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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영화 '도쿄 연애사건]친구 아빠를…소녀의 '미친 사랑'도 사랑일까

언어는 사고와 감정을 지배한다.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사랑의 감정은 증폭된다. 영화 ‘도쿄 연애사건’은 ‘사랑해’라는 말이 주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극단적으로 표현했다. 그리고 영화는 사랑에 빠진 주인공의 상식 밖의 돌발적인 행동을 통해 관객에게 ‘미친 사랑’도 사랑인지를 묻는다.

2011년 ‘미츠코 감각’으로 데뷔한 이후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 야마우치 켄지가 만든 ‘도쿄 연애사건’은 열아홉 살 마야(안도 와코)의 도발적인 고백으로 시작한다. 그의 ‘절친’인 타에코에게 타에코의 아빠인 쿄스케(후키코시 미츠루)를 사랑하고 있다는 고백이 바로 그것. 마야의 고백은 짝사랑하는 소녀처럼 수줍었지만 이어지는 파격적 행동들은 쿄스케는 물론 주변 사람들을 경악케 한다. 마야는 교스케를 이른바 ‘슈가 대디’로 여기는 것도 아니며 ‘파더 컴플렉스’도 아니라고 하지만 누구도 그의 진심을 믿지 않는다. 끝내 영화에서는 마야가 쿄스케를 좋아하게 된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마야가 쿄스케를 사랑하는 이유는 뭘까. 그저 마야의 쿄스케에 대한 감정을 비정상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우리는 ‘왜 사랑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묻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낯선 것에 대한 판정은 늘 엄격하기 마련이므로.

영화의 또 다른 한 축은 쿄스케 부부의 이혼이다. 마야의 고백이 아니었어도 쿄스케·미도리 부부는 이혼 예정이었고, 쿄스케의 바람이 그 원인이었다. 쉰을 목전에 둔 쿄스케는 딸의 친구로부터 황당할 정도로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오래전부터 사귀던 여자친구도 있다. 쿄스케에게만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건 아니다. 그의 아내 미도리도 직장 동료로부터 짝사랑을 받고 있다. 부부간의 사랑은 식어버리고 각기 다른 사랑이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 이 중년 부부 앞에 놓인 운명인 셈이다.

이 영화는 설정은 극단적이지만 촬영은 최대한 리얼리티를 살렸다. 카메라의 움직임을 최대한 자제하고 원 시퀀스 원 컷으로 촬영한 것은 현실감을 살리기 위한 감독의 선택이었다. 야마우치 켄지 감독은 영화적 상상력에 현실감을 불어넣기 위해 연극의 표현주의의 하나인 현대구어연극(담담하게 일상을 현미경처럼 들여다보는 연극) 기법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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