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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스와프 전격 재개...‘양날의 칼’ 되나

유일호 부총리 “우리가 먼제 제의, 일본이 동의”

규모, 달러베이스 여부, 금리 등 논의 예정

금융시장 안정 VS 사드로 냉랭한 한중관계 쐐기 ‘양날의 칼’

내년 일본서 8차 회담 열기로 합의

유일호(왼쪽 세번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소 다로(왼쪽 두번째) 일본 재무장관과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일 재무장관 회담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한국과 일본이 통화스와프를 재개하는 데 전격 합의했다. 지난해 2월 100억 달러 규모가 종료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이는 우리 금융시장 안정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냉랭해진 가운데 한국이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일본과 한걸음 가까워져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통화스와프 재개가 우리 정치, 경제에 있어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은 27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재무장관 회담’에서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에 사실상 합의했다.

유 부총리는 “한국이 통화스와프 논의를 제안했고 일본이 동의했다”며 “이제야 논의를 시작하게 됐으며 실제 통화스와프 재개까지는 몇 달 걸린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통화스와프 협정은 역내 금융안정에 기여할 것이며 양국 정부는 통화스와프 협정의 구체적인 사항에 대해 협의를 개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통화스와프를 재개하기로 일단 합의한 것이고 몇 개월 시간을 두고 △규모를 얼마로 할지 △원화와 엔화를 교환하는 계약으로 할지 달러를 교환하는 계약으로 할지 △금리는 얼마로 할지 등 세부조건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는 지난 2011년에는 700억 달러까지 불어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양국 재무부, 한국은행 등이 협의에 참여하며 최종 합의 내용은 한국은행과 일본 재무부가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는 기본적으로 우리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맺고 있는 나라로 우리 금융시장 혼돈기에 방파제가 될 수 있다.

당장 지난 26일(현지 시간)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미 기준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해 서울 외환시장이 열리는 29일에는 환율이 급등(원화 약세)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합의 소식은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통화스와프 재개 합의 시점이 미묘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원화 강세 재료가 한꺼번에 몰리며 구조적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사상 최고 수준까지 상향했고 미 재무부는 한국의 과도한 경상수지와 대미 무역흑자 등을 이유로 외환 당국의 시장 개입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일 통화스와프는 또 하나의 원화 강세 재료로 작용해 환율을 끌어내리고 수출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한때 달러당 1,200원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26일 달러당 1,113원 70전으로 1,100원대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에 ‘도끼눈’을 뜨고 있는 상황에서 재개되는 한일 통화스와프가 정치적인 논란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동안 한국은 미국·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왔다.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미·일 연합전선과 가깝게 지내면서도 중국과의 밀접한 경제관계를 고려해 중국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냉랭해진 가운데 한일 통화스와프가 재개되면서 한국은 미·일 연합전선으로 무게의 중심 추를 옮기게 됐다. 사드 배치로 높아지는 중국의 비관세 장벽이 더욱 높아지고 한류스타의 활동도 추가로 제약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유일호(왼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기획재정부


한편 양국 재무장관은 동아시아 금융위기 예방과 대응을 위해 양국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로 합의했다. 또 아시아 인프라 투자사업의 공동참여를 확대하고 일본 주도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자개발은행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자국 이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보호무역주의를 타파하기 위해 양국이 단호하게 공동 대응해 나가기로 하는 한편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및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UN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핵·미사일 개발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고, 대북제재 이행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는 데 뜻을 같이했다. 양측은 내년 일본에서 제8차 재무장관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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