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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0대 국회, 가족재산 공개거부 못된 짓부터 배우나

20대에 신규 등록한 국회의원들의 재산 평균액이 34억2,2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이번 국회에서 처음 재산을 공개한 154명의 내역을 분석한 결과다. 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52억5,000만원 새누리당 26억5,800만원, 국민의당 14억7,300만원, 정의당 3억8,500만원 순이었다. 웹젠 이사회 의장 출신인 더민주의 김병관(2,242억원 신고)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의 박정(237억원) 의원과 새누리의 성일종 (212억원), 최교일(195억원) 의원 등 거액 재산가들의 영향이 컸다.

신규 등록 의원의 재산 평균액은 19대의 15억원(183명)에서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자산가들이 많았던 18대(161명)의 32억원 보다 많아졌다. 이는 19대 이전에 의원경력을 갖고 있던 재선 이상 의원 등이 포함됐다고는 하나 신고 대상이 대부분 초선 의원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국회 문턱을 넘은 정치 지망생의 상당수가 수십억대 자산가임을 의미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의원들이 부모나 자녀, 손자 손녀 등 직계 존비속의 재산공개를 거부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공개에서 새누리당 21명, 더민주 13명, 국민의당 11명 등 31.2%인 54명이 존비속의 재산공개를 거부했다. 신규 등록의원 기준으로 18대(27.3%), 19대 국회(29%) 등에 이어 고지거부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다.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의 재산공개는 재산형성 과정을 투명하게 밝혀 입법 등 정책수행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거부 비율이 높다 보니 직계 존비속에 명의신탁을 하거나 변칙 증여를 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은닉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가족 전체의 재산을 모두 공개한 국회의원들이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식이라면 재산공개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는커녕 사실상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20대 국회에는 어느 때보다 변화된 정치에 대한 기대가 컸다. 특권 내려놓기와 협치라는 새로운 정치를 외치는 스스로의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하지만 존비속 재산공개 거부는 결국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으며 시대를 거꾸로 가는 ‘구{舊)정치’가 여전함을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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