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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방송 결산] MBC, ‘드라마 왕국’의 아성이 무너졌다

‘드라마 왕국’으로 불리던 MBC가 무너졌다. 2016년 MBC는 연기대상을 수상할 유력한 후보가 누구라고 지목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월화드라마, 수목드라마, 주말드라마까지 거의 모든 드라마들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며 ‘드라마 왕국’이라는 MBC의 오랜 별명을 부끄럽게 만들었다.

■ 연기대상 수상자는 누가 될까? ‘가화만사성’ 김소연, ‘W’ 한효주 유력

MBC ‘가화만사성’ 김소연, ‘W’ 한효주, ‘결혼계약’ 이서진과 유이, ‘옥중화’ 진세연, ‘쇼핑왕 루이’ 남지현과 서인국 / 사진 = MBC 각 드라마 방송화면 캡처






MBC는 2016년 한 해 시청률 20%를 넘어본 드라마가 주말드라마인 ‘가화만사성’과 주말 특별기획 ‘결혼계약’, 그리고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 등 세 편이 전부였다. 평일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드라마 중에서는 그나마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동시간대 1위를 한 작품은 ‘W’가 유일한 상황이다.

오는 12월 30일 연기대상 시상식을 개최하는 MBC는 프로그램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드라마상’ 후보에 총 다섯 편의 작품을 올렸다. 위에서 언급한 네 편에 후반부로 갈수록 화제를 모으며 상승세를 보여준 ‘쇼핑왕 루이’까지 다섯 편이다. 따라서 12월 30일 시상식 당일에 발표할 연기대상 후보 역시 이 다섯 편의 작품에서 나올 가능성이 높다.

현재 가장 유력한 연기대상 후보로 꼽히는 것은 ‘가화만사성’의 김소연이다. ‘가화만사성’은 최고 시청률 20.4%(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흥행면에서도 준수한 모습을 보였고, 김소연 역시 ‘가화만사성’에서 열연을 펼치며 ‘2016 아시아 태평양 스타 어워즈’ 장편드라마 최우수연기상과 ‘2016 코리아 드라마 어워즈’에서도 대상을 수상해 대상 수상자격이 충분함을 입증했다.

반면 MBC가 2016년 최고 화제작으로 기대했던 ‘옥중화’는 22.6%라는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긴 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며 대상 수상권에서 거리가 멀어진 느낌이다. ‘대장금’, ‘동이’ 등 인기 사극을 연출한 이병훈 PD의 신작이라는 점에서 흥행만 됐다면 주인공 ‘옥녀’를 연기한 진세연의 대상 수상도 유력했겠지만, ‘옥중화’에 건 제작비와 기대치를 생각하면 시청률이나 화제성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윤태원’을 연기한 고수는 배우의 이름값은 대상에 걸맞지만 극 중 캐릭터가 진세연의 보조적 위치다보니 역시 대상을 기대하긴 어렵다.

‘결혼계약’은 22.9%의 최고 시청률로 올해 MBC에서 방송된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이고, 불치병에 걸린 싱글맘 연기를 자연스럽게 해낸 유이는 ‘아이돌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배우에 한층 다가섰지만 그래도 연기대상을 품에 안을만한 커리어는 아니다. 오히려 이서진은 MBC에서 ‘그 여자네 집’으로 신인상을, ‘다모’로 우수상을, ‘불새’와 ‘이산’으로 두 차례나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어 커리어만 보면 대상에 가장 유력하지만, 아쉽게도 ‘결혼계약’의 캐릭터나 연기가 연기대상을 수상하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있다.

‘W’는 13.8%로 올해 방송된 MBC의 평일 드라마 중 시청률이 가장 높았고, 현실과 웹툰 세계를 오간다는 설정으로도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이미 ‘동이’로 MBC에서 대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한효주는 ‘2016 아시아 태평양 스타 어워즈’에서도 중편드라마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아 김소연과 함께 유력한 대상후보로 거론될 전망이다. 하지만 ‘W’ 역시 중반부 이후 시청률이 하락하며 10% 미만으로 종영했다는 점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쇼핑왕 루이’는 두 주인공 서인국과 남지현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대단히 호평을 모았고, 시청률도 올해 방송된 MBC 드라마 중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밑바닥부터 시작해 동시간대 1위까지 파죽지세로 상승세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할 작품이다. 하지만 서인국과 남지현 모두 아직 연기경험이 그리 많지 않은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대상을 수상하기에는 커리어가 못 미친다는 약점이 있다.

■ 2016 MBC 드라마, 전방위적인 부진

MBC ‘화려한 유혹’, ‘운빨로맨스’, ‘한번 더 해피엔딩’, ‘몬스터’ 포스터 / 사진제공 = MBC




‘올해의 드라마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다섯 편의 드라마를 제외하면 2016년 한 해 MBC에서 성과를 거둔 드라마를 찾기란 쉽지 않다.

먼저 월화드라마에서는 50부작으로 밀어붙인 ‘화려한 유혹’과 ‘몬스터’가 모두 10% 전후의 성적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방송된 SBS ‘육룡이 나르샤’와 ‘닥터스’, KBS ‘동네변호사 조들호’와 ‘구르미 그린 달빛’에 압도당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복수극 위주로 전개되는 묵직한 현대극이 시청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 것이다. 이후 MBC는 ‘캐리어를 끄는 여자’와 ‘불야성’으로 미니시리즈를 편성하지만 두 편 모두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부진을 보였다.



수목드라마는 ‘W’와 ‘쇼핑왕 루이’ 두 편을 제외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정준호를 내세운 ‘가문의 영광’ TV 드라마 버전인 ‘달콤살벌 패밀리’부터 시작해 장나라와 정경호의 ‘한 번 더 해피엔딩’은 아예 5% 미만의 참담한 시청률을 기록했고, 이진욱과 문채원을 내세운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KBS ‘태양의 후예’가 방송된 이후에야 5%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할 정도로 처참한 대진운에 분루를 삼켰다. ‘운빨로맨스’ 역시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로 2015년 MBC 드라마를 이끈 황정음에 ‘응답하라 1988’의 류준열을 내세웠지만 첫 회 시청률이 최고 시청률일 정도로 폭풍하락을 선보였다.

그래도 주말드라마는 조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역시 하반기는 처참하다. 오후 8시 45분 방송되는 주말드라마에서는 상반기에 방송된 ‘가화만사성’이 20%가 넘는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 방송된 손호준, 임지연 주연의 ‘불어라 미풍아’는 10% 초반부의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주말 오후 10시에 방송되는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도 ‘결혼계약’과 ‘옥중화’는 그래도 20%를 넘기며 어느 정도 성적을 기록했지만, 11월에 시작한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는 아직 초반이라고는 해도 시청률 10% 초반에서 상승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 2016 MBC 드라마의 부진 이유는? 참신한 시도의 부족

MBC ‘W’ 이종석, ‘운빨로맨스’ 황정음, 류준열, ‘달콤살벌 패밀리’ 정웅인, 정준호 / 사진 = MBC 각 드라마 방송화면 캡처




2016년 이처럼 MBC 드라마가 전방위적인 부진을 기록한 이유는 참신한 시도를 외면한 채 식상하고 안전한 이야기를 밀어붙였다가 실패한 것이 패인이라고 볼 수 있다.

월화드라마에서 50부작이라는 장기편성을 밀어붙인 ‘화려한 유혹’과 ‘몬스터’는 복수극을 소재로 한 흔한 막장드라마에 가까웠고, 수목드라마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본 ‘달콤살벌 패밀리’나 ‘한 번 더 해피엔딩’ 역시 조폭코미디에 정준호, 로맨틱코미디에 장나라를 밀어붙인 안전한 기획이었다. 황정음과 류준열 주연의 ‘운빨 로맨스’도 막상 전개는 평범한 로맨틱코미디의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16년 타 방송사에서 흥행에 성공한 드라마들은 안전한 장르적 공식을 비튼 작품이 많았다는 점도 MBC와 비교되는 모습이다. KBS ‘태양의 후예’는 로맨틱코미디의 배경을 군인들의 이야기로 하며 초반부터 시선을 잡아끌었고, ‘구르미 그린 달빛’도 달콤하면서도 비극적인 로맨스가 곁들여진 퓨전 사극으로 다양한 장르를 섞어냈다. MBC 역시 현실과 웹툰세계를 오간다는 설정을 내세운 ‘W’나 장르적 클리셰를 의도적으로 활용해 비틀었던 ‘쇼핑왕 루이’, 불치병 드라마의 클리셰를 뒤집은 ‘결혼계약’ 등 참신한 시도가 돋보인 몇몇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익숙한 이야기를 별다른 고민없이 안이하게 전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김래원과 박신혜를 내세운 SBS ‘닥터스’나 전지현과 이민호를 내세운 ‘푸른 바다의 전설’처럼 특별히 새롭지 않은 매력으로도 1위를 차지한 드라마도 있었지만, 이 경우는 압도적인 캐스팅이나 작품 자체의 완성도도 한 몫을 했다. 반면 MBC 드라마들은 그나마 평일 드라마 중 흥행에 성공한 ‘W’의 후반부 하락이나 뒤로 갈수록 평가가 안 좋았던 ‘옥중화’처럼 펼쳐놓은 이야기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해 후반부에 힘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도 흔했다.

MBC는 2017년에는 2016년의 부진을 만회해보기라도 할 듯 평일에 공격적인 새 드라마들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불야성’의 후속으로 1월 30일부터 방송될 ‘역적 : 백성을 훔친 도둑’은 의적 홍길동을 허균의 소설 ‘홍길동전’의 주인공이 아닌 실제 역사 속 인물 ‘홍길동’의 삶을 중심으로 그려낸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세웠다. ‘역도요정 김복주’의 후속으로 1월부터 방송될 ‘미씽나인’도 비행기 추락 사고 이후 무인도에 표류한 아홉 명의 생존자 이야기라는 파격적인 설정으로 인기 미드였던 ‘로스트’와 유사한 미스터리 전개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BC가 과연 2016년의 실패를 딛고, 2017년에는 ‘드라마 왕국’이라는 이름을 되찾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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