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韓中통화스와프 만기연장 장담 못해'

정부가 중국과의 통화스와프가 만기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중관계가 냉랭해지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7일 송인창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해 3월 중국 인민은행(PBOC)과 올해 10월로 만기가 돌아오는 통화스와프를 연장하기로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정치적인 상황으로 불확실성은 있다”며 “연장이 안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전에 연장하기로 합의는 했지만 최근 양국 정치관계를 고려할 때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정부가 한중 통화스와프가 만기 종료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송 차관보는 “한중 스와프는 총 560억달러로 우리가 맺고 있는 전체 스와프(약 1,200억달러)의 절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스와프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이라며 “(만기 종료된다고) 당장의 유동성을 제약하지는 않겠지만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꼭 연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중 스와프는 원화와 중국 위안화 간 교환체계로 위기 시 가장 필요한 미국 달러 교환체계는 아니다. 그러나 규모가 워낙 커 소멸될 경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송 차관보는 최근 협상이 중단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는 먼저 재개 요청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협상 중단으로 큰 영향은 없다”며 “일본이 논의의 장으로 나온다면 우리도 열어놓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먼저) 요청은 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