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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기자의 Travelogue] 새만금 위한 오픈 카지노 요구 기본원칙 없는 특혜는 안된다

지난 30일 새만금 카지노 정책토론회가 열렸던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2층 제1소회의실. 수백명이 소회의실을 가득 채우고 토론회를 기다리던 오후2시 갑자기 ‘퍽’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 터지더니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요즘같이 위험한 시기에 혹시나? 곧 해명이 나왔다. 앞쪽 구석에 있던 소화기가 터졌다는 것이다. 분말이 가라앉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고 곳곳에서 콜록콜록하는 소리가 들렸다.

김관영(국민의당 전북 군산), 정운천(새누리당 전북 전주시을) 국회의원 공동주최로 ‘새만금 복합리조트! 대한민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제언’이라는 이날 정책토론회에서는 김관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새만금사업 추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날 선 공방이 오고 갔다. 복합리조트 활성화라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이 리조트 안에 카지노, 그것도 오픈카지노를 설치할 수 있게 한 부분이 커다란 논란이 된 것이다. 오픈카지노는 외국인과 함께 내국인도 출입이 가능다. 현재 국내에는 카지노가 17개 있는데 그 중 16개는 외국인 전용이고 나머지 1개인 강원랜드만 오픈카지노다.

복합리조트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세우는 것은 이미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복합리조트만으로는 수익률이 떨어지자 카지노를 집어넣어 수지를 맞추자는 것이 이른바 ‘(외국인 전용) 카지노 복합리조트’이고 이미 인천 영종도와 제주도에 이런 복합리조트가 다수 건설되고 있다.

새만금은 상식선을 넘었다. 영종도나 제주도처럼 외국인 전용이 아니라 강원랜드 같은 오픈카지노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외국인 전용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허가를 얻으면 되지만 오픈카지노는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 아래 강원도 정선에만 오픈카지노(강원랜드)가 허용돼 있다.

‘새만금 오픈카지노 복합리조트’를 추진하는 이유는 크게 보면 두 가지다. 복합리조트가 우리 경제와 관광을 살릴 히든카드이고 또 수십년간 지지부진한 새만금사업을 위해서도 복합리조트가 필요한데 외국인 투자를 더 받을 수 있는 오픈카지노가 적당하다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장을 가득 메운 군산 등 새만금 지역민들의 기대는 높다. 그러나 기대와 상관없이 근거가 빈약하다. 강원랜드의 문제는 점점 커지고 있다. 도박중독은 그 중 일부분에 불과하다. 강원도라는 장거리 이동의 필요성만이 완충 역할을 할 뿐 폐해는 말로 못할 정도다. 그래서 국민 대다수는 오픈카지노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 개발을 위해 오픈카지노를 허용한다면 다른 지역에도 오픈카지노를 금지할 명분이 없어진다. 이미 해양수산부는 크루즈에, 부산시는 북항 개발에 오픈카지노를 요구하고 있다. 영종도 복합리조트 추진 외세들도 오픈카지노라면 더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핑계를 대고 있다. 조선경기 침체로 고통받는 거제는 왜 안 되는가.

하얀 소화기 분말에 휩싸인 이날 토론회장만큼 우리나라 카지노 정책은 안갯속이다. 오픈카지노 강원랜드는 폐광지역 개발을,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외자 유치와 관광객 수입을 위해 각각 허가를 받았고 도박장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새만금은 무슨 명분으로 예외와 특혜를 인정받으려 하는 것인가.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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