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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소셜커머스의 추락

이종배 생활산업부장

'핫딜'로 온라인 쇼핑 돌풍 불구

유통채널 경계 희미해져 경쟁력 ↓

多 채널이 생존 필수조건으로





2010년 유통업계에 한 신생회사가 혜성처럼 등장했다. 바로 ‘쿠팡’이다. 이 회사는 공동구매 형태의 소셜커머스를 무기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다. 일정 사용자가 모이면 대폭 할인된 가격에 공연티켓·음식쿠폰 등을 구매할 수 있게 해주는 일명 ‘핫딜’을 제공하며 급성장하게 된다. 모바일 시장에 특화된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편리한 사용 방식, 그리고 가격 경쟁력 등은 쿠팡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런 쿠팡이 최근 소셜커머스 사업을 접었다. 회사를 키운 모태 사업을 과감히 버린 것. 이유는 간단하다. 한때 온라인 쇼핑시장을 달궜던 소셜커머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위메프·티몬 등 다른 소셜커머스 업체들도 예외는 아니다. 소셜커머스 원조 기업인 미국의 그루폰이 지난 5년간 적자를 면치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셜커머스 경쟁력 추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결론적으로 스마트폰이 가장 강력한 쇼핑채널(플랫폼)로 부상하는 가운데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오프라인 업체 등 유통업체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어서다. 흔히 쿠팡·티켓몬스터·위메프 등을 소셜커머스로, 지마켓이나 11번가 등을 오픈마켓으로 구분한다. 오프라인의 대표적 형태는 백화점이다. 가장 큰 차이는 소셜커머스가 일종의 온라인 공동구매라면, 오픈마켓은 개인과 소규모 판매업체들이 온라인상에서 자유롭게 상품을 사고팔 수 있도록 장터를 제공하는 중개형 인터넷 쇼핑몰을 말한다.

초기만 해도 이들 유통채널 간 경계는 뚜렷했다. 하지만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가다 보니 판매 방식이 유사해진 것. 무엇보다 오픈마켓의 온라인 쇼핑 사업진출은 소셜커머스를 위기로 몰아 넣기에 충분했다.



G마켓·11번가 같은 거대 오픈마켓뿐 아니라 페이스북·인스타그램·네이버 등 소셜미디어까지 온라인 쇼핑 사업에 뛰어든 상황에서 공동 구매 방식만으로는 버텨내기 힘들었다. 여기에 오프라인 업체인 대형백화점과 마트까지 파격적인 할인 정책을 내세워 온라인으로 진출한 상태. 소셜커머스 하나만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실제로 예전에는 쿠팡을 클릭해 자신이 원하는 공동구매 상품을 선택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지금은 스마트폰에서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찾아 구매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셜커머스 구매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오픈마켓 업체든 오프라인 업체든 그저 자신이 원하는 상품을 제공하는 회사를 선택하는 게 지금의 소비 유형이다. 이렇다 보니 ‘모바일커머스’ 혹은 ‘큐레이션커머스’라는 말이 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유통업계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소셜커머스 업체는 플랫폼으로서 자리 잡지도 못했다. 오히려 11번가·G마켓 등 오픈마켓 업체들이 플랫폼 사업자로 성장하고 있는 것. 한마디로 소셜커머스는 산업 간 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추락할 수밖에 없다.

소셜커머스의 추락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단일 유통채널 및 방식으로는 생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온라인·오프라인·소셜커머스 등 모든 유통채널을 갖춘 회사가 생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 유통전문가는 과거에는 ‘빅브러더’를 ‘규모’로 판단했지만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유통채널을 보유 했는지’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채널 간 경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문어발(?) 채널을 갖춘 회사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ljb@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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