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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위기, 신사업에 길 있다] '명동'에서 '소공동'으로..기업 조직문화 혁신바람

유연근무·직급 단순화 등

군대식→열린조직 탈바꿈

1715A09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조직혁신




위기 속에서 신사업을 찾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전략은 조직쇄신 작업에서 발견할 수 있다. 유연하고 열린 조직문화로 무장해야만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수 있고 위기일수록 이런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 대부분이 구성원 개개인의 다양성을 살리는 문화 이식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올해 초 대한상공회의소가 맥킨지와 함께 발표한 한국 기업문화 종합보고서에서는 “국내 기업 77%는 조직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100개사 임직원 4만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이 보고서에서 100개사 중 77개사의 조직건강도가 글로벌 기업 평균 조직건강도에 비해 낮게 나온 것이다. 그 중 52개사는 최하위 수준이었다. 중견기업은 91.3%나 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상명하복식 문화, 지속적인 야근, 비생산적 회의 등 후진적 기업문화가 경쟁력을 좀먹고 있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은 기존 권위주의적 기업문화로는 지속적인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스타트업 기업문화 도입에 나서고 있다.

삼성 등이 신사업으로 삼은 바이오 산업과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같은 첨단 분야는 유연하고 자율적인 조직구조와 임직원 개인의 성과와 창의를 존중하는 문화를 갖춘 미국·독일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한국 기업들이 조직문화 변화에 나서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회사를 스타트업처럼 빠르게 실행하고 열린 소통문화 조직으로 바꾸겠다는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을 지난 3월 선포했다. 야근과 특근, 비효율적 회의와 보고 문화를 조직 전반에서 걷어내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2012년부터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워크스마트’를 시행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7월 팀장 이상 임직원 전원을 대상으로 ‘현대차 워크 스마트 리더십 설명회’를 열어 리더들이 일상 업무에서부터 변화를 보여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기업 총수가 직접 나서 조직문화 혁신을 주요 과제로 강조하기도 한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각 계열사의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달 열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각사별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SK텔레콤과 SK네트웍스는 직급 체계를 단순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의사결정 체계를 간소화하고 복장도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달 “창업시대의 초심으로 돌아가 우리 안의 ‘젊은 한화’를 깨우자”고 강조하며 ‘젊은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주문했다. 이에 한화는 국내 10대그룹 가운데 최초로 모든 계열사에 안식월 제도를 도입하고 유연근무제·복장자율화·정시퇴근 등을 담은 ‘파괴적 문화혁신 계획’을 밝혔다.

LG·포스코 등도 조직문화 혁신에 나서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초 구성원과 경영진 간 격의 없는 소통문화를 만든다는 취지로 ‘우리 틉시다’ 활동을 실시했다. 이는 변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구성원이 익명이나 실명으로 사내 게시판을 통해 제안하면 회사가 내용을 검토해 변화를 추진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직원들의 상황에 따라 출퇴근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시차 출(퇴)근제’도 도입했다.

포스코는 8월 회사 안팎의 ‘갑질문화’를 뿌리 뽑겠다고 선언했다. 포스코그룹은 회사 안팎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갑질을 △고객에 대한 갑질 △협력회사에 대한 갑질 △그룹 내 계열사 간 갑질 △사내 갑질 등 네 가지로 분류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갑의식 혁신을 통한 상호존중 문화 실천’이라는 내용의 교육도 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박삼구 회장의 특별 지시 아래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특별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신사업과 이에 맞춘 조직문화 혁신작업에 들어갔다.

한국2만기업연구소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속 가능한 기업 경쟁력을 가지려면 조직문화 혁신이 우선 해결과제라고 꼽았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 소장은 “부서 간 소통이 강조되는 조직문화로 탈바꿈하기 위한 변화 모색이 예전보다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직문화 혁신의 큰 방향은 ‘명동’에서 ‘소공동’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는데 ‘명동’이 (명)령해서 행(동)하게 하는 군대식 조직문화를 상징한다면 ‘소공동’은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행(동)하게 하는 열린 조직문화를 뜻한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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