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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략무기 상시배치서 자체 핵무장까지...정치권 핵무장론 '백가쟁명'

전략무기 상시배치, 핵확산금지조약 탈퇴 필요 없어 가장 현실적

전술핵 재배치, 국제사회 고립 등 부담 큰 자체 핵무장 대안 거론

원자력협정 개정, 日·대만처럼 핵물질 농축·재처리 권한·기술 확보

독자 핵무기 개발, 원유철 "단기 전술핵 배치·장기 독자 무장" 주장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이 1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북핵 해결을 위한 새누리당 의원 모임(핵포럼) 긴급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기선(왼쪽부터), 최연혜, 원유철 의원, 한민구 국방부 장관, 정우택, 이철우, 송석준 의원. /연합뉴스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여권을 중심으로 한국도 자체 핵무장을 통해 ‘공포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쏟아지고 있지만 세부 각론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핵무장 이슈가 이제 막 공론화의 장에 올라온 만큼 실제 추진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와의 조율 이전에 우리 내부에서부터 치열한 갑론을박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현재까지 유력 정치인들과 전문가들이 내놓은 각양각색의 북핵 대응책을 살펴보면 크게 네 단계로 분류된다.



우선 첫 번째는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배치’다. 이는 미국의 전략자산인 B-52나 핵추진잠수함 등을 한국에 상시 배치해 김정은 체제에 위협을 가하자는 주장으로 가장 현실적일 뿐 아니라 부담도 작은 방안이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도 필요 없고 지난 1992년 발효된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폐기하지 않아도 된다. 새누리당의 정진석 원내대표와 윤상현 의원 등이 이 시나리오를 지지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핵무장론은 경제·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현실성이 없는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단계는 ‘미군의 전술핵 재배치’다. 이 방안은 국제사회의 핵질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어야 하는 ‘자체 핵무장’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시나리오다. ‘북한=핵보유국’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진 만큼 한반도 비핵화 선언 발효 이후 철수된 주한미군의 전술핵을 다시 들여와 북핵 위협에 대응하자는 논리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미국이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강력한 ‘확장억제’를 공약한 이상 전술핵 재배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뤘으나 최근 5차 핵실험 이후에는 다소 다른 기류도 감지된다.



다음 단계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이다. 이는 당장 핵무장을 하지는 않더라도 일본이나 대만처럼 핵물질의 농축 및 재처리 권한을 확보해 유사시에는 언제든지 핵무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미원자력협정은 지난해 개정됐지만 우라늄 농축이 20%까지만 가능할 뿐 아니라 이마저도 ‘평화적 이용’이라는 전제가 달려 있어 한계가 분명한 실정이다. 미국이 새로운 협상을 통해 한국의 핵무기 개발을 용인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NPT가 불법으로 간주한 영역이 아닌 핵물질 농축·재처리는 한미 간 동맹외교로 풀어야 한다”며 “그래야 다급할 때 핵무장을 검토할 수 있고 ‘북핵을 말리지 못하면 한국도 핵무장을 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지적처럼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한 기술력 확보는 NPT를 탈퇴하지 않고도 가능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선언은 불가피하게 폐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와 김정훈 의원 등이 3단계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마지막 네 번째 단계가 독자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자는 주장이다. 이 경우 비핵화 선언 폐기는 물론 NPT 탈퇴에 따른 경제제재와 국제적 고립 등을 모두 감내해야 한다. 원유철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단기적으로는 전술핵 배치, 장기적으로는 독자 핵무장”을 주장하고 있으며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역시 핵무장 필요성을 거론하고 있다.

문순보 자유민주연구원 연구실장은 “주한미군이 운용권을 갖는 전술핵 재배치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우리가 핵무장에 나서더라도 미중패권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동북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인 한국에 함부로 경제제재를 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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