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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은 재정·통화 당국의 팀플레이가 더 중요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정부의 내년 재정정책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21일 출입기자단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내년 예산안은 명목 성장률과 비교할 때 총지출 증가율이 낮다”며 “재정정책은 완화적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요란한 통화정책의 시대가 가고 재정정책의 시대가 온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 금리 인상과 가계부채 리스크로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에 한계가 있으니 재정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내년 예산이 이미 확정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정부에 추가경정예산을 요구한 셈이다.

이 총재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다. 한은은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2012년 이후 8차례나 낮춰 1.25%까지 떨어뜨렸다. 그럼에도 경제는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악화하는 모양새다. 통화정책의 약발이 예전 같지 않다는 의미다. 문제는 재정도 비슷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추경을 편성하고 올해만도 두 차례나 미니 부양책을 내는 등 쓸 수 있는 카드는 다 내놓았는데 내수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재정당국으로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이 총재가 재정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비판하고 나섰으니 일이 더 꼬이게 생겼다.

그러잖아도 내년은 올해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 게 현실이다. 일각에서는 3%는커녕 2% 중반대 성장도 힘들 수 있다는 비관론이 등장하는 판이다. 게다가 탄핵정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 여기에 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까지 수많은 악재가 첩첩이 쌓여 있다. 재정과 통화당국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해도 모자랄 판에 서로 갈등의 소지를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위기 극복을 위해 우리 경제 투톱이 최상의 팀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훨씬 더 시급하다. 재정정책도 통화정책도 결국 최종 목적은 경제를 살리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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