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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열의 Golf&Law] 김영란법 시대 생존전략은 '가성비'

<91> 회원제 골프장 위기? 기회!

소위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지났다. 식당이나 화훼 등 분야 소상공인들의 불만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인다. 골프장의 경우에도 전반적으로 매출이 감소하고 회원권 가격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접대골프가 사라지고 일부 회원제골프장의 경우 영업이익이 오히려 호전되고 있다는 의외의 소식도 들린다.

얼마 전 김영란법의 음식-선물-경조사비 기준을 3-5-10에서 5-5-10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황당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아직 성과를 평가하기 이른 시점에 기준을 완화하고자 하는 건 성급하지 않은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과연 식사 금액 상향이 얼마나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 의문이 든다. 미국의 반 부패법은 이보다도 더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정한 접대문화에 의존하거나 이를 지원함으로써 산업을 육성한다는 자체가 자기모순은 아닐까.

물론 소상공인의 매출감소에 대해서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그러나 행정 편의적이고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하게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는 기준 완화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 주객이 전도된 조치로 국가 미래에 나쁜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김영란법은 가족과의 저녁이 있는 삶을 가져다주고 불필요한 허례허식 해소에 기여하는 등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부르는 측면이 있다. 음식점도 점차 가성비를 중시하고 품질로 승부를 거는 시대로 나가고 있다. 이는 저성장시대에 불가피한 현상이기도 하다. 일본의 한 음식점은 자재비가 음식값의 거의 90%에 이를 정도로 높은 고품질(가성비)를 자랑하며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한다. 불필요한 관리비를 줄이기 위해 모두 서서 먹도록 하고 그만큼 회전율도 높이도록 도입된 것이다. 저성장시대, 청렴 사회에 즈음해 본받아야 할 모범사례로 보인다.



골프장의 경우에도 가성비를 높이는 방향으로 생존전략을 펼치는 것 외에 다른 묘책이 없다. 저마다의 노하우와 노력을 동원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하면서 이용객의 만족도를 높이면 영업성과가 저절로 나타난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예컨대 식음료 값이 비싸다면 저렴한 메뉴를 준비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격을 낮춤으로써 좀 더 자주 찾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렵게 탄생한 김영란법을 제대로 시행해보기도 전에 쉽사리 변경한다면 국가의 백년대계에 비춰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란 생각이다. ‘위기’를 ‘위험한 기회’라 인식하고 지혜를 모은다면 김영란법이 오히려 자극제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변호사·대한중재인협회 수석부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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