달했지만 대한항공 주가는 한진해운 지원 부담 등에 2주 새 10% 가까이 급락했다. 한진그룹이 한진해운 지원을 위해 유상증자를 자구안에 넣었다고 해도 당장 대한항공 이사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대한항공은 2·4분기에 한진해운 보유지분으로 인해 765억원의 지분법 손실과 328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대한항공 주가 하락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부족자금과 자구안의 격차가 큰데다 자구안의 실현 가능성마저 떨어져 법정관리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는 입장이다. 다만 채권단과 당국의 입장에서는 국적해운사인 한진해운을 법정관리로 보내는 것은 결단이 필요하고, 살리자니 현대상선 정상화 등 그동안 고수했던 원칙을 번복해야 함은 물론 이에 따른 여론의 뭇매를 맞을 수 있어 채권단의 계산은 더욱 복잡하다. 산은 관계자는 “채권단과 논의해 자구안 수용 여부를 결정하고 채권단이 이 정도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쪽으로 가닥이 나면 법정관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추가 지원에 대해서는 채권단은 여전히 소극적인 입장이지만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는 것 역시 채권단으로서는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편 산은은 오는 26일 KEB하나은행·국민은행·농협은행·우리은행·부산은행 등 6개 채권은행과 회의를 열어 한진그룹의 자구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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