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삼성과 한화가 ‘빅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엽기적인 망나니 정유라에게 한화는 8억, 삼성은 10억짜리 말을 상납했다”며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날 선 비판을 퍼부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가 6일 오전 10시부터 열렸다. 이날 첫 번째 질의 기회를 부여받은 장 의원은 김승연 회장에게 “8억 3,000만원 상당의 말 두 필을 정유라가 전용했다”며 한화가 방산화학 분야의 독보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게 만든 2014년 11월 빅딜에 대해 따져 물었다. 장 의원이 “한화가 2014년 4월 26일 명마 두 필을 구입했다. 이거 어디에 썼느냐?”라고 묻자 김 회장은 “승마단에서 쓰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장 의원은 “한화에 자료를 요청했는데 2014년에는 말 한 필도 구입 안 한 걸로 돼 있다”며 “이 말이 박원호를 통해 승마협회 마방으로 들어갔고, 정유라가 타게 된다. 이 말로 훈련받은 정유라는 2014년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딴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측은 “정유라에 줬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김승연 회장은 말 이름은 잘 모르고 구입한 기억으로만 대답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화갤러리아가 2014년 구입한 말은 ‘파이널리’인데 이 말은 승마단에서 김동선 선수가 아시안 게임에 사용했고 이후 2015년 장꼬임으로 폐사했다는 것이다. 한화 측은 정유라씨가 아시안게임에서 탔던 말은 정유라씨의 부모 소유로 ‘로얄레드’라는 말이며 구입시기와 경로가 완전히 다르다고도 덧붙였다. 또 2016년 현재 보유중인 말에 대한 자료를 의원실에 제출한 관계로 2015년 폐사한 말은 빠졌다며 추가로 자료를 제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은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에게 삼성 측에서 10억원 상당의 말을 구입해 정씨에게 제공한 사실을 언급하며 “왜 사줬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 부회장은 “국민들에게 많은 우려와 심려 끼쳐드린 거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절대 이런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재벌 총수 9명이 모두 출석했다. 1988년 일해재단 비리 관련 5공 청문회 이후 28년 만에 주요 재벌 총수가 한꺼번에 국회에 참석한 것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의 날카로운 질문에도 불구하고 총수들이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거나 ‘잘 모르겠다’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하면서 지켜보던 시민들은 “답답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총수들 대답하는 거 보니 대한민국의 미래가 어둡다”고 말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은 “이 청문회를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는데 우리나라 경제 앞으로 더 힘들어질 거 같고요. 그룹 CEO가 저 지경인데 나 같아도 신뢰가 안간다”며 답변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김나영기자 iluvny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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