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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뜨거웠던 강남 부동산, 원인은 무엇일까요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1,000조 육박 부동자금, 안전 투자처 강남으로 몰렸죠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지난해와 올해 강남의 부동산이 올라도 너무 올랐습니다. 부동산 114가 조사한 올해 강남3구의 재건축 아파트값은 16.6%나 상승해 이 정도면 과열이 아니냐 하는 우려가 늘고 있습니다. 도대체 집값은 어떻게 결정되길래 이렇게 많이 오를까 하는 생각과 이러다 폭락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걱정도 앞섭니다.

집값은 일반적인 상품과 같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됩니다. 먼저 수요측면에서는 인구가 계속 늘어나는가 하는 것인데, 인구는 서서히 변화하므로 단기적 집값 변동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내년부터 생산가능인구의 감소가 예정돼 있고 선진국에서는 아주 드물게 일본에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때 집값이 폭락한 사실이 있어서 우려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나 총인구와 세대수의 경우 오는 2035년까지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바는 아니고 다만 기존의 주택과 다른 수요층인 고령인과 1~2인 가구를 위한 대비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단기적으로 더 중요한 원인인 경제에 주목해야 합니다. 지금 경제상황은 최악에 가까울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우리 경제는 내수보다는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수출 부진이 수십 개월째 지속되고 있고 그나마 버티던 대기업도 힘든 상황이 진행되고 있어서 경제여건으로는 오른다고 보기 힘듭니다. 이는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서울과 부산이, 그중에서도 서울 강남의 집값이 많이 오르는 현상은 저금리로 인해 유동성이 풍부해졌다는 점과 경제 불안기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1,000조원에 육박하는 부동자금의 영향이 큽니다. 한마디로 돈은 많은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우량 자산으로 쏠리는 현상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한데 집값이 싸고 안정적이었던 북유럽의 대도시도 최근 몇 년 사이에 두배 가까이 오르고 있습니다. 이들 나라도 경제여건 개선보다는 마이너스 금리를 실행해 유동성이 풍부해진 효과로 볼 수 있습니다.

2315A37 경제교실


☞ 어떤 현상이 있었나요

우량자산 찾는 베이비부머 늘어

올 강남 재건축 16.6% 오르기도

최근엔 “너무 올랐다” 경계

강북·수도권으로도 옮겨가

☞ 향후 전망은 어떤가요



서울·지방 양극화 심화 우려에

전매제한 등 11·3 대책 내놔

동반침체 위험성도 배제 못해

국가 경제 타격 없는 방향으로

시장 추이 살펴 정책 보완해야

게다가 자산을 축적해 투자하는 주체로 베이비부머가 많습니다. 이들은 나이 때문에 장기간 투자하기 힘들고 투자실패를 복구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초우량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가장 우량하다고 생각하는 강남 재건축아파트에 많이 몰리고 최근에는 너무 많이 올랐다고 판단해 서울 다른 지역의 재건축아파트와 일반 주택,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상승세가 전파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오를 지역만 투자하는 성향이 강합니다.

공급 측면에서 보게 되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발 금리 인상과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가격하락 혹은 폭락까지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정부에서 추진하는 행복도시와 혁신도시·기업도시 등 각종 신도시 건설의 여파로, 단군 이래 최대 인허가 물량이 내년과 후년에 입주하게 돼 이로 인한 하방압력이 큰 시점입니다. 전국적으로 하락하면 보통 강남도 조정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주택매매가격지수가 지난 30년간 전국 연평균 상승률이 3.7%이고, 2008년 금융위기 이후는 연평균 2.5%인 점을 감안하면 서울의 지난해 상승률 4.3%는 비교적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지방의 지난해 상승률은 2.4%여서 지방은 오히려 약간 침체해 있다고 볼 수 있고, 실제 일부 지방은 미분양이 느는 등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주는 곳도 있어서 양극화의 심화가 염려스러운 상태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분양권 전매제한과 청약조건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11·3 대책을 마련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강남과 다른 지역의 집값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 강한 규제가 아니어서 과거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시장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만에 하나 효과를 발휘하더라도 리스크가 너무 높아 바람직하다고 보기 힘든 상황으로 보입니다.

정부가 가장 바라는 상황은 강남과 과열지역의 집값만 잡고 나머지는 침체가 멈추는 것입니다. 물론 이로 인한 경기 침체는 없어야 합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강남 집값을 잡기는 했으나 지방 부동산의 하락을 동반한 경기 불황이 시작된다면, 득보다 실이 훨씬 더 커서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향후 시장 추이를 면밀히 보면서 정책을 조정할 필요성이 큽니다. 앞으로는 강남 집값 하나만 보고 정책을 펴는 게 아니라, 한국 경제 전체를 보면서 정책을 마련하는 지혜가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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