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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톡]"또 의학드라마?NO!"...'낭만닥터 김사부'가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 셋

‘낭만닥터 김사부’는 제작이 알려진 단계부터 “또 의학드라마야?”라는 시청자들의 의문을 떠안았다. 그도 그럴 것이, 당장 같은 방송사만 해도 ‘닥터스’라는 의학드라마가 종영한지 채 3개월이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내놓은 의학드라마였기 때문이다.

/사진=삼화네트웍스




흔히들 ‘의학드라마=불패’라는 말을 한다. 그만큼 의학드라마는 일단 만들기만 하면 어느 정도 시청률을 보장해주는 아이템으로 인식되어 왔다. 시청자들은 대부분 자신에게 익숙한 공간이면서도 미지의 공간인 ‘병원’이라는 배경이 주는 동경과 함께 생과 사를 넘나드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주는 긴장감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제작사들에게도 한정된 공간 안에서 무한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의학드라마는 그야말로 효자 아이템인 셈. 실제로 MBC ‘종합병원’, ‘의가형제’, ‘해바라기’, ‘하얀 거탑’, ‘뉴하트‘와 KBS ’굿닥터’, SBS ‘외과의사 봉달희’, ‘닥터스’ 등 수많은 의학드라마가 많은 화제 속에 방영됐다.

수많은 의학드라마가 탄생한 지금. 이제 시청자는 의학드라마의 공식도 꿰뚫을만큼 눈이 높아졌다. 대부분 의학드라마의 패턴은 실력은 아직 미흡하지만 환자를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따뜻한 의사와 출중한 실력을 가졌으나 가슴은 차가운 의사가 서로로 인해 조금씩 변화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때로는 그 감정이 사랑으로까지 이어져 자칫 ‘의학’이라는 어려운 장르에 거부감을 느낄 시청층까지 사로잡는다. 현재 방영 중인 ‘낭만닥터 김사부’ 역시 어느 정도 이 패턴을 따라가고 있다.

여느 의학드라마가 그러했듯, ‘김사부(한석규 분)’라는 의사로 인해 강동주(유연석 분)와 윤서정(서현진 분)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고, 두 사람은 그 과정 속에서 사랑을 싹 틔운다. 그렇다면 이 뻔한 공식들이 범벅이 되어 있는 ‘낭만닥터 김사부’가 특별하다고 평가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 디테일

대부분의 의학드라마가 항상 지적받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리얼리티의 부족이다. 물론 드라마 자체가 어느 정도는 판타지의 영역이라고는 하지만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설정은 곧 시청자들의 관심도 떨어트리는 요인이 된다. 실제로 ‘닥터스’ 방영 당시 환자를 치료하는 박신혜가 네일아트를 한 모습이 방송을 타면서 한 차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방송 전부터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 말처럼 ‘낭만닥터 김사부’는 드라마 내 수술 장면을 다큐멘터리 화면 기법을 활용하는가 하면 마스크를 벗는 순서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특히, 기획 단계부터 촬영을 하고 있는 지금까지 현장에 전문의를 상주시켜 자문을 얻고 있다. 그 노력이 빛을 발한 장면이 바로 심폐소생술 장면이다. 극 중 유연석과 서현진은 실제 의사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정확한 위치와 손동작으로 심폐소생술 장면을 소화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 속도감 있는 전개

요즘 드라마는 1, 2회 안에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성공할 수 있다. 때문에 많은 드라마들이 1, 2회에 응축된 이야기를 담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다. 하지만 ‘낭만닥터 김사부’는 빨라도 정말 빨랐다. 1회에서는 세상의 불합리함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어린 강동주가 부용주에게서 “더 괜찮은 인간이 돼라”는 조언을 듣자마자 금세 화면은 인턴 의사가 된 강동주로 바뀌어 있었고, 병원에서 처음 만나 앙숙처럼 으르렁거리기만 하던 강동주(유연석 분)과 윤서정(서현진 분) 사이에 묘한 감정의 기류가 흘렀다.

이어진 2회에서도 VIP 수술에 실패해 돌담 병원으로 좌천되는 강동주와 그곳에서 5년 만에 재회하는 윤서정의 모습이 그려졌다. 강동주의 어린시절부터 돌담병원으로 좌천되기까지 약 10년이 넘는 세월을 아우르는 것은 물론 불도저처럼 돌진하는 스토리에 시청자들은 한 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SBS ‘낭만닥터 김사부’


▶ 세상을 향한 속 시원한 일침

‘낭만닥터 김사부’는 김사부부터 강동주 윤서정 그리고 돌담 병원 식구들까지. 모든 캐릭터가 하나하나 살아있다. 더불어 매회 병원을 찾는 저마다 다른 사연의 주인공들을 통해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다룬다. 그 과정 속에서 이 드라마는 현재의 불합리한 사회를 꼬집기도 하고 주인공들을 통해 따끔하게 일침을 놓기도 한다.

지난 2회에서는 “차별의 시대. 실력보다는 연줄과 배경이 지배하는 시대. 생명에 대한 도전과 극복의 미덕이 있어야할 병원에서 조차 여전히 21세기 판 성골, 진골이 존재했다”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권력에 의해 휘둘리는 사회를 꼬집는가하면 지난 7회 분에서는 100% 비급여 대상에 속하는 치료에 대해 “아니 이런 중요한 치료가 왜 비급여냐구요. 무슨 미용 치료도 아닌데!”라고 답답함을 호소하는 한편 “의사는 환자를 고치고, 저 윗분들이 사회를 고치는 거고!”라고 말하며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특히 지난 8회에서는 수술실에 낫을 들고 무단 침입한 한 남자가 인질극을 벌이면서까지 수술을 막으려는 모습이 방송됐다. 수술대에 누운 사람이 바로 그 남자의 딸을 강간했던 사람이었던 것. 강간범으로 인해 임신 중이었던 아내는 유산을 했고, 딸은 평생 대변주머니를 옆구리에 차고 살아가야 하는 고통을 얻었지만, 강간범은 초범이라는 이유로 3년을 선고 받았고 모범수라는 이유로 2년 만에 가석방되었다고 울부짖는 그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애끓는 부정에 가슴 뭉클해지는 한편으로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에 씁쓸함을 느껴야 했다.

이처럼 ‘낭만닥터 김사부’는 생사가 오고가는 순간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긴장감을 놓지 않으면서도,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직업’이라는 틀 안에 갇혀 잊고 살아갔던 소중한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며 따뜻한 위로를 전한다. 이제 20회라는 여정의 반환점을 돌게 되는 ‘낭만닥터 김사부’는 회를 거듭할수록 제목 속 ‘낭만’이라는 단어를 곱씹게 한다. 의학 드라마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낭만닥터 김사부’가 앞으로의 전개에서 어떤 감동과 재미를 선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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