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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메신저]'대마불사'에 베팅...간 큰 PB들

구조조정 채권 투자 경계령에도

대우조선·한진해운 채권 사들여

고수익 노린 극단의 위험 추구

대형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인 A씨는 최근 개인적으로 수천만원어치의 대우조선해양 채권을 사들였다. “B+등급이라 고객들에게 추천할 수는 없지만 알고 지내는 PB와 자산가들도 알음알음 채권에 투자했다”고 그는 귀띔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고객들에게는 절대 권하지 않지만 리스크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우조선해양의 회생에 베팅한다면 말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A씨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이런 기회가 없다’며 싼 맛에 대우조선해양 채권을 산다”고 덧붙였다.

A씨가 산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대우조선해양6-1)는 지난 2014년 표면이자 연 3.369%에 3년 만기로 발행된 것이다. 6일 종가는 8,150원으로 액면가(1만원)보다 20%가량 낮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은 지난해 말 7~9%대에서 지난달 65%대까지 치솟았으며 이달 들어 40% 중후반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대로 내년 4월 만기가 되면 이자와 채권 매매 차익(액면가에서 매입가를 뺀 금액)을 합쳐 40%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이 대우조선해양 등 이른바 ‘구조조정 채권’ 투자 경보령을 내렸지만 간 큰 투자자들은 위험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다. 극단의 위험을 감수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정크본드(부실채권) 투자인 셈이다. “정부가 대우조선해양을 무너지게 놔둘 리 없다”는 대마불사 식 기대감이 매수 주문을 하게 한다. 이런 위험투자자는 갖은 이유를 들어 투자를 합리화한다. 세계 수주잔량 1위인 대우조선해양이 파산하면 국제 조선업계에서 한국의 위상이 크게 위축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협력업체까지 5만명이 실직하면 경남지역 전체가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해 10월 대우조선해양에 총 4조2,0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더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D등급(채무불이행 상태)으로 수익률이 수백%까지 치솟은 한진해운 회사채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역시 ‘대마불사’의 논리다.



이 같은 대마불사 논리에 편승한 투자는 위험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대우조선해양 채권 가격이 더 낮으면 승산이 있겠지만 현재 가격으로는 잘해야 본전이고 손실 가능성이 높다”며 “섣불리 투자하기보다 파산으로 갈지, 회생으로 갈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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