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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프리즘] ‘무한도전’& ‘런닝맨’, 장수 예능의 명약은 ‘휴식’과 ‘시즌제’

MBC를 대표하는 장수 예능 ‘무한도전’과 SBS를 대표하는 장수 예능 ‘런닝맨’이 최근 극심한 부침을 겪고 있다.

2005년 첫 방송 이후 벌써 12년 째 방송되고 있는 MBC 장수 예능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13일 인스타그램에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것 같고.. 쫓기는 것처럼 가슴 두근거리고.. 택시할증시간 끝날 쯤 상쾌하지 못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회의실 가족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면, 한 달의 점검기간과 두 달의 준비기간을 줬으면 좋겠습니다”라며 휴식을 원하는 글을 올려서 눈길을 끌었다.

MBC ‘무한도전’ / 사진 = MBC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




또한 SBS의 간판 주말예능인 ‘런닝맨’ 역시 14일 김종국, 송지효가 하차하고 강호동이 새로운 멤버로 영입된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저조한 시청률을 벗어나려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사실 ‘무한도전’이나 ‘런닝맨’이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 세월이라고 하는데, ‘무한도전’은 그 10년을 훌쩍 넘겨 12년 동안 쉼없이 방송을 이어가고 있고 ‘런닝맨’도 2010년에 방송을 시작했으니 2017년이면 8년차에 접어든다.

게다가 ‘무한도전’과 ‘런닝맨’은 편안하게 앉아서 대본을 읽는 스튜디오 예능도 아니고 매주 새로운 포맷을 선보이는 리얼 버라이어티라는 점에서 ‘여행’이라는 안정적인 포맷을 가진 KBS의 대표 장수예능 ‘1박 2일’보다도 훨씬 열악한 조건이다.

‘무한도전’이나 ‘런닝맨’과 같은 장수 예능들이 일제히 침체기에 접어든 것은 역시나 오랜 시간을 휴식 없이 달려오며 누적된 아이템 고갈과 피로가 가장 큰 원인이다. 중간중간 멤버나 스태프들의 교체가 있다고는 해도 매주 새로운 포맷과 아이템을 찾아야 하면서 1년 내내 휴식 한 번 없이 달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미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는 여러차례 ‘무한도전’에 시즌제를 도입할 필요성을 이야기한 바 있다. 그리고 시즌제 예능은 공중파에서 케이블채널인 tvN으로 건너간 나영석 PD에 의해 어느 정도 효용성이 증명된 바 있다.



나영석 PD는 tvN에서 ‘꽃보다 할배’를 시작으로 스핀오프인 ‘꽃보다 언니’와 ‘꽃보다 청춘’, 그리고 또 다른 콘셉트의 여행 예능인 ‘신서유기’와 힐링 예능 ‘삼시세끼’ 등 다양한 시즌제 예능을 선보였고, 금요일 오후 9시 시간대에 이 프로그램들을 다양하게 돌려갔다. 그 결과 시청자들이 식상함을 느낄 겨를을 만들지 않으면서 다양한 아이템을 펼쳐나갈 수 있다.

SBS ‘런닝맨’ / 사진 = SBS ‘런닝맨’ 방송화면 캡처


그러나 현재 공중파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케이블채널의 이런 시즌제 아이템을 선뜻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각 방송사들이 설 연휴나 추석 연휴마다 새로운 포맷의 예능을 파일럿으로 선보이고, 그 중 좋은 반응을 얻은 프로그램을 신규 예능으로 정규편성하고 있지만 MBC ‘미래일기’나 SBS ‘보컬전쟁 : 신의 목소리’, KBS ‘트루 앤 트릭’처럼 저조한 시청률로 기존 프로그램을 넘어서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 상황에서 ‘무한도전’이나 ‘런닝맨’과 같은 장수 예능을 섣불리 시즌제로 돌린다면 휴식기의 공백을 감당하기 어렵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당장 ‘무한도전’이나 ‘런닝맨’과 같은 장수 예능의 공백기를 감당하기 힘들더라도 매너리즘에 시달리는 장수 예능들에는 휴식,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시즌제의 도입이 필요하다. 이 매너리즘은 이미 멤버 교체나 일부 포맷의 변화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됐다.

그리고 시즌제의 도입 문제는 비단 ‘무한도전’이나 ‘런닝맨’처럼 지금 당장 부침을 겪는 장수 예능 뿐 아니라, 아직은 괜찮지만 언젠가는 이런 극심한 부침이 찾아올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조치다. 시즌제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과 기획을 수혈하고, 참신하고 도전적인 예능적 시도에 좀 더 기회를 주는 것이 리얼 버라이어티 포맷의 침체로 인해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공중파 예능을 되살릴 명약이 될 것이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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